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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151호

북극항로의 성과와 활성화 전망

영산대학교
교 수

홍 성 원

지구 온난화로 북극해 얼음이 녹으면서 최근 십여년간 북극항로 경유 화물운송에 대한 전세계적인 관심이 지속되고 있다. 그 동안 다양한 크기의 내빙선박에 의한 실험적인 북극항로 운항이 시도되었고 10만톤이 넘는 아프라막스(Aframax) 급 선박의 안전 운항도 가능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북극항로 상으로 수송된 화물은 대부분 벌크(bulk)화물로 러시아산 탄화수소자원(석유∙가스∙석탄)이 주류를 이루었다. 2012-13년에는 노르딕국가의 선사들에 의해 북극항로를 경유하여 우리나라로 러시아산 석유제품들이 수송된 바 있고, 우리나라 석유제품들이 수차례 북극항로를 통해 유럽으로 수송되기도 했다.

  유럽과 아시아국가의 북극항로 이용 선사들 중에서는 단연 중국 선사의 운항 활동이 두드러진다. 중국 국영선사인 COSCO사는 2013년 이래 현재까지 총 22차례에 걸쳐 축적된 북극항로 화물 운송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북극항로 경유 아시아와 유럽간의 정기운송 서비스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2018년에는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덴마크 머스크사의 내빙 컨테이너선 Venta Maersk호(Arc4, 3,600TEU)가 세계 최초로 북극항로 시범운항에 성공한 바 있다. 비록 일회성의 시범운항이었지만, 향후 북극항로 경유 컨테이너선의 운항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러시아 북극해 항로국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북극항로 상의 물동량은 1987년 최고치인 658만톤을 기록한 이래 감소하다가 2013년 이래 다시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 2017년 968만톤, 2018년 11월 현재 1,601만톤을 기록했다. 작년 5월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행정부에 2024년 북극항로상의 물동량이 8천만톤에 달하도록 구체적인 달성 목표치를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러시아 천연자원환경부 등 관계기관의 예측자료에 따르면, 2024년의 실제 달성 가능한 물동량은 5천2백만톤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

  북극해 물동량 증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북극항로 운항의 안정성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수송인프라들이 개선되어야 한다. 러시아정부는 북극항로 상의 물동량 증대를 위해 러시아 북극해 상의 항만 인프라를 발전시키고 원자력 쇄빙선을 순차적으로 건조시키는 목표를 추진 중에 있다. 현재 북극항로 운항 가능기간은 7월에서 11월까지의 5개월이다. 북극해 해빙 면적이 감소 추세에 있지만 여전히 운항 시즌 중 동시베리아 구간 등 북극항로 특정 구간의 해빙 위험이 상시 있어서 러시아 원자력쇄빙선의 쇄빙 인도서비스 지원이 필수적이다. 러시아 원자력쇄빙선회사(Rosatomflot)에 따르면, 북극항로 물동량 급증 추세에 대응하고 연중 항해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러시아 쇄빙선대가 현재 4척에서 13척으로 늘어날 계획이라고 한다.

  북극항로 상의 화물운송 유형은 크게 세 가지로 구별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러시아의 ‘내부운송’(cabotage)이다. 러시아 북극지역의 보급을 위한 수송으로 연료∙생필품 등의 수송 외에 군수품 수송까지 포함시켜 볼 수 있다. 두 번째인 ‘목적지 운송’(destinational transportation)은 가장 많은 물동량을 보이는 운송유형으로 대표적인 운송으로는 Yamal LNG 플랜트에서 생산되는 LNG 수송(올해부터 연간 1,750만톤 생산)과 러시아 북극해 Novyport 유전의 원유수송(2018년 600만톤)을 들 수 있다. 세 번째 수송 유형으로는 북극해항로를 경유하는 유럽과 아시아간의 ‘국제통과운송’(transit)을 들 수 있다 (2018년 10월1일 현재 49만톤). 수년 전만 해도 북극항로를 통한 유럽과 아시아간의 ‘국제통과운송’이 계속 증대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들이 언론을 통해 쏟아져 나왔으나 다양한 형태의 실험적인 북극항로 운항들이 마무리되고 러시아정부의 북극지역 개발계획 윤곽이 드러나면서 북극항로 활용에 대한 러시아정부의 입장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다수 외국선사들은 북극항로를 유럽과 아시아간의 최단 국제운송로로 활용하려는 입장인 반면 러시아정부는 북극항로를 러시아 북극해 지역의 탄화수소자원을 유럽과 아시아의 외부 시장으로 수송하기 위한 내부 수송로로 개발하고 있다는 점이 명확해졌다.   

   우리나라의 북극항로 해상운송 사례로는 2013년 현대글로비스에 의한 나프타 실험운항, 2015년 CJ대한통운의 중량물 운송, 2016년 팬오션의 중량물 운송, SLK국보의 북극항로 경유 카자흐스탄으로의 중량물 복합운송 사례가 있었고, 2017년 이후에는 아직 운항 사례가 없다. 현재로선 조선분야의 북극해 진출이 가장 활발하다. 우리나라는 대우조선해양이 러시아 북극 야말LNG 프로젝트용 쇄빙LNG 수송선 15척을 수주하여 현재까지 9척을 건조하여 인도했고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 등이 건조한 다수의 내빙 선박들은 이미 북극해 운송에 활발히 참여 중이다. 2017년 9월초 문재인대통령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개최된 제3회 러시아 동방경제포럼에서 러시아정부측에 ‘9-BRIDGE’로 불리는 가스∙철도∙항만∙전력∙북극항로∙조선∙농업∙ 수산∙일자리 등 9개 분야에 걸친 동시다발적 협력사업을 제안한 바 있다. 문대통령은 당시 러시아와의 북극항로 공동 개척 관련 조선해운분야의 협력이 한∙러간 새로운 경제협력모델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아시아와 유럽간의 컨테이너 정기운송에서 북극항로는 아직 수에즈항로의 대안이 될 수 없지만 북극항로를 통한 정기운송서비스 가능성에 대한 각국의 분석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미래의 북극항로 운항 참여 가능성에 대한 대비를 계속해야 할 것이다. 현재 해운산업의 어려움을 감안한다면 선사와 화주의 공동 협력 하에 북극항로 운항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물동량이 지속적으로 확보될 수만 있다면 부산항은 동아시아와 북유럽을 연결하는 계절적인 북극항로 컨테이너 운항의 시발점이 될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그 동안 북극항로로 운항하는 선박들이 부산항에 기항하면서 선용품과 유류 공급을 받고 선원교대를 한 바 있어서 부산항이 지니는 북극항로 아시아 관문항으로서의 잠재력은 이미 확인된 바 있다. 아직은 북극항로가 틈새시장인 상황이지만 향후 북극항로의 활성화 가능성에 대비하여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 2018년 12월 13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해양수산부 주최 제7회 북극항로 세미나에 국내외 북극항로 전문가들이 참석하여 미래 북극항로 상의 정기운송 가능성에 대해 활발히 논의한 바 있다(공식 홈페이지: www.arcticshippingseminar.kr에서 모든 세미나 발표자료 다운로드 가능).

홍성원 교수(swhong@ysu.ac.kr)는 네덜란드 에라스무스대학에서 해운경제물류(MEL) 석사 및 고려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국제경제전공)와 러시아 모스크바 세계경제및국제관계연구소(IMEMO)에서 경제학 박사를 취득했다. 미국 UCLA 방문교수∙LG상사 전략사업실 소련 담당을 지냈으며 현재 영산대 북극물류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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