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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195호

비전통적 안보로의 회귀 : 코로나19가 한국해군에 주는 함의

비전통안보의 위협과 위기관리

*금번 페리스코프 195호는 ‘코로나-19 대처와 위기 대응의 허(虛)와 실(實)’ 과 ‘비전통적 안보로의 회귀 : 코로나19가 한국해군에 주는 함의’ 가 동시에 발행됩니다.

해군 미래혁신연구단
전략개념 연구담당

유지훈

비전통적 안보로의 회귀 : 코로나19가 한국해군에 주는 함의
– 비전통적 안보위협 대응을 위한 한국해군의 역할 확대 방안 –

코로나 사태로 인한 사회적 비용의 증가추세가 가파르다. 전염속도, 치사율, 경제적 불안정성과 그로 인해 파생되고 있는 사회적 혼란과 공포감의 확산 속도와 규모는 지난시간 인류가 경험해온 여러 전염병들을 초월하기에 충분하다. 그동안 익숙해져 있던 일상적인 생각과 행동의 틀, 삶의 방식마저 바꾸고 있다. 예수탄생 원년(元年)을 기점으로 예수탄생 이전(BC:Before Christ)과 이후(AD:Anno Domini)로 나눠졌던 인류역사의 시기구분이 코로나 사태를 기점으로 코로나 이전(BC:Before Corona)과 이후(AD:After Disease)로 바뀔 수 있다는 자조 섞인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전세계가 코로나 사태 이후(Post-corona) 변화될 새로운 국제질서에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의 본질과 의미 그리고 향후 전개양상과 결과를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인류가 자주 경험해보지 못한 유형의 위협으로 국가이익과 연계된 정책 우선순위에서 등한시된 측면도 있다. 역사적 경험은 위기의 원인과 결과에 유용한 교훈을 제공한다. 이번 코로나 사태가 향후 도래될 수 있는 유사한 위협을 예측하고 효과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유용한 시사점 도출의 기회가 되어야 한다.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원론적 이해와 공감대 수준에 머물렀던 비전통적 안보위협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안보개념은 시대적 상황을 반영한다. 시대적 상황과 맞물려 새롭게 발현하고 진화되는 위협요인들이 안보의 범주에 포함되어 지속적으로 재정립되고 확장되어 왔다. 탈냉전 이후 국가간 직접적인 대규모 군사적 충돌의 가능성은 낮아진 반면 테러, 국제범죄, 기후변화, 전염병 등과 같은 요인들이 모든 국가와 개인의 안전에 위해를 줄 수 있는 주요 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비전통적 안보이슈들이 안보의 개념에 포함되었다. 비전통적 안보위협과 전통적 안보위협 모두 공통적으로 국가 및 개인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다는 점은 다르지 않다. 그러나, 비전통적 안보위협은 전통적 안보위협에 비해 국가의 지리적 한계를 뛰어넘는 초국가적 성격이 강하다. 특정 국가와 개인에게 국한되기 보다는 모든 국가와 개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공동의 문제로서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서는 상호연대와 협력이 필수적이다.

코로나 사태에 대한 한국의 대응이 국제사회에서 성공적인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투명하고 신속한 정보공유, 최고수준의 의료체계, 창의적인 진단 및 방역 조치, 사회전반의 자발적 참여를 가능케 한 선진 시민의식 등 성숙된 민주국가로서의 위상을 국제사회에 각인시키고 있다. 한국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가 이미지 및 위상제고를 위해 비전통적 안보분야에서의 역할확대 및 기여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우리 정부는 동북아 및 세계평화 번영에 기여할 수 있는 국제사회의 역량있는 중견국가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모색해 오고 있으며,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가와의 협력외교 강화방안의 일환으로 대규모 자연재난, 감염병, 마약, 난민 문제 등 초국가적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외교정책 목표달성을 위한 구체적 수단에 대한 논의는 활발히 진행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

해군력은 국가의 외교정책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효과적인 국가전략 수단이다. 다양한 지역 및 국제문제에 가장 신속하게 대응하고 국제평화유지 및 인도주의적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국가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는 최적의 수단이다. 한국 해군은 우방 및 동맹국들과 대태러·해적, 재난재해 및 재외국민 보호, 국제해상교통로 보호 등 다양한 초국가적 위협 대응 활동에 참여하여 역내 안정과 평화유지에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전투함에 의존한 전력운용으로 인해 활동범위와 역할이 제한되는 측면이 있다. 전투함에 의존한 역할확대는 전투함이 내포하는 무력(시위)의 상징성으로 인해 비록 초국가적 위협대응을 목적으로 한 선의의 일반적인 군함활동이라 하더라도 주변국들에게 일정수준의 위협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따라서, 주변국의 우려를 감소시키고 국제사회의 지지속에 더욱 광범위한 인도주의적 차원의 초국가적 안보위협 대응 활동에 참여하기 위한 새로운 수단의 확보가 필요하다.

