KIMS Periscope 제437호
부활하는 소말리아 해적: 대응은?
증가하는 소말리아 해적 행위
‘현대 해적’의 대명사로 불리며 국제사회를 공포에 떨게 했던 소말리아 해적이 혼란한 국제정세를 틈타 부활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국-이란 전쟁을 틈타 강력한 국제사회의 대응에 크게 위축되었던 소말리아·아덴만 해역의 해적들(이하 소말리아 해적)이 다시 발호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제해사국 해적보고센터(IMB PRC)에 의하면 이 해역에서 최근 2023-24년 사이 4건, 2025년 5건, 2026년 5월까지 6건의 해적이 발생하고 있다. 홍해, 아덴만, 인도양, 오만만을 순찰하는 다국적 연합해군(Combined Maritime Forces)은 이런 상황을 주시하며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최근의 소말리아 해적 행위는 과거 맹위를 떨칠 때 수법으로 돌아가고 있다. 납치한 어선이나 선박을 모선으로 이용하여 교묘하고 정교한 공격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해적들은 연안으로부터 1000마일 떨어진 곳까지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2011년 소말리아 해역에서 200여 건의 해적 발생으로 정점을 기록했다. 28건의 선박 납치와 600여 명 이상의 선원이 인질로 잡혔다. 그 때에 비해서 미미한 수준이지만, 최근 수년간 해적 발생이 없었기 때문에 최근 추세는 경계심을 촉발하기에 충분하다.
국제사회의 해적 공동 대응
전 세계적으로 해적 행위는 2010년 445건을 정점으로 급격히 위축되었다. 해적 행위를 ‘인류 공동의 적’으로 규정하고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발 벗고 나섰기 때문이다. 유엔안보리는 수차례 결의안을 채택하여 국제사회의 해적 퇴치 노력을 촉구했다. 그리고 추적권 행사 요건을 완화해 소말리아 영해까지 해적을 추적할 수 있도록 했다. EU와 NATO는 함정과 항공기를 파견하여 합동 순찰과 해적 퇴치 작전을 해왔다. 한국을 비롯한 일본, 중국 등 주요 해양 이용국도 군함을 파견하여 합동 순찰에 참여하고 있다. 연합해군은 CTF-151을 창설하여 소말리아·아덴만 해역, 인도양에서 위험 해역의 순찰 및 해적 퇴치 작전을 수행해 왔다.
그 결과 해적과 해상강도 발생은 한해 120-200여 건에 머물고 있다. 특히, 소말리아 해역에서는 2014년 이후 최근 몇 년 동안 거의 보고되지 않았다. 소말리아 해적 문제는 해결된 것으로 보였다. NATO는 2016년 해양방패(Ocean Shield) 작전을 종료시키고 파견했던 군함을 철수시켰다. 인도양 해역의 ‘고위험 해역’(High Risk Area) 지정은 국제 해운 단체의 결정에 따라 2023년 공식 해제되었다. 이렇게 한동안 국제사회의 관심도 해적 문제에서 멀어졌다.
소말리아 해적의 위험성과 해운과 해상무역에 미치는 피해와 영향은 다른 지역과 비교를 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하다. 유럽, 아프리카와 아시아를 잇고, 홍해를 통해 수에즈 운하로 연결되는 소말리아·아덴만 해역은 고가의 화물을 실은 선박 통행이 가장 많은 곳 중 하나이다. 해적을 피해 수에즈 운하 대신 희망봉을 돌아가는 항로를 택하면서 연료비, 운항 일수가 늘어났고 위험성이 높아지면 더 비싼 보험료를 지급해야 했다. 사설 보안요원을 탑승시키고, 해적 공격에 대비한 각종 보안 시설과 장비를 갖추어야 했다.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되면 선원이 장기간 인질로 붙잡히고 천문학적인 몸값을 지불해야 풀려났다.
무엇보다 선원의 안전이 가장 큰 위협을 받았다. 200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소말리아 해적에게 붙잡힌 선원 수는 최소 3,600명에서 최대 4,000명 이상에 이른다. 2010년 한 해에만 무려 1200여 명의 선원이 인질로 붙잡혔다. 2010년 피납된 우리나라 유조선 삼호드림호에 탑승한 한국인 등 5명의 선원은 217일 만에 협상을 통해 석방되었다. 2011년 피납된 삼호주얼리호는 우리 해군이 ‘아덴만 여명 작전’을 전격 감행해 인질 전원을 무사히 구출했다. 납치된 선원들 중 가혹 행위, 굶주림, 질병 또는 구출 작전 중 교전 등으로 인해 최소 60명 이상의 선원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소말리아 해적이 요구하거나 받아내는 인질 몸값은 선박의 종류, 선원의 국적, 협상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1척당 수백만 달러에 달했다. 일반적으로 사건당 300만 달러에서 500만 달러(약 45억-75억 원) 선에서 협상이 타결되는 경우가 많았다. 소말리아에서는 조직화된 해적 집단이 자행하는 해적질은 ‘해적 산업’이 되었다. 해적 활동이 가장 극심했던 시기에는 100여 개의 ‘해적 기업’이 성행하였다.
