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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총서

거부전략 : 강대국 분쟁시대 미국의 국방

  • 거부전략 : 강대국 분쟁시대 미국의 국방(The Strategy of Denial)
  • 한국해양전략연구소 학술총서 시리즈 103
  • 저자 : 앨브리지 A, 콜비 (Elbridge A. Colby)
  • 역자 : 오준혁
  • 발행일 : 2023년 09월 30일
  • 정가 : 29,000원 (회원가 14,500원)

가장 좋은 미국의 국방전략은 무엇인가?
다시 말해, 미국은 어떤 목적을 갖고 싸울 준비를 갖춰야 하며, 그런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어떤 군사대비태세를 갖출 것인가? 이런 물음들은 막대한 규모의 생사여부를 결정짓기 때문에, 앞서 말한 전략의 목적의식 없이는 합리적으로 답할 수 없다.
오랫동안 이와 같은 물음들은 그리 압박되거나 날카롭지 않았다. 소련이 붕괴된 후, 미국은 가능성 있는 라이벌 국가들보다 훨씬 더 강력해져서 국익을 위해 싸우고자 하면 그 어떤 국가에 대해서도 주저 없이 상대할 수 있었다. 미국은 핵공격을 받지 않고는 모스크바나 베이징을 탈취할 수 없었을 것이지만, 그렇게 위협을 무릅쓸 이유가 없었다. 미국은 굳이 그런 위협을 감내하지 않아도 지구에서 초일류의 지위를 구가했다. NATO(북대서양 조약기구)를 위해 러시아와 싸우든, 대만이나 남중국해 혹은 일본을 위해 중국과 싸우든, 싸울 의향이 있는 그 어떤 국가에 대해 미국은 단지 압도하는 데 필요한 자원만 투입하면 되었다.
그런 세계는 이제 갔다. “일극체제”는 끝이 났다.
무엇보다도, 이것은 중국의 부상 때문이다. 나폴레옹은 중국이 부상할 때 전 세계가 흔들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중국은 일어섰으며, 계속 일어서고 있다. 그리고 전 세계는 흔들리고 있다. 19세기 이래 처음으로 미국은 의심의 여지가 없이 세계 최대의 경제력을 가졌음을 자랑할 수 없게 되었다. 그 결과로 우리는 소위 “강대국 세력경쟁great power competition”으로의 회귀를 목격하고 있다. 물리적 현실로 비유하건대, 큰 사물은 그 사물을 포함하는 체계에 대하여 가장 막대한 결과를 초래한다. 중국의 거대한 규모와 정교함sophistication은 자신의 부상이 가장 중요해질 것임을 의미한다. 앞서 현상을 기술했다면, 이제 어떻게 그 현상에 대해 대응할지가 남았다.
이 책은 이러한 현실이 미국의 국방과 국익에 대하여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설명하고자 한다. 이 집필의도는 미국인들과 미국의 국방전략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폭넓고 심도 있는 온전한 방식으로 이런 질문들에 대해 답할 수 있는 사고의 틀을 아직 갖추지 않았다는 걱정에서 비롯되었다. 물론 요즘에는 전략에 대한 저작들이 존재하며 대부분 뛰어나다. 하지만 그런 저서들은 대부분 대전략을 다룬다. 하나의 구성력 있는 사고의 틀을 통해서 자국의 대전략의 산물로서 국가의 국방전략이 무엇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명확한 지침을 제공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 사고의 틀이 없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일극체제 시대에 미국인들은 전략적 질문에 대한 결정을 내릴 때 수반한 결과에 대하여 많은 두려움이 없었다. 미국의 패권은 자국의 결정이 수반한 결과가 고통스럽지 않도록 완충할 여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렇지 않다. 국력은 분산되었고, 특히 중국을 포함한 국력을 갖춰가는 다른 국가들은 미국과 동맹이었던 국가들이 아니다. 10년 전, 미국의 국방예산은 다음 18개국의 국방예산을 모두 합한 것보다 많이 지출되었으며, 그 국가들은 대부분 동맹국이었다. 오늘날 그 격차는 줄었다. 미국의 국방예산지출은 이제 다음 7개국 국방예산의 합이며, 2위로 뛰어 올라온 중국은 지난 5년 동안 매년 10퍼센트씩 국방예산지출액을 늘리고 있다. 그리고 그 격차는 중국이 성장하면서 더 축소될 것이다.
패권구조만 변한 것이 아니다. 1990년대와 2000년대에는 세계가 평화롭고 협력적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었다. 중국과 러시아는 기존의 국제체제에 순응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최근 세계는 더 긴장감이 고조되었고, 비록 적대적이진 않더라도, 구조의 변화뿐만 아니라 공공연히 경쟁적인 태도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는 과거 특정지역에만 한정되었던 주요전쟁이 보다 가능성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어떻게 이 모든 것을 고려하여 현 위치를 파악하고 향배를 결정해야 할 것인가? 근본적인 현실은 미국이 할 수 있는 것이 구조적으로 한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제 미국은 모든 것을 한 번에 할 수 없다. 