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XN

정보검색

검색어를 입력하신 후 검색 버튼을 클릭하시기 바랍니다.
카테고리를 지정하시면 해당 카테고리 내의 정보만 검색 됩니다.

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265호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가 한반도 안보에 주는 함의

한국해양전략연구소
객원연구위원

김덕기

우크라이나는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한 이후 독립국가연합(CIS, Commonwealth of Independent States)을 탈퇴하였으며, NATO와 EU 가입을 통해 러시아로부터 완전한 독립을 시도 중이다. 한편 ‘강한 러시아’를 재현하려는 푸틴의 입장에서 우크라이나는 CIS 국가 중 두 번째로 큰 국가이면서 NATO의 확장을 저지하고 EU와의 정치·경제적 관계를 연결하는 지정학적 요충지에 있기 때문에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지역이다.

그러나 러시아가 미국과 EU에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 거부와 NATO의 동진(東進) 중단을 요구한 가운데 서방이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갈등이 고조되었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는 강대국 사이에 낀 약소국의 전략실패가 어떤 큰 대가를 치르게 되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최근 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 인도·태평양은 물론, 동아시아의 전략적 이익을 놓고 경쟁하는 가운데 영국, 프랑스, 독일까지 미국을 지원하기 위해 동북아로 함정을 전개하면서, 과거 열강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구한말 상황이 재현되고 있다. 따라서 우크라이나 사태는 북한이 핵을 개발하고 미사일 발사로 우리는 물론, 주변국을 위협하는 가운데 한반도 안보에 다음과 같은 전략적 함의를 준다.

첫째, 우크라이나 사태는 미국과 인도·태평양에서 전략 경쟁 중인 중국에 중요한 학습효과를 줄 수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해 미국이 동맹국 및 파트너국과의 협력하는 방식은 대만 문제를 포함하는 동북아에도 그대로 투시될 수 있다. 따라서 미국과 유럽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따라 대만·북한문제 등에 대한 중국의 對美 대응전략이 마련될 것이다. 만약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방의 양보가 현실화되면 동아시아 패권국 지위를 노리는 중국이 러시아의 뒤를 따르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둘째, 우크라이나 위기는 강대국 사이의 중소(中小)국 외교가 잘못되면 어떤 대가와 기회비용을 치러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특히 우크라이나 국가지도자와 정치인들은 지속된 위기에 둔감해지고 내부적으로 취약해진 거버넌스(governance)는 국제사회에 신뢰감을 주지 못하는 애매한 외교 전략과 일관성 결여로 미국 및 유럽과 실질적인 공조 체제를 갖추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위기 상황에서도 모호한 정치적 선택을 가져왔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경제는 러시아, 안보는 미국과 서유럽에 의존한 상태에서 한쪽을 선택할 경우, 예상되는 위협과 압박의 줄타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확보하지 못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셋째, 우크라이나는 내부적으로 지도자의 무능과 부패, 친러파와 러시아의 압력으로부터 독립하고 민주주의 가치를 지키려는 친서방 정치인들과의 갈등으로 국론을 단결시키지 못했다. 아직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중에도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중국과 북한의 눈치를 보는 등 국론이 양분된 우리의 현실도 우크라이나와 별반 다르지 않다.

넷째, 우크라이나 사태는 우리에게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국가를 보호할 수 있는 국방력의 중요성을 되새겨 준다. 우크라이나는 구소련 붕괴로 독립할 때 대량의 핵무기(핵탄두 1,900개, ICBM 176기, 전략폭격기 44대 등)를 보유했던 세계 ‘제3대 핵보유국’이기도 했다. 그러나 1994년 미국·러시아 등 UN 상임이사국의 요구로 ‘부다페스트 의정서’에 서명한 후 1996년까지 러시아에 모든 핵무기를 반환하면서 군사적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억제력을 상실했다. 그래서 북한이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능력을 강화하는 이유도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등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교훈을 얻었는지도 모른다.

다섯째, 미·중 간 전략 경쟁이 고조되는 가운데 우리의 안보 환경은 글로벌 전략 경쟁의 심화로 필연적 연루(entrapment)에 따른 위험(risk)과 마주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서방과 러시아의 갈등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에 치명적인 마찰(friction) 요소다. 따라서 우리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새로운 전략환경 변화를 잘 분석하고, 기민하게 대응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최근 미·중의 전략적 경쟁이 ‘투키디데스의 함정(신흥강대국과 기존 강대국의 전쟁)’을 촉발할 수 있는 현실에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주는 교훈을 잘 새겨야 한다.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중·러가 세계 패권을 놓고 경쟁하는 21세기 그레이트 게임(Great Game)의 장(場)이 되고 있다. 우리는 한반도가 19세기처럼 강대국들의 패권 경쟁의 장이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튼튼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북핵 문제 해결은 물론, 주변국과의 갈등을 최소화하고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국방력을 비롯한 국력과 국론 통일에 기반을 둔 전략적 사고로 주도적인 자강(自强) 외교를 펼쳐야 한다.

김덕기 제독(예)(strongleg@naver.com)은 영국 헐(Hull)대학교에서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해양안보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미국 세계인명사전(Marquis Who’s Who in the World)에 등재(2006)됨. 청와대 행정관·합참 군사협력과장·해군본부 정보화기획부장·세종대왕함 초대 함장, 합참 자문위원 등 역임. 현재 한국해양전략연구소 객원연구위원과 한국군사학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음.

  • 본지에 실린 내용은 필자 개인의 견해이며 본 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 KIMS Periscope는 매월 1일, 11일, 21일에 카카오톡 채널과 이메일로 발송됩니다.
  • KIMS Periscope는 안보, 외교 및 해양 분야의 현안 분석 및 전망을 제시합니다.
  • KIMS Periscope는 기획 원고로 발행되어 자유기고를 받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해양전략연구소에서는 카카오톡을 통해 해양안보의 현황과 쟁점, 전문적이고 시류의 변화를 반영하는 연구물을 발송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톡을 통한 정보와 지식 공유가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심 있는 분들은 가입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카톡친구 버튼

친구추가 버튼

코드스캔 버튼

QR코드 스캔

채널 버튼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