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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170호

GSOMIA 종료의 의미와 영향

― 한•일 군사비밀 정보보호협정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류 지 현

기존 3각협력 연결고리 상실로 한•미동맹에도 영향 가능
對北 정보수집 다양성 및 획득속도 저하 극복 과제 던져

  한국정부는 지난 8월 22일 ‘한·일 군사비밀 정보보호 협정’(GSOMIA: General Security of Military Information Agreement, 이하 GSOMIA)을 연장하지 않고 종료하기로 결정하고, 다음날인 8월 23일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를 서울 외교부 청사로 초치해 협정 파기 결정의사를 공식 전달했다. 이로써 한국과 일본이 협정과 관련해 재협상에 나서지 않는다면 협정의 효력은 올 11월 22일 밤 12시를 기준으로 종료된다. 이 협정은 1989년 한국이 먼저 일본에 제안하였고, 2012년 체결직전에 절차상 문제가   생겨 연기되었으며 이후 2014년 ‘한·미·일 3국 정보공유 약정’(TISA)을 통해서 북한의 위협과 관련하여 일본의 정보가 유용하고 가치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국내에서 정치적 논란이 있었으나 2016년 11월 23일 GSOMIA를 체결하였다. 그러나 금번 조치로 인해 이 협정은 3년만에 종료하게 되는 것이다.

  GSOMIA는 총 21개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협정의 목적은 군사비밀 정보보호 보장에 두고, 주요내용은 교환할 비밀의 등급과 제공방법·정보보호 원칙·정보교환 및 공개방식을 포함하여 협정 발효 및 소멸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협정에 따르면 국가안보에 치명적인 위협인 Ⅰ급 비밀을 제외한 Ⅱ급비밀 이하의 군사비밀만 일본과 교환한다. 그리고 비밀의 전달 방법과 보관 및 관리방법 등을 언급하고 있으며 마지막 21조에는 협정의 유효기간과 종료에 대한 규정으로 협정의 유효기간은 1년이며 협정 종료를 원하면 종료 90일전 이전에 외교경로를 통해 상대국에 서면 통보해야 한다. 이러한 조치가 없으면 협정은 자동으로 1년씩 연장된다. 따라서 협정 종료일 90일전(즉, 8월 24일)의 하루 전(8월 23일)에 한국정부가 주한 일본대사에게 협정종료의사가 담긴 공식공문을 전달하였으므로 이 협정은 더 이상 자동연장 되지 않고 효력을 상실하게 된다.

  한·일간 GSOMIA 체결 이후  3년간 총 29건의 정보( 2016년 1건, 2017년 19건, 2018년 2건, 2019년 7건)를 교환했으며 특히 올해 들어 북한의 발사체 무력시위 중에 한차례(5월 14일)만 제외하고 이 협정을 통해 한·일간에 북한의 발사체 관련정보를 교환했다. 지금까지 한국과 GSOMIA를 체결한 국가는 미국·러시아·베트남 등을 포함 36개국이었으나 이번 일본과 협정 종료가 됨으로써 35개국이 되었다. 한편 추가적으로 태국 • 중국 •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8개국과는 군사비밀 정보보호협정 체결을 논의 중이다.

  앞으로 한·일간 GSOMIA 종료 이후 예상되는 영향은 크게 두가지로 군사정보 측면과 국제관계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군사정보 측면에서 대북군사감시 전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8월 21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과거 핵실험을 했을 경우 등 우리가 파악하지 못한 정보를 받은 적도 있다”며 “하나하나를 갖고 우리가 유리하다, 저쪽이 유리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맞지 않다. 그러나 GSOMIA협정은 전략적 가치는 있다”고 답변한 것에서도 일본의 정보력을 엿볼 수 있다. 실제 한국정부가 8월 23일 GSOMIA 종료 의사를 공식공문으로 일본에 전달한 뒤에도 8월 25일 북한이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합동참모본부는 일본과 관련 정보를 공유하였다.

