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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296호

미국 중간선거 동향과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

(사)한미협회
부회장

김재범

지난 11월8일 실시된 미국 중간선거는 하원의원 435명 전원, 상원의원 100명중 34명, 주지사 50명중 36명을 각각 선출하는 대규모 행사이다.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와 2024년 대통령선거 전초전의 성격을 띠는 이번 선거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의 대리전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선거결과가 미국 국내정국 및 대외관계에 미칠 영향은 어느 특정후보의 당락자체보다 전·현직 대통령 가운데 누구의 지지자가 더 많이 당선되느냐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10월21일 MSNBC와의 회견에서,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경제가 붕괴하고 재적적자가 폭발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자신의 2024년 재선 출마여부에 관한 질문에 대해 “도전하는 것이 내 의사”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하원의 1.6 의사당난입사태 특별위원회가 10월21일 그에 대한 소환결정을 발표한 다음날인 10월 22일 텍사스에서 공화당후보 지지연설 도중 자신의 차기대선 출마의사를 표명했다. 한편 이번 선거전이 얼마나 치열한가는 양당이 지출하는 광고비 금액으로도 알 수 있다. 10월21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광고비 총액이 75억 달러로, 2018년 중간선거 40억 달러의 거의 2배, 2020년 대통령선거 90억 달러에 육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사회가 그 어느 때보다 더 크게 분열된 상태에서 치뤄진 이번선거의 후폭풍은 매우 거셀 것으로 보인다.

하원에서의 공화당 승리 전망의 배경으로는 (1) 역대 중간선거에서 통상 집권당의 의석수가 감소한 사실(집권여당이 하원에서 승리한 사례는 오직 1934년, 1998년, 2002년 3차례에 불과), (2) 아프가니스탄에서 무리한 철군 및 그에 따른 후유증, (3) 최고에 달한 소비자물가 상승률, (4) 연방수사국(FBI)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8월 8일 개시한 수사를 비판하는 공화당 지지층의 결집 등이 작용해왔다.

민주당과 바이든 행정부는 8월부터 본격적이고 파격적이라고 할 만큼 과감한 조치를 잇달아 내놓았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운동 구호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의 일환으로 재생에너지 활용도를 높이고 전기자동차산업을 부양하기 위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안이 8월 7일 상원, 8월 12일 하원에서 각각 통과되어 8월16일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과 함께 발효되었다. 의회는 이어서 반도체산업 육성을 위한 반도체지원법을 입법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8월 24일에는 대학학자금을 1인당 2만 달러까지 감면해주는 부채탕감계획을 발표했다. 9월 15일에는 중국관련 외국기업의 반도체 및 바이오 분야 미국기업 인수합병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백악관은 2030년까지 기아종식 및 비만감축을 목표로 한 ‘기아, 영양 및 건강 국가전략’을 9월27일 발표하였고, 바이든 대통령은 닉슨 행정부가 저소득층에게 식품보조비(food stamp)를 지급하기 시작한 1969년 이후 53년 만에 처음으로 식량안보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미국상무부는 미국의 첨단기술이나 장비로 제조한 반도체 및 부품을 중국의 생산기업에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수출통제 조치를 10월 7일 내렸다. 그러나 다행히 10월 11일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이 우리나라 및 대만 기업에 대해서는 이런 조치를 유예한다고 통보해왔다. 바이든 행정부는 리튬, 니켈 등 이차전지(battery) 핵심원료를 채굴, 가공 또는 생산하는 12개주 20개 기업에 28억 달러를 지원할 것임을 10월19일 발표했다.

뉴욕타임스와 시에나대가 10월 17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일자리와 주식시장 26%, 물가와 생활비 18%, 민주주의 8%, 낙태권 5%의 순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선거당일까지 변동이 가능한 표심의 결정적 향배는 바이든 행정부가 인플레이션을 얼마나 진정시킬 것인가에 달려있다. 최대현안은 소비자물가이며 그 중에도 유가가 핵심이다.

2020년 대통령선거에서 최대쟁점의 하나였던 “어느 후보가 중국에게 더 강경하냐”는 문제는 이번선거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효과적 대처문제가 여기에 추가됐다. 10월 12일 백악관이 발표한 48쪽 분량의 국가안보전략(NSS)보고서는 중국이 55차례나 언급했고 중국을 가장 ‘결정적인’ 위협으로, 러시아를 가장 ‘긴급한’ 위협으로 각각 규정하였다. NSS는 바이든 대통령을 포함한 다양한 인사들이 수차에 걸친 회의와 수정을 거듭하여 완성한 보고서이기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 외교국방정책의 이정표라고 할 수 있다. NSS는 미국의 향후 대외정책이 아시아와 유럽 사이의 균형을 추구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면서, 트럼프주의를 고립시키고 무당층과 공화당 내 진보적 성향의 유권자를 공략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NSS가 중국과 러시아에 치중하다 보니 이란과 북한은 테러리즘이나 보건 등의 문제보다도 더 적은 비중으로 취급되었다. 북한에 대한 언급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 계속추구와 북한의 위협에 대한 확장억제 강화 약속”이라는 단한개의 상투적 문장밖에 없다. 군사적 도발로 존재감을 과시함을 중요한 생존수단으로 삼고 있는 북한당국은 미국선거의 해마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예외 없이 대남도발을 감행해왔으며 올해도 중간선거가 가까워올수록 그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로서는 중간선거 이후 북미관계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방안을 고심해야 할 때다. 북한의 대남도발은 남북관계가 소원한 시기보다 북미관계가 악화된 시기에 더 극심한 것이 불편한 현실이며 이에 현명히 대처해야 한다. “도발이 북한의 국제적 고립을 더욱 심화할 뿐이다. 조건 없는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있다”라는 바이든 행정부의 일관된 태도로는 도발을 중단시킬 수 없으므로 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우리정부의 더욱 실효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물론 이번선거에서도 우리정부의 주요 관심사는 우선 친한인사(親韓人士)가 얼마나 많이 당선될 것인가이다. 그러나 당장의 선거판세보다 더 긴요한 사안은 평소에 친한인사의 저변을 꾸준히 확대해 나가고 유권자의 여론을 우리나라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조성하는 일이다. 특히 하원의원은 매2년마다 개선되므로 이번선거에서 낙선한 후보가 2024년 선거에서 당선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선거가 있는 해에는 의회와 행정부가 유권자의 표심을 얻는 데 몰두할 수밖에 없으므로 한국 정부도 이에 대해 기민하고 적절한 선제조치를 대비해야 한다. 원래부터 민주당 정강정책에 명시된 ‘바이 아메리카’가 이제 ‘메이드 인 아메리카’로 진화했다. 이는 ‘중국제조 2025’에 대한 정면대응이다. 정치 초년병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창한 미국우선주의가 말이 앞섰던 반면 6선의원이고 상원외교위원장을 두 차례 역임한 후 부통령까지 지낸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노련한 수법으로 실행에 옮기고 있다. 그래도 방위비 분담금을 터무니없이 증액하라는 요구보다는 훨씬 더 신사적이라는 인식하에 접근해야 할 것이다. 즉 동맹을 중시한다는 바이든 행정부로서도 동맹보다는 국익, 국익에 앞서 국내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행동하기 마련이므로 우리나라는 이에 대처하기 위한 민관의 유기적 협조체제를 전면적으로 가동할 필요가 있다.

김재범 부회장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서반아어과를 졸업하고, 국방대학교 국제관계학과 석사과정, 미국 아태안보연구소 고위관리과정,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대학원 외교관과정 수료 등을 수료했다. 현재는 (사)한미협회 부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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