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S Periscope 제372호
2025년 인도-태평양 해양안보정세 전망 : 미국
2024년은 미국이 인태지역에서 중국의 해양력 확장에 대한 견제를 본격화한 해로 평가할 수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으로 인해 불안정한 국제정세 속에서도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인태전략을 중단 없이 지속했다.
2024년에도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이 대만해협에서 해상과 공중을 완전하게 봉쇄 조치한 것을 경험한 미국은 중국의 본격적인 공세 움직임을 우려한다. 해군 고위 관계자의 우려 섞인 안보상황 평가들이 이를 잘 대변한다. 미 해군 입장에서 중국 해군의 훈련이나 함정 건조에 관한 뉴스가 매주 또는 매월 단위로 업데이트되는 등 증가 속도와 수준 등이 체감할 수 있을 만큼 위협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2024년 미 해군은 수상함과 잠수함 등의 전력 증강을 위해 노력했지만, 그중 특히 주목해야 하는 분야는 미사일 운용에 관한 내용이다. 미 해군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방어가 가능한 이지스함 전력을 증강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미 해군(해병대)은 인태지역에서 팽창하는 중국의 해양전력에 대한 직접적인 견제의 목적으로 대함미사일 발사체계를 강화하고자 하와이 제3해병연안연대에 최초로 ‘해군-해병대 원정선박 차단 시스템’을 배치했다. 또한 PAC-3 미사일의 함정 탑재 및 이동형 재무장체계를 이용하여 수직발사체계의 해상 재장전을 시험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구상 중이다. 한편 중국의 미사일 전력 증대 등 A2/AD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미 해군은 중국과 조금 더 가까운 괌에 전진기지를 강화하고 전력을 증강 배치했다.
미 해군의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 해군력 증강에 대비하기 위해 요구되는 충분한 해군전력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 2024년도 미 해군이 추진하려던 함정의 전력화가 지연되는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 차세대 항공모함 John F. Kennedy(CVN 79)는 F-35C 스텔스 탑재 준비 등 추가적인 작업으로 인해 전력화가 연기되었다. Columbia급 잠수함의 건조 또한 지연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해양전력의 핵심인 해군함정의 척수를 비교해보면 미 해군은 중국해군 대비 우세한 전력을 갖추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형국이다. 미 의회조사국에서 발표한 중국 해군력 현대화에 관한 보고서는 이러한 현실과 전망을 잘 보여준다. 그렇다면 미 해군에게 남은 선택지는 동맹 및 파트너의 힘을 이용하는 방안이 유일하다.
2025년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발 기적이 울렸다. 트럼프 1기 행정부와 연계하여 2기 행정부에서 보일 대외정책의 방향성을 크게 4가지로 전망할 수 있다. 첫째, 미국은 ‘미국 우선주의’를 극대화하는 대외정책을 추진할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군사·외교뿐만 아니라 경제·산업·과학기술 등 전 방위적인 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둘째, 미국은 공개적으로 중국과의 경쟁을 지속할 것이다. 중국을 인태지역에서의 주요 경쟁자로 인식하는 기존 정책이 계속되고, 안보 및 경제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정책이 강화될 것이다. 셋째,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동맹 및 파트너들에게 더욱 많은 책임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요구 수준이 이전에 비해, 또는 예상보다 훨씬 높을 경우 미국 주도의 대중국 견제에 다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넷째, 미국은 글로벌 수준의 국가적 영향력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즉, 경쟁국을 견제하고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는 주요 수단으로서 미국 대외정책의 방향성이 일관성 있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분명한 것은 인태지역에서 미중 경쟁이 심화되는 양상에 비례하여 역내 안보의 긴장감 또한 높아질 것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현상을 면밀하게 관찰하면서 국가안보와 번영을 위한 한국적 함의를 찾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미중 갈등 상황에서 미국 중심의 해군전략 및 해군력 운용을 고려한 한국의 대응책이 긴요하게 요구된다. 이와 같은 시나리오 전개를 염두에 두고 한국 입장에서는 기승전 한미동맹 강화라는 결론으로 목표를 정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인태지역의 핵심 동맹으로서 양국 해군 간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통해 외적 균형(external balancing)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한미동맹의 강화 방향은 결국 글로벌 포괄적 한미동맹의 수준을 결정지을 수 있는 나침반이 될 수 있다.