그러므로 미국은 어려운 결정들을 내려야 한다. 그리고 어려운 결정들에 대해서는 결정을 위한 사고의 틀인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 국가는 결과가 주요하지 않을 때, 타국이 자국의 운명을 결정할 때, 기존의 전략적 사고의 틀에 이미 순종하고 있을 때 의식적 전략 없이 시행착오를 거쳐 갈 수 있다. 하지만 새로 대두된 제한사항들을 고려했을 때, 미국인들은 이제 국제적 야망이나 개입을 미국인 자신의 능력과 지속하고자 하는 의지와 절충해야 한다. 이와 같은 조건에서 지적인 결정을 내리기 위해, 미국인들은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그렇지 않은지, 무엇이 국익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지, 어떻게 미국인들이 감수할 비용과 위험을 고려한 방식으로 국익을 달성할지를 판별할 기준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전략은 사고의 틀이며 장기 계획이 아니라는 점이다. 전략은 일관된 세계관에 근거하며, 선택을 하고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는 논리를 제공한다. 그 중심에는 복잡한 세계를 다루는 ‘개략화시키는 논리가’ 있으며, 이것 없이 세계를 이해하기는 혼란스러울 것이다. 전략은 그런 의미에서 세계를 설명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만든 이론들과 같아서, 최대한 간단해야 하지만 단순해서는 안 된다. 이와 같은 논리 없이는 중요성에 따라 무엇을 특별히 준비하고 관리하며 무시해야 하는지를 판별할 일관된 방식이 없을 것이다. 미국이 처한 자원이 희소한 상황에서 전략이 부재하게 되면 좌절과 재앙은 자명하다.
전략적 사고의 틀은 지난 생각과 지난 사고의 틀이 현실과 점점 격차가 일어나는 오늘날과 같은 전환기에 특별히 필요하다. 일부 지도자 및 지식인들을 위시한 탈냉전 세대는 일부 미국인들 및 내재한 현실과 괴리감을 낳고 있으며, 그들은 대중에게 미국이 국제무대에서 할 수 있는 것과 해야 할 것을 크게 과장하고 있다. 이는 수많은 우려스러운 결과를 가져왔다. 또한, 국제분야에 대한 다수의 대표 사상가들은 이와 같이 상황을 인식하여, 이제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변했다고 믿는 다수의 미국인과 반대로, 마치 국가에 희망을 심으면 미국은 다시 일극체제로 돌아가게 만들 수 있다고 본다. 동시에, 미국을 다시 수세적 태세로 전환하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추구했던 것보다 훨씬 더 소극적인 외교정책을 채택해야 한다는 주장이 특히 학계에서 잔존한다.
이 책의 목표는 미국인들이 어떻게 이 새로운 현실에 대처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들이 현실적이고 정당하게 감내할 수 있을 만큼의 위험과 비용 수준으로 해외에 미치는 중대한 국익을 추구하고 보호할지를 기술하는 데 있다. 특히, 미국인들이 중차대한 국익을 위한 전쟁을 어떻게 준비하고 타당한 방법으로 수행할 것인지에 관심이 있다. 이 책은 국방전략 저서이다. 이 책은 대전략에 기반해 있으나, 그 주안점은 군사전략에 맞춰져 있다. 전쟁은 단순히 또 다른 인간활동의 영역이 아니다. 여기에서는 군사문제가 가진 중요한 면모가 결정적인 성격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군사문제는 포괄적이지 않으며, 만약 국방전략이 제대로 할 일을 하면 군사문제는 주요사안으로 불거지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전략의 성공을 바로 이와 같은 결과로 정의한다. 전쟁위협이 불거지지 않은 상태가 그것이다. 하지만 이런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전쟁에 대한 명확하고 심도 있는 집중을 필요로 한다. 여기에서 독자들은 중국과 경제적으로 어떻게 경쟁해야 하는지, 어떻게 국제기구들이 개선되어야 할지 혹은 국제정치의 그 어떤 다른 문제에 대한 논의를 접하지 못할 것이다. 이는 이런 중요한 문제들을 중요하지 않게 여기기 때문이 아니며, 만약 미국인들이 제대로 된 국방전략을 갖추지 못한다면 다른 고려사항과 국익은 우선순위의 뒷좌석에 앉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 전략을 규명하는 것이 이 책의 과업이다.
비록 이 책은 전쟁에 대한 책이지만, 왜 전쟁이 일어나는지, 무슨 목적으로 전쟁이 수행되어야 하는지, 어떻게 전쟁은 수행되어야 하는지를 다루는 이 모든 것은 평화를 수호하기 위함이며, 올바른 평화를 위함이다. 하지만 미국인들의 안보, 자유 그리고 번영과 양립할 수 있는 올바른 평화는 자생적으로 생겨나지 않는다. 성취해야 한다. 이 책은 올바른 평화가 당연하게 여겨지지 못하는 시대에 감수할 수 있는 비용과 위험의 수준에서 어떻게 미국인들이 그와 같은 평화를 성취할 것인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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