  일본의 정찰자산은 저궤도 적외선 영상(ISR) 위성 8기(매 20분 마다 한반도 상공 走査—스캔)로 1,000 km밖의 탄도 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는 레이더 탑재 이지스함 6척, 탐지거리 1,000 km 이상인 지상레이더 4기, 공중조기경보기 30대와 P-1과 P-3 등 해상초계기 70여대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일본의 신호정보 수집능력은 미국에 버금가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일본 전역에 19개 통신감청소를 운용하며, 그 중 시마네 현에 위치한 북한 전담 미호(美保) 통신소는 일본내 최대 통신 감청기지로서 상주인원이 300명으로 무선 감청거리가 5,000km로 암호화 통신해독 기능이 뛰어나고 다양한 정보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지적한대로 GSOMIA 체결 이후 일본과 직접 교환한 정보는 총 29건으로 이중에는 한국이 일본으로부터 북한의 핵·미사일 관련한 동향 및 분석정보를 받아왔다. 그러나 GSOMIA 종료 이후에는 일본이 직접 만들거나 관여한 북한관련 정보는 미국을 거쳐야 한다. 그마저도 일본이 동의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다. 국방부는 GSOMIA가 종료되더라도 TISA가 있기 때문에 정보공백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미국을 거쳐야 하는 TISA로서는 분명한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정보 중에는 일본이 자체 제작하거나 관여한 것이 적지 않으므로 GSOMIA가 종료되면 미국은 이 같은 정보를 제외한 체 미국이 자체적으로 생산한 정보만 제공할 수 있다. 일본이 정보출처인 정보를 공유 받으려면 일본의 동의를 얻어야 하지만 한국이 GSOMIA 연장을 거부한 상황에서 일본이 동의해줄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낮다. 또한 TISA는 2014년 12월 체결되었지만 일본이 생산하거나 관여한 대북정보는 미국을 경유해야 하므로 한·미·일간 정보공유에 있어 효율성과 신속성이 떨어지고 제한될 수 있다. 또한 GSOMIA와 TISA모두 2급 비밀까지 공유가 가능하지만 TISA는 북한 핵·미사일 관련 정보로만 한정되어 있고, GSOMIA는 이보다 좀더 넓은 정보를 교환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GSOMIA 종료 이후 대북정보 수집원의 다양성과 관련정보의 획득 속도가 떨어지고 군사정보의 폭이 좁아질 수 있는 가능성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국제관계 측면에서 모든 양자 관계와 우리에게 중요한 외교현안은 따로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맞물려 돌아간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일 갈등 문제는 한·미 동맹문제, 한·중 관계 및 비핵화와 평화정착 문제 등과도 맞물려 있다. 현재 세계정치의 가장 중요한 흐름은 미·중 경쟁의 심화라고 볼 수 있는데 미·중 경쟁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이 우리나라이다. 미국은 우리의 동맹이고 중국은 경제적으로 깊은 이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일관계의 변화는 미·중간의 갈등 관계속에서 우리의 전략적 입지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GSOMIA는 지금까지 한·미·일 삼각안보협력체제의 상징성에 의미있게 작용해왔다. 이러한 가운데 GSOMIA 종료는 한·미·일 3각협력의 연결고리 하나가 끊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정부가 GSOMIA 종료 결정 이후 미국정부가 이례적으로 ‘실망했다’(disappointed)고 반응하였고  특히 전 한미연합 사령관을 지낸 빈센트 브룩스 장군은 지난 8월 23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서 “70년간 역내 번영과 안정을 이끈 한·미·일 3각 공조체제가 더 큰 위험에 직면했다”며 “향후 북한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가 동맹의 해체를 더 적극 공략할 수 있는 빌미를 줬다”고 했다. 이처럼 국내외 외교전문가들은 한·미동맹의 관계 변화에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한·미·일 관계 변화 속에서 일본에게는 미·일 동맹 강화를 기반으로 하여 군사 대국화에 더욱 날개를 달아줄 수 있는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냉정한 국제정치의 현실 속에서 한국의 전략적 입지를 강화하고 우리가 꿈꾸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 등을 우리 힘만으로 달성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만,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는 것은 최근의 북한의 행태를 보아도 잘 알 수 있다. 결국 북한을 움직여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또한 미국을 움직여야만 되는 것이 우리의 상황임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GSOMIA 종료 이후 대북정보 수집원의 다양성과 획득속도가 제한되고 군사정보 공유의 폭이 좁아질 수 있는 가능성에 대비하여 ‘우리 군의 정보획득능력을 어떻게 복구하고 발전시켜야 할 것인가’가 더욱 중요할 것이다. 또한 정부차원에서는 엄중한 국제관계 속에서 우리의 전략적 입지를 강화하고 안보태세가 흔들리지 않도록 격상된 한미동맹의 굳건한 유지와 발전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와 병행하여 자체 안보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독자적인 정찰위성 등 전략자산을 확충하고 GSOMIA와 함께 작동돼 온 TISA를 우선적으로 적극 활용하고, 차후 TISA 내용과 절차 등의 개정을 통해 동맹국간에 정보공유의 신속성과 정보의 폭을 확대하는 실효성을 더욱 증대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류지현 선임연구위원(shallwe7788@naver.com)은 해군사관학교 및 동국대학교 행정대학원 졸업 후 주일본 한국대사관 해군무관과 국방무관을 역임했으며 제독으로 전역 후에도 다수의 글을 국내외 저널에 기고하는 등 군사외교 및 교류 분야 등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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