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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300호

북한 저수지 발사 탄도미사일 분석

최일

잠수함연구소장
예비역 해군대령

최일

2022년 9월25일 북한은 우리가 예상치 못했던 방법으로 저수지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우리 군당국은 북한이 평안북도 태천일대에서 이동식발사대(TEL)에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쏘았다고 추정했으나, 북한이 10월 10일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9월 25일 새벽 우리 나라 서북부 저수지 수중발사장에서 전술핵탄두탑재를 모의한 탄도미사일발사훈련이 진행되었다.”라고 발표했다. 유래가 없었던 북한의 금번 저수지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주요 관점과 이에 대한 분석결과를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 번째, 정확한 발사 위치는 어디일까.

태천일대에서 발사되었다고 보도되었지만 정확히 어느 저수지에서 발사되었는지는 발표되지 않았다. 상용 구글어스를 통해 태천저수지 위성영상을 분석해 보았다. 태천저수지는 평양으로부터 북쪽으로 약 100키로미터 떨어져 있다. 그 크기는 어림잡아 가로 15키로미터 세로 9키로미터로 매우 큰 저수지임을 알 수 있다. 정확한 일자는 알 수 없지만 공개된 위성영상을 보면 태천저수지에서 많은 수상활동이 감지됨을 알 수 있다. 중형선박과 길이 약 28미터의 바지선으로 보이는 부유물이 보이고, 육상부두 시설과 상부를 가린듯한 대형바지 설비도 보인다. 또 한곳에는 많은 선박들이 육상에 접안해서 공사하는 모습도 있고, 한 곳에는 길이 약 34미터의 격자모양의 구조물이 있는데 양식장 같기도 하지만 다른 군사용 목적의 구조물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인근에 있는 평양 순안공항 바로 남쪽에 있는 저수지를 살펴보았다. 크레인 작업하는 것으로 보이는 2척의 선박이 있다. 그 중 큰 것은 길이가 약 30미터이다. 상용 구글어스를 통해서도 인지 가능한 영상정보를 확인할 수 있지만 그 영상이 찍힌 시점을 확인할 수 없는 것이 단점이다. 따라서 구글어스를 통한 상용 영상정보를 이용해서 금번 탄도미사일이 발사된 정확한 저수지 위치를 확인할 순 없다. 그럼에도 북한 내 탄도미사일을 쏠 수 있는 저수지는 매우 많고 저수지 내 수많은 해상설비와 수상 통항 선박들로 인해 북한이 재차 저수지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다고 해도 그 발사 위치를 사전 식별하기는 매우 힘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두 번째, 북한이 저수지에서 어떤 방식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까.

북한은 저수지에까지 잠수함을 가져올 필요가 없었을 것이며 이와 유사한 수중 구조물을 이용했을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북한도 저수지 수중발사장을 이용했다고 밝혔다. 가용한 방식의 수중 구조물은 여러 종류가 있다. 잠수함을 모사하여 수중에서 부력을 유지하며 발사 가능한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 쉬운 방법으로 수상에서 발사 가능한 플랫폼을 이용했을 수도 있다. 이러한 플랫폼을 발사위치까지 예인한 다음 부력을 조절해서 수중설치 후 발사할 수 있다. 이보다도 더 간단한 방법이 있다. 탄을 예인해서 수면에 반잠수 상태로 띄운 다음 쏘는 방식이다. 저수지에서 쏘기만 해도 전략적 목적을 달성하는 북한 입장에서는 아마 가장 쉬운 방법을 사용했을 것이다.

세 번째, 이러한 저수지 발사법이 해상에서도 통할까.

물론 통한다. 일각에서는 해상에서 SLBM을 쏘는 데 한계를 느낀 북한이 궁여지책으로 저수지에서 쏘았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북한이 저수지에서 탄도미사일을 쏘는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에게는 큰 위협이 되며, 또 이 기술을 해상에서도 사용할 수 있기에 더 많은 대비가 필요하다. 북한은 해상에서도 이러한 플랫폼을 이용해서 여러 군데에서 쏠 수 있기에 우리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 또 수상함뿐 아니라 상선이나 어선을 이용해서 탄도미사일을 일정 해역으로 예인한 다음 쏠 수도 있다. 예인하는 장면이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예인체를 중성부력으로 만든 다음 노출을 회피할 수도 있다. 이러한 방식은 이미 제2차 세계대전 말기 독일이 정립하였다. 독일은 유보트를 이용해 V-2 탄도미사일을 미국연안까지 예인하여 뉴욕을 타격할 구상을 하였다. 종전으로 인해 이 계획은 실현되진 않았지만, 이 기술은 전후 미국과 소련의 SLBM 기술의 원천이 되었다.

북한은 미사일을 예인하는 장면이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예인체를 중성부력으로 만든 다음 이동시킬 수도 있다. 오늘날 테러집단들은 마약운반용으로 다양한 수단을 사용하고 있다. 잠수정을 이용하기도 하고 수중 컨테이너를 이용하기도 한다. 2005년 8월에는 선박이 예인할 수 있는 어뢰 모양의 수중운반 컨테이너가 태평양에서 발견되었다. 이 컨테이너에는 밸러스트 탱크가 있어 예인되는 동안 30m 심도를 유지하다, 발각되면 예인줄을 절단하여 단속을 피할 수 있었다. 이 같이 컨테이너의 수중운반은 어려운 기술이 아니기에 북한은 탄도미사일을 수중 운반할 수 있다.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우리는 상당한 정보를 위성 영상정보(IMagery INTelligence, IMINT)에 의존하고 있다. 그런데 이 위성 정보는 실시간으로 보기 어렵고 기상의 영향을 받기도 하고 분석에 시간이 많이 걸리며 적의 기만에 취약한 제한점이 있다. 북한의 노동신문을 통한 10월 10일 발표는 북한에게 다양한 탄도미사일 발사수단이 있음을 과시하고 우리의 탐지체계를 무력화 내지 포기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지난 9월 북한의 도발이 예상된다며 SLBM 발사가 임박했다고 중앙매체가 보도하고 38노스의 사진이 인용되고 해외순방중인 대통령도 9월23일 공군1호기에서 안보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하는 등 소동이 있었다. 신포앞에서의 도발이 예상되었으나 정작 SLBM발사는 없었고 육상에서의 수많은 도발과 저수지에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있었다.

북한의 SLBM 도발은 우리에게 큰 위협이다. 하지만 북한의 도발징후만 보여도 일단 SLBM을 논하는 행태는 한두 번이면 몰라도 너무 빈번하다. 위기시 마다 과장해서 경보만 날리는 것 보다 현시점에서는 지난번 예측은 왜 틀렸는지 분석해보아야 한다. 계속되는 과장된 보도와 과도한 경보는 적을 이롭게 하고 우리는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북한은 이미 2021년 10월 19일 수중기동하는 잠수함에서 탄도미사일 발사시연을 하였다. 북한은 언젠가 SLBM을 또 쏠 것이다. 앞으로 SLBM외에도 육상과 저수지, 해상과 수중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다. 발사징후가 있을 때마다 SLBM을 언급하기 보다 다양한 발사 수단을 염두에 두고 대응책을 수립해야 하겠다.

최일 박사(Lgai2000@hanmail.net)는 해군사관학교·독일해군지휘참모대·경남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손원일함 인수함장·제95잠수함전대장·해군본부 장보고-3 협력팀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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