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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189호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항행(航行)의 자유

한반도국제법연구소
소  장

김 동 욱

약 10여년 전부터 서해 공해(公海)에서 경비작전 중인 우리 군함 및 해경 경비선에 대하여 중국 측의 퇴거(repel) 요구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서해 및 남해를 포함한 동중국해에서 해양탐사를 하는 우리 해양조사선에 대하여 중국 측의 퇴거 요구도 발생하고 있다.

중국의 퇴거 요구는 국제법상 불법(illegal)이다. 왜냐하면 유엔해양법협약에 따라 선박 및 항공기는 공해(high sea)는 물론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항행의 자유(freedom of navigation)를 향유하기 때문이다. 유엔해양법협약 제87조(공해의 자유)에 따르면 공해에서 모든 선박은 항해의 자유를 가지며, 항공기도 상공 비행의 자유를 갖는다. 또한 동 협약 제58조(배타적경제수역에서의 다른 국가의 권리와 의무)에 따라 다른 국가의 배타적경제수역에서도 항행 및 상공비행의 자유를 갖는다.

서해에서 한국과 중국 양국간의 거리는 최대 280해리로 400해리에 미치지 못하여 양국간 해양경계획정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다만 한∙중 양국은 어업분야를 고려하여 2000년 8월 3일 한중어업협정을 체결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동 협정의 체결로 한∙중 양국은 배타적 경제수역을 선포한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관할권을 행사할 경우 예상되는 충돌을 방지하고 해양생물자원을 합리적으로 보존하고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한중어업협정의 주요 내용은 ① 어업수역의 구분(배타적경제수역, 잠정조치수역, 현행조업유지수역), ② 허용 어선 수의 제한 및 허용 어획량의 설정, ③ 연안국의 법령 준수의무 및 관련법령의 투명성 명시, ④ 어업자원보존 협력, ⑤ 조업질서유지 및 행사사고 처리, ⑥ 어업공동위원회 설치 등이다. 서해 어업수역은 동경 124도선을 가상 경계선을 기준으로 획정되었다. 이러한 연유로 동경 124도 서방은 물론 동방에서 경비 중인 우리 군함에 대한 퇴거요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현행 한중어업협정상 잠정조치수역은 어업에 있어서 공동어업수역일 뿐만 선박의 항행에 있어서는 법적으로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지 공해에 해당하므로 선박과 항공기의 항행의 자유가 인정되는 구역이다.

중국은 경제성장과 함께 공세적인 군사외교전략으로 아시아는 물론 미국과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2013년 동중국해에 방공식별구역(ADIZ)를 선포한 것이나,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구축하여 군사기지화를 하는 것, 반접근지역거부(AZ/AD) 전략의 일환인 도련선(Chain of Islands)를 구축하는 것은 이러한 의도를 여실히 보여주는 징표이다. 남중국해와 서해는 중국의 제1도련선 내에 위치하고 있다. 이것은 서해가 중국이 지켜야 하는 바다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장기적으로 중국이 서해를 내해화(內海化)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009년 남중국해에서 벌어진 미 해군 정찰선 임페커블호(USNS Impeccable) 사건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국은 5척의 어선을 동원하여 남중국해에서 임무 수행 중인 미 해군 Impeccable호의 항해를 방해하여 미∙중간 외교 문제로 비화하였다. 미국은 국제법에 따른 항행의 자유를 내세웠지만, 중국은 미국이 연안국인 중국의 권리에 대한 적절한 고려(due regard)를 하지 않았다고 반박한 바 있다. 이러한 중국의 자세는 국제사회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았지만, 중국은 해양굴기(海洋崛起)의 일환으로 공세적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중국의 남중국해에서 인공섬 구축 및 군사기지화는 남중국해 전체를 요새화하여 미국의 접근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는 의도이다. 2010년 천안함 폭침사건 직후 한∙미 연합해상훈련이 중국의 격렬한 반대로 취소된 것은 이러한 견지에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중국의 공세(攻勢)에 대하여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첫째, 국제법상 권리를 단호하게 주장해야 한다. 항행의 자유 및 상공 비행의 자유와 같은 보편적 국제법 원칙은 흔들림 없이 지켜져야 한다. 국제법은 강대국이나 약소국이나 가릴 것 없이 공평하게 적용되는 법(法)이다. 유엔(UN) 회원국 모두에게 적용되는 만국(萬國) 공통의 법이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 해군이 퇴거를 요구하고 있는 중국 군함에 대하여 “본 함은 유엔해양법협약에 따라 적법하게 항해하고 있다”라고 대응하는 것은 적절한 대응자세이다.

2015년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작전(Freedom of Navigation Operation)을 수행할 때, 대니얼 러셀(Danial Russel)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한국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한국 정부의 입장 표명을 촉구한 바 있다. 당시 러셀 차관보는 “한국은 국제질서에서 주요 주주로서 역할과 더불어 법치국가와 무역국가로서 역할을 하고 있으며 국제 시스템에서 번창해왔다. 한국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이번 영유권 분쟁의 당사자가 아니지만 보편적인 원칙과 법치를 위해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언급했던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둘째, 주권 국가로서 국익의 관점에서 단호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 굴종적인 자세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얕잡아 보게 한다. 무역에 의존하는 한국의 입장에서 항행의 자유가 차단당하면 결국 고사하게 된다. 중국과 전쟁을 벌였던 베트남의 정신은 물론이고, 남중국해 관련 중국을 상대로 국제소송을 벌였던 필리핀의 대응을 볼 때, 단호한 대응만이 국가를 지켜낼 수 있다는 각오로 국가를 운영하여야 한다.

셋째, 일치된 국민여론 조성을 위해 힘써야 한다. 외교와 국방은 국민의 단합정신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 국가의 생존을 위해서는 이념에 따른 ‘편가르기’가 있어서는 곤란하다.

넷째, 중국의 무리한 압박에 대해선 굴복적 자세보다는 유연한 외교적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영유화에 대하여 필리핀이 유엔해양법협약 제7부속서에 따라 중국을 상대로 중재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하자, 중국은 필리핀을 압박하기 위하여 중국인 필리핀 여행금지, 필리핀산 바나나 수입금지 조치를 취해 필리핀을 강하게 압박한 바 있다. 지난 2001년 ‘마늘분쟁’ 때 우리 정부가 마늘재배 농가 보호를 위해 중국산 마늘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은 한국산 휴대폰과 폴리에틸렌 수입을 전면금지한 바 있다. 결국 정부는 굴복하여 마늘관세를 하향시킨 바 있다. 중국에 의존적인 경제관계가 위급 시 부메랑이 되어 날아올 수 있다는 점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김동욱 박사(bjkim3000@naver.com)는 해군사관학교 졸업 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University of Minnesota Law School(LL.M.), 고려대학교 대학원(법학박사)에서 수학하고 해군작전사령부 법무실장, 동북아역사재단 독도연구소(연구위원)를 거쳐 현재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연구위원 및 한반도국제법연구소 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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