소말리아 해적 부활 배경
호황을 누리던 소말리아의 해적 산업은 2012년 이후 다국적 해군의 합동 순찰과 선박들의 무장 보안관 탑승 등으로 급격히 위축되었다. 그러나 이들 해적 집단이 결코 사라진 것은 아니다. 강력한 국제사회의 대응 앞에 위축되었을 뿐이었다. 그동안 구축해 놓은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인신매매, 밀수, 불법 조업, 마약 운송 등 단속 위험성이 낮은 범죄 활동을 해 왔다. 해적질에 활용되었던 네트워크나 지식이나 경험은 그대로 남아있다. 여건이 갖추어지면서 해적 집단은 황금 산업인 해적질로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
소말리아의 불안한 정세와 치안 역량 부재는 해적들이 다시 발호할 수 있는 국내적 여건을 제공하고 있다. 야권 연합과 정부군 간의 교전이 발생하고 있는 틈을 타 테러 조직 알샤바브(al-Shabab)는 세력을 확장하고 주요 지역을 통제하고 있다. 소말리아는 해군력과 해양경찰력이 아주 미약하고, 이마저 수도 모가디슈 항 근처 영해 순찰에 그치고 있다. 연방 정부는 남쪽의 알 샤바브 위협 대응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푼틀란드와 같은 북쪽 지역에서 일어나는 해적 대응은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대응할 역량도 없다.
전쟁이 계속되는 혼란스러운 국제정세도 소말리아 해적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여건을 제공하고 있다. 미 해군이 주축인 연합해군의 해양 순찰이 홍해와 호르무즈 해협으로 확대되면서 소말리아·아덴만 해역의 순찰과 해적 감시는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또한 호르무즈 해협을 피해 홍해로 항해하는 선박이나 원유를 싣고 나오는 선박의 증가는 해적에게는 좋은 먹잇감이 되고 있다.
소말리아 해적 대응을 위한 과제
소말리아 해적은 앞으로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해적 집단이 역량을 다시 갖추고 있고, 해적질에 좋은 여건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사회와 정부, 해운업계는 해적 문제에 대한 긴장감을 가지고 대응에 나서야 한다. 해적은 한 국가, 한 지역 문제가 아닌 국제사회 전체가 공동으로 대응해야 할 문제이다.
먼저 국제사회는 해적 경각심을 가지고 철수했던 선박과 항공기의 재배치, 위험 해역 지정 등 공동 대응에 나서야 한다. 우리의 경우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해군함정 파견 중지는 바람직하지 않다. 장기간 파견에 대한 대안으로 해양경찰 함정과 교대로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해양경찰이 보유하고 있는 대형 함정과 대테러 조직은 해적 퇴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 해운업계는 해적 위협 대응 지침과 보호 조치를 철저히 실행해야 한다. 위험 해역 통항 시 24시간 감시체계와 함께 무장 보안요원 탑승도 검토해야 한다. 인류 역사에서 해적은 결코 근절된 적은 없다. 상황에 따라 위축되거나 잠복되었다가 여건이 갖추어지면 언제든지 다시 발호했다.
- 약력
김석균 박사는 법제처 사무관으로 공직을 시작해 해양경찰청장을 역임했다. 현재 한서대학교 해양경찰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해적 문제에 대한 전문성으로 ‘해적박사’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해양분쟁, 해양안전·안보, 해양법집행을 중심으로 국제해양문제를 연구하고 있다.
- 국내외 추천자료
- Stanley, Aaron. “What May 15 Means for Somalia’s Federal Architecture and Global Shipping.” 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 May 11, 2026.
- SInternational Chamber of Commerce, International Maritime Bureau. Piracy and Armed Robbery Against Ships: Report for the Period 1 January–31 March 2026. London and Kuala Lumpur: ICC International Maritime Bureau, April 2026.
- Gabobe, Mohamed, and Rachel Savage. “Fears of Resurgence in Somali Piracy after Three Vessels Hijacked in a Week.” The Guardian, April 2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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