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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440호

최현함 서해 취역과 북한 핵투발 플랫폼의 해상 확장: NLL 위협구조의 전환과 한국형 해양영역인식(MDA)의 과제

배학영

국방대학교
안보대학원 교수

배학영

2026년 6월 23일, 북한은 남포항에서 5,000톤급 신형 다목적 구축함 ‘최현함’의 취역식을 거행하고 이 함정을 해군 서해함대에 배속하였다. 주목할 것은 이 행사가 ‘진수’가 아니라 ‘취역’이었다는 점이다. 진수가 선체를 물에 띄우는 조선공학적 이벤트라면, 취역은 전력화 시험·평가와 승조원 훈련을 마친 함정이 해군의 공식 함대 세력표(fleet list)에 등재되어 작전에 배치됨을 의미한다. 2025년 4월 진수 이후 약 14개월간 무장 시험사격과 서해상 기동능력종합평가를 거친 최현함의 모든 출항은 이제 ‘시험항해’가 아닌 ‘작전기동’이다. 김정은이 취역식에서 “해군이 연안방어의 무력으로 존재하던 시기는 엄연한 과거”라고 선언한 것은 이 함정이 상징 이상의 실체임을 예고한다. 본고는 최현함의 서해 배치가 갖는 의미를 핵투발 플랫폼의 해상 확장이라는 전략적 차원과 NLL 일대 위협구조의 전환이라는 작전적 차원에서 분석하고, 해양영역인식(MDA)을 중심으로 한 우리의 대응방향을 제시한다.

  1. 핵투발 플랫폼의 해상 확장: 생존성의 논리

지금까지 북한 핵투발 수단의 다양화는 육상의 탄도미사일 운용구역(BMOA)을 중심으로 한 다양화가 핵심이었다. 북한은 종심별 미사일 운용기지 벨트와 이동식발사대(TEL), 철도기동미사일, 저수지 수중발사 등으로 플랫폼을 넓혀 왔다. 그러나 육상 자산은 본질적 한계를 안고 있다. 기지는 고정 표적이 되기 쉽고, TEL과 열차 역시 도로망·선로·은닉지에 구속되어 있어 한미 감시자산의 지리적 조준이 가능하며, 발사 준비 징후가 포착되는 순간 킬체인의 표적이 된다. 요컨대 육상 플랫폼의 다양화는 ‘어디서 쏠지’의 예측을 어렵게 할 수는 있어도, 감시의 시선이 향하는 공간 자체를 바꾸지는 못했다.

최현함로 대표되는 해상 플랫폼은 이 한계를 정면으로 겨냥한다. 화산-31 전술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되는 화살계열 전략순항미사일을 탑재한 함정은, 항구를 벗어나는 순간 육상 자산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생존성이 상승한다. 넓은 해역을 기동하는 함정은 지속적인 위치 특정을 요구하며, 이는 곧 유사시 육상 핵전력이 무력화되더라도 해상에서 보복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제2격(second strike) 능력의 구축을 의미한다. 북한이 노리는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해상 기반 보복능력의 존재를 과시함으로써 한미의 핵억제 개념과 방어전략에 구조적 피로와 변화를 강요하려는 것이다.

이 피로는 관념이 아니라 자원의 문제다. 우리의 감시·방어체계는 그린파인 레이더를 비롯해 주로 육상의 미사일 위협에 맞추어 설계되어 왔다. 순항미사일 탑재 함정이 서해에 상시 배치되면 우리 군은 육상뿐 아니라 해상까지 감시·대응 영역을 강제로 확장해야 하며, 한미 3축체계의 시선은 필연적으로 분산된다. 핵무장 가능 함정 1척의 상시 추적에는 함정, 항공기, 위성 등 복수 자산의 연속 투입이 필요하다. 북한이 공언대로 매년 2척씩 최현급 이상 함정을 전력화한다면 감시 소요는 누적적으로 증가하고, 평시 작전 피로도와 투입자산은 몇 배로 늘어난다. 여기에 핵·재래식 겸용 플랫폼 특유의 모호성, 즉 개별 출항이 핵 임무인지 재래식 임무인지 식별할 수 없다는 문제는 위기 시 오인과 확전의 위험을 증폭시킨다. 전술핵을 실은 함정이 바다를 항해하는 것, 그 자체가 위협인 것이다.

  1. 서해 배치와 NLL: 포에서 미사일로, 위협구조의 전환

작전적 차원에서 최현함는 NLL 일대의 위협구조를 바꾼다. 기존 북한의 경비함정들이 함포 위주로 무장한 연안 전력이었다면, 최현함는 위상배열레이더를 모방 장착하고 수직발사체계를 갖춘 미사일 중심 함정으로 설계되었다. 비록 완전한 이지스급 방공함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연안에서 작전하는 자국 함대에 최소한의 함대방공 우산을 제공하는 동시에 원거리에서 기동하며 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게 된 것이다. 이는 NLL 교전의 문법을 바꾼다. 제1·2연평해전과 대청해전이 함포 사거리 내의 근접 교전이었다면, 함대방공과 대함미사일이 결합된 구도에서 우발충돌은 미사일 교전으로 비화할 수 있으며, 확전의 사다리는 더 가파르고 짧아진다. 우리 해상초계기와 해상작전헬기의 초계 활동에도 새로운 위협 반경이 형성되어 NLL 인근의 상시적 긴장 수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더 우려되는 것은 해상교통로(SLOC)에 대한 위협의 현시다. 북한이 참고할 모델은 멀리 있지 않다. 2026년 초 미·이란 충돌 국면에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완벽히 봉쇄하지 않고도, 통항 상선에 대한 공격 위협의 선포와 몇 차례의 시범적 도발만으로 국제 유가와 물류를 뒤흔들었다. 같은 논리로 북한 역시 서해와 남해의 해상교통로, 즉 인천·평택·부산 등 주요 항만에 대한 ‘위협의 현시’만으로 한국 경제와 물류에 막대한 심리적·경제적 타격을 줄 수 있다. 특히 평택항이 미 증원전력 양륙의 핵심 관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서해의 미사일 탑재 함대는 군사적 해상거부 수단인 동시에 경제적 강압 수단이라는 이중의 성격을 갖는다.

