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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114호

동남아에서 보는 ‘인도-태평양 구상’ (QUAD)

― 싱가포르 현지에서

서강대학교 동아연구소
교수

이 선 진

동남아의 중심지이자 관문이라 할 수 있는 싱가포르에 올해 초 도착하여 약 한달 간 학술여행을 즐기고 있다. 동아시아 정세 주제의 학술회의에도 참석하고, 올해의 정세전망에 관한 많은 글들도 접하고 있다. 싱가포르가 동남아 지역의 싱크탱크 라는 명성에 걸맞게, 그리고 특히 싱가포르가 올 2018년도 아세안(ASEAN) 의장국인 탓인지 깊이 있는 분석들이 많이 쏟아지고 있다. 금년 동남아 지역의 최대 관심사항은 역시 미국•중국의 움직임이다. 이와 관련, 한반도 상황의 동향과 미국•일본•호주•인도가 참가하는 ‘인도-태평양 구상’ (이른바 QUAD-Quadrilateral Formation)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곳의 시각에서 보면 세계 전략 경쟁에서 한반도 문제가 미중 관계를 측정 할 수 있는 단기 바로미터라면, QUAD는 장기 바로미터로 간주하는 것 같다. 지리적으로 동북아에서 인도양까지, 단기와 장기를 한꺼번에 시야에 넣고 장래를 대비하는 동남아 사람들이다.
  QUAD 구상은 10년 전 2007년 일본이 제의하였으나 호주가 빠져나가면서 바로 추동력을 잃었다. 그러나 작년 10월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QUAD 구상을 제시하고 그 다음 달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 중 언급하면서 재부상하였다. 필리핀 동아시아정상회의(EAS) 계기에 미국•일본•호주•인도 실무급 대표가 회동하기도 하였다. 이 구상을 두고 틸러슨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 언급 사이의 초점(focus)이 다르고, 미국 정부가 아직 정책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틸러슨의 10월 연설문은 다음과 같은 주요 골격을 담고 있다.
  첫째, 지역적으로 인도양 전체와 서태평양(Western Pacific)이라고 적시하고 있다.
  둘째, 추진 목표로 공동 번영•지역안정/평화•민주화를 언급하고 있다.
  셋째, 인도와 중국을 극명하게 비교하고 있다. 가장 주목되는 부분이다. 미국과 인도는 ‘법치•자유항해•보편적 가치(universal value)•자유 무역’이라는 공통의 가치를 공유한 국가로 평하였다. 반면, 중국은 국제사회의 책임을 회피하고 국제법과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경시하며 남중국해와 주변국의 이해를 침해하는 국가로 평가하였다. 최근 한국과 대만에 대한 중국의 행태를 염두에 둔 표현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가 지난 해 12월 발간한 ‘국가안보전략서’(NSS)도 틸러슨과 같은 용어를 쓰고 있다. 또한 싱가포르 학술회의에 참석한 마이클 그린 前 미 백악관 NSC 아시아담당 보좌관도 중국이 세계대국으로 성장하고 해양 전략을 추진하면서도 국제적 책임을 다하지 않고, 대내적으로 권위적 정부 하에서 불투명하고 중상주의 정책을 취하는 ‘수정주의자’(revisionist) 행태를 보이고 있어 이를 더 이상 방치하기 힘들다고 보고 QUAD를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틸러슨 연설은 중국에 대해 강한 불만을 담고 있다. 반면 대통령인 트럼프는 주로 무역을 중심으로 QUAD를 언급하였고, 취임 후 트럼프의 중국에 대한 유연한 태도에 비추어 경제•무역관련 내용이 어느 정도 포함될 지가 관심사항이다. 또한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 호주 내에서도 QUAD 참가에 비판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앞으로 미국 정부 내 의견 조율, 4개국 사이 이해 조정, 다른 나라(예를 들면, 한국• 아세안 국가)의 추가 참여 등 많은 논의가 불가피해 보인다. 어쨌든 QUAD 초기 구상에 제기되었던 2007년과 달리 미국이 중국의 행태를 더 이상 방관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 주도하고 있는 만큼 이번 QUAD는 외교수사로 끝나지 않고 트럼프 이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편 우리 국내사정을 보면, 트럼프의 한국 방문 이후 QUAD와 관련한 우리 정부와 언론 사이의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는 남보다 앞서 나갈 필요는 없다. 그러나 QUAD 추진에 따라 한국 외교의 패러다임 전환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북한 핵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또한 미중 경쟁이 인도양으로 까지 확대되고 해양 전략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이 지역 국가들을 상대로 세력 불리기 경쟁을 하면 한국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문제도 제기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무엇보다도 한국 외교가 더 이상 ‘동북아’에만 안주하기 힘든 세상이 오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이선진 대사(sunjinlee@hotmail.com)는 33년 이상 봉직한 직업외교관 출신으로서 외교부 외교정책실장 · 주 상하이 총영사 · 주 인도네시아 대사 등을 역임하고 현재 동남아지역문제를 집중 연구하면서 서강대 동아연구소 특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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