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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171호

‘스마트 국방혁신’의 과제

― 핵심 기반구조 구축이 우선이다.

KAIST
초빙교수

정호섭

제한된 예산 범위 내에서 ‘선택과 집중’ 접근 바람직
다양한 노력과 함께 AI중심 핵심기반체계 구축 중요

  이 시대의 최대 화두 중 하나는 4차 산업혁명이다.  한국도 이에 기반한 국방 기술혁신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먼저 국방부는 ‘스마트 국방혁신’이라는 구호 아래 지능화 • 초연결성 • 융합성을 지향하고 있다. 육군은 warrior platform, dronebots과 Army Tiger 4.0, 지능정보센터 등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한편, 해군은 ‘Smart Navy’로 창군 100주년인 2045년에 ‘해양강국 • 대양해군’을 완성하겠다고 선언했다. 공군도 4차 산업혁명 기술에 기반한 우주항공력을 건설하려고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 우리 군의 국방혁신 노력은 투자재원과 홍보에 비해 가시적 성과가 상당히 미흡한 편이다. 여기에는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혁신성과를 내는데 필요한 핵심기반체계가 없이 각 군별로 여전히 플랫폼 중심(platform-centric)의 혁신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핵심기반체계는 아직 ‘개념연구 중’이다. 튼튼한 기초공사 없이 집을 짓고 있는 격이다. 따라서 근본적인 문제— 즉, 먼저 핵심기반체계를 구축해야 혁신성과를 낼 수 있다.

  먼저, 왜 우리는 스마트 국방혁신을 추진해야 할까? 한마디로 살아남기 위해서다. 어제의 무기 • 장비로 앞으로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 또 혁신하지 않을 경우, 우리 군은 존재감 없는 군대로 전락한다. 국방혁신은 미래전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살아남기 위해 지금 당장 추진해야 할 시대적 필수이다. 따라서 국방혁신을 하려면 앞으로 ‘어떻게 싸울 것인가’— 즉, ‘how to fight’가 먼저 정립되어야 한다. 우리가 상대해야 할 가장 심각한 안보위협을 특정하고 이와 관련된 작전문제를 명확하게 정의한 후, 이들을 해결하기 위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혁신과학 • 기술장점을 어떻게 적용하고 제한된 예산범위 내에서 어떤 분야를 선택 • 집중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많은 이들은 4차 산업혁명 기술발전으로 인해 소수의, 대형/고가(高價), 다수의 병력으로 구성된 플랫폼은 미래전장에서 생존이 불가할 것이라고 예단하고 있다. 앞으로 다수의, 소형, 저렴하고, 소모 가능한, 또 고도의 자율적 무인체계로 구성된 군대가 요구된다는 의미이다. 항공기뿐만 아니라 차량 • 함정 • 잠수함 모두 무인화될 것이며 sensor-to-shooter 주기(cycle)의 모든 기능을 로봇이 수행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앞으로 알고리즘과 AI를 장착한 로봇— 즉, 군집로봇(swarming robots)이 ‘게임 체인저’(game-changer)로서 전쟁에서의 승패를 결정한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이들 게임 체인저의 핵심기반체계는 무엇일까? 먼저 AI이다. 흔히 AI는 핵무기보다 더 위험하다고 말한다. 러시아 푸틴대통령은 AI를 정복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2030년까지 AI분야 세계 선두주자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도 이에 뒤질세라 절치부심하고 있다. AI는 빅 데이터 기반의 결심수립, 알고리즘을 통한 기계학습으로 표현되며 4차 산업혁명의 원유이자 탄약인 ‘양질(良質)의, 가치있는 데이터’에 의존한다. 데이터의 저장 • 관리 • 분석 • 공유 • 융합을 위해서는 디지털 기반체계— 즉, 클라우드(cloud) 컴퓨팅 환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러한 환경에서만 데이터의 양(量)도 늘어나고 빅 데이터도 구축된다. 이 때문에 AI 기술 활용을 위한 디지털 기반체계 구축 경쟁은 국가 간의 생사가 달린 전투로 인식되고 있다.

  미 국방성은 이러한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100억불짜리 JEDI (Joint Enterprise Defense Infrastructure) 사업계약을 발주했다. 이를 통해 데이터 저장 • 영상분석 • 감청전화의 통역까지 가능한 체계가 구축된다. 또 미 국방성은 Joint AI Center를 창설했으며 미 의회도 AI 관련 법안을 입법(2019 국방수권법안)하여 세계최고의 AI 능력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프랑스 국방부도 군내 다양한 data base에의 접근을 위한 조직을 신설하였다.

