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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56호

북핵 대응 핵추진잠수함은 과연 만능인가?

전 손원일함 인수함장
(예비역 해군대령)

최   일

지난 8월 24일 북한의 SLBM발사시험 성공과 그에 연이은 9월 9일 제5차 핵실험 이후 우리나라의 대북 대응전력 제고차원에서 핵추진잠수함(이하 핵잠수함) 보유에 관한 관심이 점증되고 있다. 핵잠수함은 디젤 전기추진잠수함(이하 디젤잠수함)의 단점을 극복한 진정한 잠수함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세계 40여 개 잠수함보유국들은 핵잠수함 보유를 위한 꿈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핵잠수함을 제대로 운용하는 나라는 미‧영‧프‧중‧러 5개국에 국한되고 인도와 브라질이 보유를 추진 중이지만 난관을 겪고 있는 실정이고, 잠수함 강국이라 할 수 있는 독일‧일본‧이태리‧이스라엘‧북한 등은 아직도 핵잠수함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

  핵잠수함을 쉽게 보유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막대한 경비 부담이다. 건조‧운용‧유지‧정비 뿐 아니라 시설투자‧교육훈련을 위한 천문학적인 경비부담을 각오해야 한다. 핵잠수함 한 척에 들어가는 경비는 디젤잠수함 10척 이상의 경비와 맞먹는다. 이에 추가해서 수많은 안전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브라질도 핵잠수함 도입사업을 진행하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예산투입으로 인해 현재 사업중단 상태이고, 인도도 사업 진행 중 난관을 겪고 있다. 핵잠수함 도입이전 선행되어야 할 것은 비용분석이며, 우리의 국방예산으로 감당할 만한 수준인지를 먼저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핵잠수함을 보유하기 위해서 주변국과의 관계 또한 간과할 수 없다. 핵잠수함 보유의 타당성을 설명하면 미국이 승인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미국의 승인을 받을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미국의 지지를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안보정책은 한‧미 군사공조에 기반하고 있다. 잠수함은 한국이 보유한 무기체계 중 한‧미간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무기체계다. 한국은 미국의 핵잠수함을, 미국은 한국의 디젤잠수함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틀 속에서 한국 잠수함부대는 발전을 거듭해왔고 한국 부대 중 어느 부대보다 미국과의 우의와 협력관계가 탄탄하다. 한국의 핵잠수함 도입으로 인해 지금까지 견고하게 구축해온 한‧미 군사공조 관계의 틀이 깨질 수도 있다. 해양작전반경도 우리보다 훨씬 넓고 핵잠수함을 보유할 수 있는 능력을 이미 갖추고 있음에도 정책적으로 보류하고 있는 일본은 우리의 핵잠수함 보유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의 반발 또한 일본보다 적지는 않을 것이다.

  세계수준의 핵잠수함을 확보하기까지는 최소한 10년 이상의 장기계획이 필요하다. 한국이 보유할 미래 전력인 핵잠수함을 대북한 방어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이해해줄 만한 주변국이 있겠는가. 사드는 북한의 핵위협이 제거될 때 폐기할 것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엄청난 투자로 개발한 핵잠수함을 북한의 위협이 없어질 때 폐기할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겠는가. 주변국들의 저항을 물리치면서 핵잠수함을 보유할 만한 명분이 있는가를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다음은 핵잠수함으로 북한의 신포급 잠수함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현실적 판단을 해보아야 한다. 핵잠수함이 있다고 해도 디젤잠수함의 위협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한다. 핵잠수함이라고 해서 그 성능이 디젤잠수함 보다 절대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없으며, 핵잠수함은 디젤잠수함을 마음대로 추적하고 공격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은밀하게 매복 중인 디젤잠수함에게 핵잠수함이 공격당할 가능성 또한 매우 높다. 또한, 핵잠수함은 상대적으로 큰 크기로 인해 디젤잠수함이 작전하는 연안에 접근하지 못하는 것도 단점이다.

  경제난을 겪는 북한이 핵잠수함을 도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현 북한의 잠수함 건조기술을 고려할 때 북한은 고성능의 대형잠수함을 건조하기는 제한되므로 북한은 신포급 잠수함의 크기를 좀 더 키워 핵무기를 포함한 SLBM을 현재의 1기가 아닌 2~4기를 탑재할 수 있는 잠수함을 여러 척 건조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다수의 SLBM 탑재 잠수함들을 여러 곳에 전개시킨다면 이 모든 잠수함을 추적하기 위해 우리는 핵잠수함을 몇 척이나 건조해야 하는가. 대양해군을 지향하지만 주 작전환경이 연근해인 우리 해군은 디젤잠수함을 포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디젤잠수함과 핵잠수함을 모두 보유하여 운용할 수 있는 재원이 있는지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핵잠수함 수요를 최대화해서 투자를 극대화해도 세계수준의 잠수함을 보장할 수 없는데 디젤잠수함 건조와 병행하여 확보하는 몇 척으로 세계수준의 핵잠수함을 확보할 수 있는지 또한 사전 검증되어야 한다.

  한편 현재 진행되고 있는 3,000톤급 잠수함인 장보고-3(이하 장-3) 사업에 편승해서 아직 결정되지 않은 Batch-3의 추진체계를 원자력으로 고려하는 것도 아주 위험한 발상이다. 장-3는 추진체계뿐 아니라 함형까지 모두 저속으로 운용하는 디젤잠수함 운용에 기반하여 설계된 잠수함이다. 여기에 핵추진체계를 탑재할 수는 있겠지만, 이 잠수함이 세계수준의 핵잠수함의 성능을 보장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현재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조선 시장의 위기는 국내 잠수함 건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은 독일 설계 잠수함을 도입해오다 처음으로 국내기술로 설계한 장-3 잠수함을 건조 중에 있다. 이의 성공을 위해서는 국력을 총집결해야 한다. 이러한 시점에서 또 핵잠수함 건조 논란에 빠지고 설계까지 변경해서 원자력추진체계를 탑재해야 한다면 과연 국익을 고려할 때 올바른 판단이 될 수 있을 것인지 신중히 검토해보아야 할 문제이다.

최일 박사(Lgai2000@hanmail.net)는 해군사관학교 · 독일해군지휘참모대 · 경남대학교 정치학박사를 수료하고 손원일함 인수함장 · 제95잠수함전대장 · 해군본부 장보고-3 협력팀장 등을 역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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