주변국 역학도 이 위협의 지속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중국은 북한의 해군력 증강을 관리 가능한 범위의 현상 유지로 바라볼 공산이 크다. 북한의 해상 전력이 중국을 직접 도울 수준은 아니며, NLL 인근의 낮은 수준의 분쟁은 현상 유지 세력인 중국에게 개입할 유인이 크지 않은 사안이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의 셈법은 더 복잡하다.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시나리오는 대만 사태 발생 시 대만해협과 한반도라는 두 개의 전선에 동시에 묶이는 상황이다. 북한이 대만 사태를 ‘기회의 창’으로 삼아 후방에서 도발할 경우, 미국은 한국이 독자적으로 북한의 도발을 억제·방어해 주기를 요구할 것이다. 최현함의 전력화는 바로 이 미국의 전략적 딜레마를 자극하는 카드이며, 역설적으로 한국에게는 서해 위협을 스스로 감당할 능력을 갖추라는 압박으로 되돌아온다.

  1. 전망: 속도전과 무인체계 모함으로의 진화 가능성

향후 전개에서 유의할 것은 북한식 속도전이다. 복잡한 방위사업 절차를 거쳐야 하는 우리와 달리, 북한은 최고지도자의 결단에 따라 선전 효과와 실전 배치를 최우선에 두고 건조와 전력화를 밀어붙인다. 시행착오와 결함이 있더라도 다수의 함정을 신속하게 찍어낼 것이며, 실제로 2번함 강건호의 조기 전력화와 3·4번함 건조가 공언된 상태다. 나아가 튀르키예가 무인기 모함을 실전화한 사례처럼, 북한이 최현급 이후의 함형을 무인기·무인정을 탑재·운용하는 모함 형태로 발전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인 함정의 질적 열세를 무인체계의 양적 소모전으로 상쇄하려는 접근은 북한의 전력건설 논리와 정확히 부합하기 때문이다.

  1. 대응방향: MDA와 한국형 정보융합센터(K-IFC)

대응의 요체는 해양영역인식(MDA, Maritime Domain Awareness)이다. 핵무장 가능 함정은 항해 자체가 위협인 만큼, 어느 함정이 언제 어디로 나와 무엇을 하는지를 상시 아는 것이 억제와 대응의 전제조건이 된다. 그러나 위성을 통한 실시간 감시가 완벽하지 않은 현실에서, 북한의 해상 기동을 빈틈없이 추적하려면 단일 센서가 아니라 체계가 필요하다. 위성, 해상초계기, 무인기, 연안 레이더, 선박자동식별장치(AIS)와 전자정보에 이르는 다출처 데이터를 융합하고, 최현급의 출항 빈도·모기지·호위전력·시험발사 패턴을 축적·분석하여 이상 징후를 조기에 식별하는 정보 기반 감시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유인 자산 중심의 1:1 추적은 함정 수가 늘수록 지속 불가능하므로, 인공지능 기반 이상행동 탐지와 무인 감시자산으로 평시 작전 피로도를 흡수하는 설계가 함께 요구된다.

이를 담아낼 제도적 그릇이 한국형 정보융합센터(K-IFC)다. 싱가포르의 정보융합센터(IFC)가 주변국 연락장교와 민·관·군의 해운·안보 정보를 한곳에 모아 역내 해양안보의 허브로 기능하고 있듯이, 우리도 군의 감시정보와 해경·해운업계의 민간 정보, 나아가 우방국의 정보를 통합·분석·공유하는 한국형 정보융합체계의 구축이 시급하다. K-IFC는 평시에는 서해 위협의 조기경보와 항행안전 정보의 허브로, 위기 시에는 해상교통로 보호와 한미(한미일) 공동대응의 정보 결절점으로 기능할 수 있으며, 동북아 국가 간 협력과 신뢰 구축에 기여하는 외교적 자산이기도 하다. 최현함의 취역은 함정 한 척의 등장이 아니라 북한 해군 운용 패러다임의 전환 선언이다. 우리의 대응 역시 함정 대 함정의 셈법이 아니라, 보이지 않으면 억제할 수 없다는 원칙 위에서 국가급 해양영역인식 체계를 세우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배학영 박사는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학교(FSU)에서 정치학 박사학위(2014)를 취득하고, 현재 국방대학교 안보대학원 교학처장 및 전략학부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한민국 해군사관학교 전기공학과 졸업(우등) 후 해군 중령(현역, 함정 병과)으로 복무 중이며, 호위함 부산함 통신관, 구축함 을지문덕함·영만춘함 작전관·부장, 구조함 통영함 부장, PKM-292 정장 등을 거쳐 해군본부 군사전략기획장교, 국방대 군사전략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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