  그런데 우리 군은 AI 기술 활용을 위한 국방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 구축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통상 데이터규모는 14.4개월마다 두 배로 증가한다고 한다. 그러나 디지털기반 데이터 관리체계가 없으면 아무리 시간이 경과해도 데이터가 늘어날 수가 없다. 또 우리 군은 각 군간, 또 부서간 stove-piping현상으로 데이터의 저장, 관리, 융합·공유 등이 곤란한 실정이다. 또 근본적으로 우리 군에는 가장 중요한 문제인 ‘어떤 데이터를, 어디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즉, 데이터 전략과 데이터 거버넌스(governance)가 아직도 확립되어 있지 않다. 그러다보니 사물인터넷(IoT) 활용을 위한 데이터 표준화 노력도 부재하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아무리 시간이 경과해도 빅 데이터를 키우고 활용할 수 없다.

  따라서 디지털 coding 기술로 다양한 데이터를 단순, 표준화하고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 내에서 전장·전술 빅 데이터로 저장 • 분석 • 공유 • 융합 및 통합 관리하는 디지털 기반체계를 구축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ICT 기술은 산재하여 이미 누구에게나 가용하지만, 누구든 그 기술을 실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빠르게 전력화하는 쪽이 전쟁에서 승리한다.

  다음은 게임 체인저의 두 번째 요소— 즉, 로봇과 관련된 핵심기반체계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로봇과 네트워크는 공생(symbiotic)의 관계— 즉. 서로 뗄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미래전에서 공중, 지상·수상, 수중로봇은 교차 전장영역(cross-domain) 네트워크 중심작전환경(NCOE) 속에 초연결되어 ‘sensor-to- shooter’ 주기 내 ISR • 전장관리 C3 • 통신중계 • 무장(weapon) 노드(nodes)로서 기능하면서 실시간 네트워크 중심작전(NCW: network-centric warfare)을 구현한다. 즉, 로봇 체계는 네트워크가 없으면 효과적으로 기능하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오늘날 전쟁양상은 과거의 플랫폼 중심작전에서 네트워크 중심작전(NCW)으로 변화되었다. NCW의 바탕— 즉, NCOE 속에서 군에서 사용하는 전력체계도 위성 • 항공기 • 함정 • 차량 • 로봇 • 전투원 등 플랫폼 종류에는 상관하지 않고(platform-agnostic), 이들 플랫폼이 수행하는 임무에 맞게 신축적으로 탑재되는 미사일 • ISR 센서 • 전자전 • 통신 중계 • 기뢰전 장비 등 ‘탑재물 중심’(payload-centric)으로 발전하고 있다. 즉, 현대전 양상은 육·해·공·우주·사이버 등 모든 전장영역에 걸쳐 분산된 각종 유·무인 플랫폼이 합동전장 네트워크로 초연결되어 표준화된 운용환경에서 메타 데이터를 공유하며 실시간 ‘sensor-to-shooter’ 주기를 구현하는 것이다. 이것이 kill-chain이다.

  그런데 우리 군은 극히 제한적인 합동네트워크를 운용하고 있으며 군별 상이한(stove-piped), 비표준화된 네트워크 운용환경 속에서 ‘sensor-to-shooter’ 주기 內 개별 플랫폼과 데이터를 다시 통합해야 하므로 실시간 NCW 및 kill-chain이 원천적으로 제한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초연결된 로봇이 효과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 핵심기반체계인 합동통신 아키텍쳐(architecture)가 구축되어 있지 않다는 의미이다. 합동기반 NCOE를 구축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스마트 국방혁신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려면 아무리 어렵고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를 구축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우리 군이 추진하고 있는 국방기술혁신 방향은 타당하나 핵심기반체계가 없는 가운데 군별로 추진되는 플랫폼 중심의 혁신이 오히려 나중에 체계통합이나 초연결을 저해하는 방해요소— 즉, 또 다른 기존체계(legacy systems)가 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결국, 각 군의 다양한 혁신노력도 중요하지만 국방혁신을 위한 핵심기반체계의 설계 및 구축이 더 시급하다. 즉, 국방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구축과 합동 AI 센터의 설치, 그리고 모든 유·무인 플랫폼과 시스템의 통합을 위한 합동 네트워크 환경 구축을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 이것이 선행되어야 초지능 • 초연결 • 초융합이라는 스마트 국방혁신이 가능하다. 그렇지 않으면 사상누각이 된다.

제31대 해군참모총장을 역임한 정호섭 제독(jhs-90012@naver.com)은 영국 랭커스터대학에서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KAIST(문술미래전략대학원)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 연구분야는 아·태지역 해양안보•미·일 안보관계•군사전략·정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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