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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21호

해양법 시각에서 본 남중국해 인공 도서매립과 항행문제

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 수

김 현 수

최근 중국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Spratly) 제도에서 인공 도서매립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10월 27일 미국 구축함 라센함(USS Lassen)이 인공도서 주변 12해리 이내로 진입하자 미·중간 긴장이 극대화되어 결국은 중국 해군이 미 군함을 추적하여 경고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이처럼 최근 중국이 남중국해 특히 남사군도 일부 해양 지형물들에 대하여 인공도서를 건설하고 그 주변수역을 영해화하여 타국 선박의 통항을 규제하려고 함에 따라 국제적으로 커다란 논란이 야기되고 있다. 이에 중국 정부의 최근 남사군도 인공도서 건설에 따른 통항규제 문제를 관련 국제법 및 국가관행 등에 기초하여 분석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군사적 방어 필요성 및 민간수요 등을 내세워 그동안 스프래틀리 제도의 피어리 크로스 암초(중국명 융수자오-永暑礁), 존슨 암초(필리핀명 마비니 산호초, 중국명 츠과자오-赤瓜礁) 등에서 군사시설용 부지 확장, 활주로 건설 공사 등을 진행하여 왔다. 이는 결과적으로 주변국가 특히 영유권 분쟁 국가와의 심각한 외교적 마찰은 물론 군사적 충돌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중국의 인공도서 건설을 강력하게 비난해온 미국과는 통항 문제, 필리핀과는 도서 영유권 및 관할권 문제 등으로 주변 국가로부터의 강한 반발을 야기해왔다.

  국제법―특히 해양에 관한 총체적인 규범인 유엔해양법협약(UNCLOS)에 따르면 연안국은 자국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에서 필요한 시설물을 건설하고 이에 관한 운영 및 사용을 배타적으로 하게 되며(제60조 제1항), 타국이 연안국의 EEZ 내에서 인공도서를 건설할 경우 연안국의 허가를 얻어야만 그 건설 및 운용이 가능하다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물론 이렇게 건설된 인공도서라 할지라도 이들은 국제법상 육지영토(land territory)나 도서(island) 또는 암석(rock)과 같은 법적 지위를 갖는 것은 아니며, 다만 연안국은 인공도서 주변 500미터를 안전수역으로 설정하여 이러한 시설물의 안전 보장과 통항선박의 안전 등을 배려하게 하는 정도의 법적 지위만을 향유할 뿐이다(제60조 제5 및 6항). 따라서 인공도서 주변 500미터 밖의 수역은 결과적으로 해당 건설국의 영해가 아닌 공해 또는 EEZ가 되므로 유엔해양법협약상 모든 국가의 선박은 이러한 인공도서 주변수역에서 방해받지 아니하는 항행의 자유를 향유하게 된다(제58조 및 87조).

  또한 해양법상 모든 국가의 선박은 연안국의 영해 내에서조차 연안국의 평화, 공공질서 또는 안전을 해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무해통항권(right of innocent passage)을 행사할 수 있음을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다(제19조). 즉, 통항 선박이 상기에 해당하는 행위만 하지 않는다면 모든 국가의 선박이 연안국의 영해 내에서조차 자유롭게 통항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인공도서는 국제법상 그 법적 지위 특히 통항에 관하여는 연안국이 설정한 500미터 주변의 안전수역에 대한 준수 이외에는 아무런 법적 권리행사도 할 수 없는 수역이다. 이는 모든 국가의 선박이 인공도서 주변 안전수역 밖에서 법적으로 보장된 항행의 자유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최근 미 해군이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인공도서인 수비암초(Subi Reef) 12해리 이내의 항해를 시작하자 이들 남사군도 인공도서 주변수역에 대한 통항문제가 양국 정부는 물론 전 세계 국가의 비상한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왜냐하면 남사군도가 산재에 있는 남중국해는 한국·일본·대만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 및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중요한 해상교통로이자 물류 통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해역을 특정국가가 정치적 이유 및 국내법 집행 등을 이유로 타국 선박의 통항을 방해하거나 제한하게 될 경우 이는 결과적으로 해양에 관한 국제법규 위반은 물론 국제법 원칙 중의 하나인 공해의 자유 중 항해의 자유를 위협하고 제한하는 것으로서 그 어떠한 타당성 있는 법적 근거를 찾기가 어려울 것이다.

  현재 중국은 남중국해 남사군도 중 7개 지역에서 간척사업 및 인공도 건설을 진행하거나 이미 완료한 바 있다. 물론 이 지역은 여전히 주변국가와의 도서 영유권 분쟁 및 해양경계문제가 미해결의 상태에 있으므로 이러한 분쟁 대상 지형물 및 관할권 주장 중첩수역에서 어느 한 나라의 일방적 영유권 동결화 조치나 대상해역에 대한 관할권 행사 등은 현대 국제법상 어디에서도 그 법적 근거를 찾기가 어렵다고 보인다.

  해양은 모든 국가의 평화적 이용을 위해 개방되어 있고 모든 국가는 이러한 해양을 공평하고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으며 동시에 해양에 대한 법질서 확립 및 유지의무도 부여받고 있다. 따라서 최근 남중국해에서 보여준 중국 정부의 일방적 행위는 국제연합 헌장과 영해 밖 수역에서의 항행 자유보장에 관한 국가관행 및 유엔해양법협약 등 어디에서도 근거를 찾기 어려운 비합법적인 주장에 불과하다고 보인다. 이는 결국 국제평화와 안전 그리고 국가간 우호관계를 위협하는 또 다른 해상 불법행위가 될 것임은 자명하다.

김현수 교수(kimhsoo@inha.ac.kr)는 현재 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국제법·해양법을 강의하고 있으며 영국 웨일즈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주요 관심 분야는 해양경계, 도서 영유권, 북극 문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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