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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40호

한-이란 해운항만 협력 의미와 영향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운정책연구실장

    

우리 정부는 최근 지난 2월 28일부터 29일까지 이란 테헤란에서 개최된 제11차 한·이란 경제공동위에서 해운항만 분야의 이란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동 회의에서는 해운협정 가서명과 항만 개발협력 양해각서(MOU) 체결 등이 합의된 바 있다. 더욱이 이번 달   1-3일에는 우리 대통령의 이란 국빈방문도 이루어 질 예정이다. 중동에 대해서는 각국 정상들이 직접 나서 세일즈 외교를 펼치는 마당에 늦은 감이 있다는 비판도 있으나 우리도 일단 시작의 물고를 튼 것으로 평가된다.

  한-이란 해운협정으로 양국 해운기업이 소유하거나 용선(임대)한 제3국적 선박에 대한 양국 항만간 자유로운 운송이 보장된다. 또 항만 내에서 체약 당사국 선박과 제3국적 용선선박에 대한 내국민 대우 보장 그리고 해운기업들의 지사 설립 등이 보장된다. 즉, 양국 간 자유로운 해상운송서비스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2011년 이란이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기 시작하면서 이란 선사의 운항이 중단되었으나 금년 4월부터는 이란 선사가 우리나라 항만에 기항하고 있다. 항만 개발 분야에서도 우리 기업의 진출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정부는 이란 항만해사청(Ports and Maritime Organization)과 빠른 시일 내 항만개발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양국 간 협력 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 했다.

  이란이 주목 받는 데는 이유가 있다. 세계경기 침체로 투자가 크게 줄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 고려되지 않던 새로운 투자 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이란의 경제성장률은 2015년 0.8%에서 경제제재 해제로 2016년 5.5%대 성장이 예상된다. 2012년 이후 경제제재로 거의 전면 중단된 대(對)이란 해외투자도 연간 150억 달러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더욱이 이란은 8,000만 이상의 인구를 보유한 중동 최대의 소비시장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란 시장은 이미 세계 해운·물류 기업들의 각축장으로 변하고 있다. 스위스의 MSC는 2012년 이후 중단되었던 이란 서비스를 금년 들어 9,400 TEU급 선박을 투입, 이란 최대 컨테이너 항인 샤이드 라자(Shahid Ragjaee) 항에 기항키로 했으며, 이란 국영선사 IRISL과 선복공유 및 항만운영 등을 위한 포괄적 협력을 체결하고,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하였다. 프랑스의 CMA CGM은 이란 항만해사청과 컨테이너터미널 운영 등의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세계 1위 컨테이너선사인 덴마크의 Maersk Line도 이란 기항을 고려하고 있다.

  이란 해운·물류 시장 진출은 시장 정보의 제공 및 금융지원과 투자가 원만하게 성사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성을 보이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이는 우리나라 해운·물류 기업들이 이란 진출과 관련 가장 우선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이란과 해운협정 및 항만개발협력의 단초를 마련한 만큼 문서 외교에서 끝나면 아무런 실익이 없다. 더욱이 이란은 대면(對面) 비즈니스가 특징이고, 정부 프로젝트가 많은 만큼 민간보다는 정부의 접근이 긴요하다.

  이란 국영선사인 IRISL은 우리나라 한진해운이 보유한 선박량에 버금가는 60만 TEU 이상의 선박을 발주할 계획이다. NITC라는 유조선사도 세계 2위의 선박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경제제재 해제로 추가 발주를 고려 중이다. 이란이 발주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량의 선박을 우리나라 조선소가 수주하고, 이란 기점의 항로 개발을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요구된다. 해운보험 및 선급시장도 진출이 시급한 분야이다. 이란은 경제성장률 제고에 따라 물동량이 크게 늘고, 항만개발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항만건설 및 운영 시장에 대한 접근과 중앙아시아까지 연계되는 내륙 물류시장은 놓쳐서는 안 되는 시장이다.

  또한 앞으로 기지개를 펼 한·이란 해운항만 협력은 중동에서 인도양·말라카 해협 그리고 남·동중국해를 거쳐 한국으로 연결되는 해로(海路) 안전 보장에 있어서도 매우 큰 긍정적 함의를 갖고 있다. 한국은 세계 9위 원유 소비국이자 세계 5위 원유 수입국으로, 2014년 기준 한해 9억 2,752만 배럴의 원유를 중동 등 산유국으로부터 수입했다. 중동 수입 비중이 84%에 달하는 한국으로써 산유국 이란과 해운항만 협력을 지향하는 것은 우리 해로안보에 청신호이다. 중동 원유 수입을 위한 운송로는 안보상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는 지역이고, 그 동안 교역 기피국이던 이란이 협력국으로 변모하기 때문이다. 이는 이번 한·이란 해운항만 분야 협력이 우리 안보의 전·평시 생명선인 해로안보와 연계되어 경제적 측면과 함께 안보적 차원에서도 주목을 받는 또 다른 이유이다.

 ※ 금번 KIMS Periscope 제40호도 5월 1일자로 발행되었습니다.

김태일 박사(ktizorro@kmi.re.kr)는 한국외대 경제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서 부연구위원, 중국연구센터장(대행) 등 16년 이상을 해운물류 연구에 참여했다. 다수 글을 국내외 저널에 기고했으며, 현재 KMI 해운정책연구실장으로 활동 중이다.

  • 본지에 실린 내용은 필자 개인의 견해이며 본 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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