특히 글로벌 포괄적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핵심적인 군으로서 앞으로 양국 해군의 의미 있는 협력이 더욱 절실하게 요구될 것이다. 언어적 수사에 머문 정치적인 파트너십 단계를 넘어 정책 면에서 실질적인 파트너십 공고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한미 간 협력 과제가 있지만, 이 글에서는 파트너십 강화 이슈에 국한하여 인태지역을 배경으로 한미 해군 간 우선적으로 협력을 고려해야 할 과제를 제시한다. 이 과제들 모두가 앞으로 한국 정부가 인태전략을 세부적으로 발전시키고, 추진하는 방향을 결정하는 데 참고할 나침반이 될 것으로 믿는다.
첫째, 한미 해군 간 주요 플랫폼의 상호운용성 강화와 해양협력 방안을 선제적으로 제기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포괄적 한미동맹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해군력을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2024년 10월 한미 해군 간 맺은 해양과학기술발전협의체(MSTCSG)를 활용하여 군사과학기술 협력을 본격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유인체계에 무인체계를 결합하는 하이브리드(hybrid) 방식의 유·무인 복합작전개념을 지속 발전시켜야 한다. 미 해군은 무인함정을 대폭 증강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에 한국해군 또한 해양 무인체계를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항만경계를 위한 무인수상체계 운용에서부터 레이저·전자기파 등 신개념 무기를 탑재하여 직접 전투를 수행할 수 있는 무인체계까지 확보하는 로드맵을 계획하고 실천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해군함정의 질적·양적 증강을 균형 있게 이뤄야 할 것이다.
셋째, 인태지역에서 한·미·일 해양안보 협력을 주도해야 한다. 특히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간 미래지향적 관계(forward looking relationship)를 필수 과제로 인식해야 한다. 2025년에도 한·미·일 해군의 연합훈련이 지속될 것이다. 한국해군이 다양한 연합훈련을 통해 습득한 경험과 교훈 등 준비된 역량을 바탕으로 한·미·일 연합훈련을 주도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곧 한미동맹 강화를 증명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믿는다.
넷째, 한미 간 해군력 증강에 관한 실질적인 협력에 나서야 한다. 동맹 및 파트너 전력과 협업을 통한 통합억제를 달성하려는 미 해군에게 가장 시급하면서 부족한 분야를 모색하여 한국 정부와 해군이 보완해주는 것이다. 우선 그 해답은 함정 MRO 협력 체계를 강화하는 데서 찾을 수 있을 것인데, 한국 조선업계는 물론이며 해군에게도 의미 있는 이정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 해군전력 문제 해결이 한미동맹에도 중요한 함의를 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한미 간 해양영역인식(MDA)의 확장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공동의 노력을 모색해야 한다. 미국은 글로벌 차원에서 자유로운 항해를 포함한 안전한 해양활동을 주도한다. 글로벌 중추국가를 지향하는 한국에게도 인태지역에서 자유로운 해양활동을 담보하는 것은 곧 국가이익과 직결된 문제이다. 한미 해군 간 MDA 확장을 위한 공조 방안을 모색하고 필요한 협력을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또한 글로벌 포괄적 한미동맹 강화에 필요한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약력
임경한 교수(seaman53@navy.ac.kr)는 해군사관학교(군사전략학과)에서 전략론, 해양전략, 주변국 군사전략, 국제정치와 전략 등을 강의하고 있다. 주요 연구분야는 강대국의 안보 경쟁과 동북아시아 주요 국가들의 군사전략 및 해양전략이다. 최근에는 국가 차원의 해양영역인식(MDA)에 관한 연구, 미래전과 관련하여 사이버전 및 AI 기반의 유무인 복합전투체계(MUM-T) 분야에 관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 국내외 추천자료
- 한국해양전략연구소, 『2025 인도‧태평양 해양 안보 정세와 전망』, 서울: 한국해양전략연구소, 2025년. (1월 중 발간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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