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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175호

‘중국제조 2025’의 본질

― 중국 정치경제의 복잡성과 한국에 주는 함의

경희대학교
교  수

여유경

무역전쟁 핵심은 무역적자 아닌 중국의 공격적 산업정책
중앙정부 정책•지방 관계 등 복합요인 고려 대비책 필요

  중국의 미래 위상을 상징하는 ‘중국제조 2025′(made in China 2025) 구호가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2015년에 발표된 중국 시진핑 정부의 산업정책-전략 구호로서 독일의 ‘산업 4.0 계획’을 벤치마킹하여 자국의 전통적 강점인 제조업을 첨단기술과 결합, 제조업 대국에서 ‘제조업 강국’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과거 중국의 제조업은 낮은 품질의 가격 경쟁력으로 시장을 형성하였던 것에 반해 새 전략은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질적으로 우수하고 친환경적인 상품과 최적화한 산업구조 형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제조 2025’ 전략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중국은 핵심부품과 재료의 국산화를 2020년까지 40%, 2025년까지 7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래 그림 참조). 이는 궁극적으로 수입 대체를 추구함으로써 원천기술과 재료의 해외 의존도를 줄여 장기적으로 미국과 유럽 등 선진 경제국들의 정치적 압력으로부터 자치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미국-중국 간의 갈등이 되고 있는 중국의 통신장비 제조회사인 화웨이(华为)의 경우도 5G에서 세계적 선두에 있으나 핵심기술 (예를 들면, 반도체와 운영시스템)과 재료를 여러 미국기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여러 정치적 압력에 중국이 자유로울 수 없는 현실도 중국이 기술과 재료의 국산화를 강조하는 현실을 잘 반영한다.

  ‘중국제조 2025’는 제조업 전반의 업그레이드를 강조하나, 1개의 우선순위산업 육성에 특히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는 (1) 차세대 정보 기술 (IT); (2)자동선반과 로봇; (3) 항공우주 장비; (4) 해양 장비; (5) 선진 궤도교통 장비; (6)에너지 절감-신에너지 자동차; (7) 전력 장비; (8) 신소재; (9) 생물의약과 고성능 의료기계; 그리고 (10) 농업기계 등이 포함된다. 무엇보다도, 이들 첨단산업의 국산화를 2020•2025•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기술혁신을 강조하던 산업 전략과는 분명한 차이점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중국제조 2025’가 왜 현재, 그리고 앞으로도 중요한지 이해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는 미-중간의 무역전쟁의 핵심은 무역적자가 아닌, ‘중국제조 2025’와 같은 중국의 공격적인 산업 정책이라는 점에 있다. 실제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제조 2025’와 같은 산업정책과 연관된 불공정한 무역정책 • 기술이전 강요 등으로 미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는데, 이는 미국이 우위를 누리는 첨단 산업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중국제조 2025’는 4차 산업시대의 미래 산업에서 중국이 주도권을 잡기위해 시진핑 국가주석이 추진하는 핵심 정책이기 때문에 타협이 어렵다는 점에서 미-중간의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정부의 강력한 리더십과 소위 ‘BAT’(Baidu · Alibaba · Tencent)라고 불리는 민영기업의 창의성과 경쟁이 결합하여 새로운 첨단 기술에서 중국의 혁신속도는 세계 질서에 광범위한 도전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 예를 들면, 5G 통신네트워크에서 중국의 주도는 중국 기업 • 과학자 • 정부 관료들이 점점 더 세계 통신을 지배하는 표준을 설정할 수 있다는 의미이고, 이는 자유주의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미국과 다른 강대국들의 이익과 상충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치열한 경쟁과 갈등의 세계에서 한국이 경제 산업적 안보를 확보하고 자주적 정책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중국은 한국 경제에 가장 중요한 파트너 국가임에는 변함이 없다. 사드(THAAD)위기 이후 중국을 대체할 시장을 탐색하고 있으나 중국의 시장규모와 접근성 등을 고려할 때, 이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미국 • 유럽의 많은 기업들이 중국정부의 기술이전을 강요하는 정책을 비판하고 있으나 여전히 중국시장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렇다면,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면서 ‘중국제조 2025’에 대비하여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전략을 세우는 것이 보다 현명한 판단일 것이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점은 중국은 ‘하나의 행위자’ (unitary actor)가 아니라는 점이다. 다시 말하면, 중국 경제의 발전과 역동성은 베이징의 중앙정부가 내리는 정책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지방정부들 간의 경쟁과 민영기업으로부터의 창의성이 결합되어 이루어진 것이다. 따라서, 중국산업별 시장을 분석할 때 중앙정부의 정책인 ‘중국제조 2025’만을 분석해서 정부정책과 기업전략을 세우기 보다는 각 산업별 지방정부간의 경쟁 •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관계 • 민영기업의 비중과 자본 등을 함께 고려하여 치밀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그림: 해외 스마트 제조 기술 교체>

주: 다양한 중국 스마트 제조 제품의 국내시장 점유를 위한 목표 (백분위)

출처: Expert Commission for the Construction of a Manufacturing Superpower; Jost Wubbeke et al. “Made in China 2025: The making of a high-tech superpower and consequences for industrial countries,” MERICS Paper on China, No. 2 (December 2016), p. 38.

여유경 교수(y.yeo@khu.ac.kr)는 미국 메릴랜드대학(컬리지파크) 정치학 박사로 홍콩 시립대 (City University of Hong Kong)에서 교수를 역임했고, 현재 경희대 국제대학 교수로 재직중이다. 저서로 Varieties of Regulation: How China Regulates a Socialist Market Economy 가 하버드대학 아시아센터에서 출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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