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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48호

‘샹그리라 대화’와 한국의 안보 쟁점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사무국장

양  정 승

지난달 초 싱가포르에서는 ‘2016 제 15 차 아시아안보회의(Asia Security Summit : 샹그리라 대화)’가 개최됐다. 이 회의는 2002년부터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주관 하에 세계 각국 국방장관들이 참석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안보회의로서 금년 회의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일본·중국·러시아·아세안 및 유럽 주요국 등 30여 개국에서 20여명의 국방장관이 참석했다. 아시아안보회의는 창립 이래 매년 싱가포르 ‘샹그리라 호텔’에서 회의가 열려 ‘샹그리라 대화’ 라고도 불린다. 여기서 샹그리라(Shangri-La)는 1933년 제임스 힐튼이 쓴 ’잃어버린 지평선‘이라는 소설에서 창안된 가상 도시로 이상향을 가리키는데, 그 의미만큼 세계의 평화와 이상향을 향한 꿈을 의미하기도 한다. 올해는 북한의 핵문제·사드배치 등 우리 안보와 직접 관련이 있는 다음과 같은 의제를 포함한 중요 이슈들이 다뤄짐으로써 국·내외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기도  했다.

  첫 번째 이슈는 북핵문제였다. 한민구 국방장관은 ‘불확실한 시기의 국방 정책 결정’이라는 주제 연설을 통해 유엔안보리 결의 제 2270호의 충실한 이행 등을 포함하여 북한의 핵 개발 저지를 위한 국제 공조가 강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지난 5월 6일 제7차 당 대회에서 ‘핵보유국’임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함으로써 북핵문제 해결에 아무런 질적 변화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북한이 하루 빨리 핵에 대한 집착과 미망에서 벗어나 진정성 있는 대화와 공동번영의 길에 동참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북핵문제는 미·중간 남중국해 해법을 놓고 갈등하는 가운데 북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한·미·일간 연합 미사일 방어훈련과 사드배치에 대한 논쟁으로 점화되었다.

  둘째는 한·미·일 간 연합 미사일 방어훈련에 대한 합의다. 한민구 국방장관과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 니카타니 겐(中谷元) 일본 방위상은 3자회의를 열고 핵과 미사일 개발을 진행하는 북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미사일 방어(MD) 연합훈련을 림팩 훈련이 시작되기 직전인 6월 말경 하와이 근해에서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굉장히 의미가 있는 연합훈련으로서, 그동안 한·미·일은 림팩 등 다자훈련과  탐색 및 구조훈련 등 양자 간 훈련은 있어왔으나 한·미·일의 이지스함이 참가하는 가운데 3국이 미사일 방어훈련을 하는 것은 최초의 일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지금까지 중국을 자극한다는 이유로 미국 주도 MD 체제 참여에 소극적이었다. 한·미·일은 2014년 12월 북한 핵미사일 대처를 위해 방어기밀정보 공유 각서를 체결 했는 바, 한국 국방부 관계자는 훈련은 이 각서를 근거로 한다고 밝혔다.

  셋째는 사드배치를 공론화한 한국에 대해 중국이 강력히 반발했다는 점이다. 중국은 미국의 사드 한국 배치가 자국 감시 목적이라고 의심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중국과 한국 고위 관계자는 지난 31일 싱가포르 회담에서 격한 공방을 벌였다고 언론은 보도했다. 쑨젠궈(孫建國) 중국 인민해방군 부 총참모장은 한민구 국방장관과의 회담에서 사드배치를 ‘우려 한다’고 경계했으며 한 장관은 ‘한국의 국익과 안보상 이익을 고려해 우리 정부가 주도적으로 판단해 결정할 것’이라며 반발했다. 미국 고위당국자는 사드의 한국 배치가 북한 미사일 대응 목적이라고 주장하며 중국 반대는 한·미 동맹을 이간질하려는 의도라는 견해를 밝혔다. 한국은 최대 교역국인 중국을 의식해 지금까지 사드 배치 문제에서 입장을 뚜렷이 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태도를 바꿨다고 일본의 교도통신은 전했다. 향후 배치 움직임이 표면화될 시 한·중 간 긴장 관계 형성 가능성이 있어 이를 전략적으로 잘 관리해야할 책임이 우리에게 주어졌다.

  넷째는 미·중 간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격한 논쟁이다. 카터 미 국방장관은 “어떤 국가도 해양 문제에서 일방적인 행동을 해서는 안 되며 국제 준칙을 준수해야 하고 중국은 스스로 ‘고립의 만리장성'(Great Wall of self-isolation)을 쌓는 것을 중지해야한다” 고 강조했고 이에 대해 중국도   “영토 주권을 단호하게 수호할 것이며 남중국해 문제는 관련 국가끼리 해결해야 한다”고 되받았다.

  다섯째는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이 아시아 국가들을 두 나라, 세 나라 및 여러 나라로 묶어 ‘원칙에 기반한 안보 네트워크(principled network bilateral, trilateral and multilateral)’를 구축하겠다고 말했으며 특히 미·일 동맹이 ‘아시아-태평양 안보의 주춧돌’이라고 일본의 중요성을 새삼 강조했다는 것이다. 이에 더하여 한·미·일 동맹, 미·일·인도 동맹, 미·일·호주 동맹 등을 강조하고 미국과 베트남·필리핀 등 동남아 여러 국가들과 양자 간 동맹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이들 나라에 5년간 4억2천5백만 불의 군사원조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과도 대결국면과는 별개로 올해 림팩 훈련에 참가하는 중국 해군함정과 함께 괌에서 하와이까지의 3,320마일의 항해기간 동안 미·중 해군 간 탐색 및 구조훈련 등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강·온 병행 전략을 시사했다. 중국은 올해 림팩 훈련에 최초로 구축함(DD) 및 프리킷트함(FF) 등 5척의 함정이 참가함으로써 미국 다음으로 많은 해군함정이 참가하는 국가다.

  결론적으로, 현재에는 없는, 그러나 지구 어딘가에 존재할 꿈같은 이상향인 ‘샹그리라’는 80여 년 전 발표된 ‘잃어버린 지평선’ 소설에 등장하지만 오늘날 한반도를 둘러싼 동아시아의 안보상황은 ‘샹그리라’의 의미와 유사할 것이다. 금번 회의에서 북핵문제가 주요 의제가 되고 여기에서 파생된 사드배치와 한·미·일 간 연합 미사일 방어훈련이 관심의 초점이 된 것은 우리의 안보상황이 그만큼 엄중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표면으로 떠오른 사드배치를 한국은 국익을 위해 더 고민해야 하고, 기왕에 시작한 한·미·일간 연합 미사일방어훈련은 대외적인 수사(rhetoric)단계를 넘어 실질적인 훈련성과를 제고할 수 있도록 한·일 간 정보교류협정을 조속히 체결해야 할 것이다. 또한 미·중 간 강도를 더해가는 남중국해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도 예의 주시하여 우리의 바다 권익을 지켜나가는데 빈틈없이 대비해야 할 것이다.

※ 금번 KIMS Periscope 제48호도 7월 1일자로 발행되었습니다.

양정승 박사(jeongsung305@hanmail.net)는 영국국방대학원·미해군 잠수함 함장과정·충남대학교 대학원을 수료하고 잠수함 함장 및 전대장 역임 후 현재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사무국장 겸 선임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 본지에 실린 내용은 필자 개인의 견해이며 본 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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