역할확대를 위한 새로운 수단으로 해군 병원선의 확보를 고려해 볼 수 있다. 군 병원선의 운용은 순수 인도주의적 차원의 기여 및 협력의지를 과시함으로써 주변국과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한국의 역할확대에 대한 긍정정인 반응을 촉진시킬 수 있다. 기동성을 바탕으로 전평시 긴급 현장의료지원을 목적으로 운용되는 군 병원선은 국내외 재난 발생 시 인도주의적 구호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군 병원선을 운용하고 있는 미국의 사례는 유용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미 해군은 국내외의 재난상황 지원을 위해 약 7만톤급 규모의 병원선 두 척을 운용하고 있다.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도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바이러스 확진자수의 급속한 증가에 따른 육상 의료시설의 부족사태가 발생하자 미 정부는 군 병원선을 동서해안에 급파해 바이러스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육상 병원의 일반병상 부담을 덜고 확진자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위탁병원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과거 9.11테러 사건 및 아이티 대지진 참사시 의료 및 구호 지원활동을 수행하는 등 국내외의 다양한 재난구호 활동에 참가함으로써 초 국가적 위협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큰 기여를 해오고 있다.

미국의 사례처럼 한국도 군병원선 확보를 통해 코로나 사태와 같은 초국가적 재난 상황 발생 시 큰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반도라는 지리적 특성상 전염병의 조기통제 및 차단 실패는 전염병의 전국적 확산을 촉진시켜 국민들의 심리적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사회적 혼란을 야기시킬 수 있다. 전염병의 확산 방지를 위한 물리적 거리두기의 실효성이 입증되면서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육상과 물리적으로 격리된 해상에서의 조기진단 및 확진자에 대한 격리치료 등의 선제적 방역활동은 감염병의 차단 및 전파 속도를 늦추는데 기여할 수 있다. 지역 및 국제재난 구호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열약한 의료환경에 처해있는 동남아 국가들에 대한 구호 및 의료지원 활동을 통해 역내 신뢰 구축 및 역내 안정과 평화를 선도하는 국가로서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신남방 정책과 연계하여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한미동맹의 결속력(alliance cohesion)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동맹국들에 대한 역할분담을 강조하고 있는 미국의 외교안보 정책 기조 변화는 한국에게 큰 외교적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한미동맹 약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미동맹의 결속력 강화를 위한 동맹기여 차원에서 한국의 역할 확대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동맹의 결속력 강화는 동맹국간 공동의 전략적 가치와 목표를 공유하고 상대국이 이러한 공동의 목표와 가치를 추구할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신뢰가 선행될 때 가능하다. 상호 대립되는 전략적 이해관계의 간극을 좁히고 서로 상생하기 위한 노력과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

동북아 지역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재해재난 등에 대한 한국 군 병원선의 인도주의적 구호활동은 미국의 역할공백에 따라 점증되고 있는 역내 불안정 요소를 줄일 수 있다. 이러한 한국의 노력은 미국이 추진중인 인도-태평양 전략의 틀 속에서 동맹국과의 연대(solidarity)강화를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적 관리를 추구하는 미국의 전략적 이해관계를 충족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역내 초국가적 위협에 대한 한미간 연합방위력 증강으로 귀결되어 역내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한미동맹의 긍정적 기능을 제고시킬 수 있다.

바이러스가 변이와 진화의 과정을 통해 인류의 역사와 함께 공존해 왔듯이, 다양한 유형의 비전통적 위협요인들이 지속적으로 발현하고 진화할 것이다.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한국은 국제사회의 신뢰받는 중견국가로서의 능력과 역할을 인정받고 있다. 지역 및 국제사회에서의 더욱 적극적인 역할확대를 통해 국가위상을 제고할 수 있는 호기이다. 국가위상 제고의 외교정책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은 해군력이다. 한국 해군이 ‘대양해군’달성을 위해 추진 중인 ‘스마트 해군’ 건설 계획도 변화하는 시대적 상황에 대한 예측을 바탕으로 향후 발생 가능한 비전통적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국가적 노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맥락이다.

유지훈 소령(yjhnavy3@daum.net)은 해군사관학교(54기) 졸업 후 미국 해군대학원에서 안전보장학 석사 취득 후 미국 시라큐스 대학에서 정치학 박사(국제관계, 외교안보정책)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안보연구기관 INSCT에서 한국군 최초로 국가안보 및 대테러 전문가 자격증을 취득하였으며, 외교안보분야 연구에 기여한 공로로 2018 Who’s Who 세계 인명사전에 등재되었다. 현재 본부 미래혁신연구단에서 전략개념연구담당 직책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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