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S Periscope 제210호
한국과 인도-태평양 전략
미국은 최근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유지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내놓았다. 이 계획은 국가 주권, 분쟁의 평화적 해결, 그리고 이 지역 전체에 걸친 해양 및 항공로에 대한 제한 없는 접근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군사력을 활용하여, 점점 더 자기 주장이 강해지고 있는 강력한 중국과 다루기 힘든 북한을 포함한 수정주의적 국가들이 이 지역 질서에 대해 위협을 가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억제력은 a) 한국·호주·일본 같은 국가들과의 전통적인 아시아 동맹을 강화하고, b) 남아시아 및 동남아시아에서 새로운 안보 파트너십을 구축하며, c) 이 지역 전체에 걸쳐서 보다 역량 있는 전진 배치군을 내보내고자 하는 미국의 노력에 달려 있다.
한국은 개방적이고 평화로운 지역 내에서 미국의 이해 관계를 공유하고 있는 것이 많다. 첫째, 한국은 지리적 무대 및 미국과의 동맹 관계로 인해 중대한 지역 분쟁에 어떻게든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 둘째, 북한과 충돌할 경우 한국을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미국의 능력은 미국이 서태평양의 바다 및 항공로에서 얼마나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셋째, 한국의 경제는 해상 운송에 대한 자유롭고 개방된 접근에 의존한다. 한국의 에너지 대부분은 인도양과 남중국해를 통과하여 흐르는 바닷길을 가로지르며 수입된다. 넷째, 한국은 주권, 그리고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포함하여, 지역의 현 상태에 바탕을 둔 동일한 원칙과 규범을 중시한다. 이러한 이해 관계를 감안할 때, 한국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에 대한 잠재적 위협을 막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다른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물론 한국은 이미 지역 안보에 기여하고 있다. 한국은 북한을 저지하고 억제함으로써, 북한이 보다 광범위한 인도-태평양 지역을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제한하고 있다. 한국은 또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경제 및 외교적 협력을 강화하여 자국의 신 남방 정책 (New South Policy) 과 미국의 동남아시아 해양 역량 강화 노력 사이에서 시너지를 발견했다. 더 나아가 한국은 최근 다자간 ‘쿼드 플러스’(Quad Plus) 회담에 참여하여, 인도 태평양에서의 코로나 19 위협에 대해 연설했다. 또한 한국 해군은 제27진 청해 해군 기동 부대를 통해 인도양에서의 해적 행위 대응에 있어서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 안보와 개방에 대해 점점 더 심각해지는 위협을 고려할 때, 한국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을 위한 군사적 지원 강화를 모색해야 한다.
첫째, 한국은 인도-태평양 지역 전역에 걸친 억제력에 기여할 수 있는 능력을 증강하기 위해 대양(blue-water) 해군 능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한국 해군의 F-35B를 포함한 단거리 이륙 및 수직 착륙 (STOVL) 항공기 발진이 가능한 LPX-II 항공모함 개발 계획은 이 방향에서 필수적인 단계다. 마찬가지로, KDX-III 구축함 및 KSS-III 공격 잠수함 인수는 한국 해군의 능력을 향상시켜 한국 해역에서 멀리 떨어진 작전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한국 해군은 그 밖에 개선해야 할 사항은 없는지 지속적으로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예를 들어, KSS-III 잠수함의 다음 번 배치 (batch)에 핵 추진력을 개발한다면, 한국 해군의 전력 투사 능력을 더욱 강화하게 될 것이다. 베트남, 인도와 같은 남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주요 연안 국가들과의 관계를 더욱 강력하게 발전시킬 경우 한국 해군의 대양 작전을 유지하는 데 “기지가 아닌 장소 (places not bases)” 접근법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인도양과 남중국해에서 한국 해군의 정기적인 연습 및 훈련은 대양 지역에서 한국 해군의 작전 능력을 동시에 입증하고 향상시킬 것이다. 이러한 모든 조치들은 한국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도전을 독자적으로 저지하는 능력을 향상시키게 될 것이다.
둘째, 한국은 한미 동맹을 통한 미국과의 조율을 강화함으로써 인도-태평양을 안전하게 지키는 데 함께해야 한다. 다양한 상황 및 우발적 사태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에 특별히 초점을 맞춘 한미 동맹국 간 정기적 고위급 회담을 창설할 때가 무르익었다. 이와 동시에, 동맹국들은 상호 이익을 지지하여 공동 작전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동해 및 서해 해역을 넘어서 양자 군사 훈련을 시행함으로써 양국 모두 이익을 보게 될 것이다. 이러한 훈련에는 ISR, 재보급 (resupply), SLOC 보호, 지뢰 제거, 수륙 양용 작전, ASW를 포함한 다양한 관련 작전이 수반될 수 있다. 결국 이러한 단계를 통해 한미 연합 항행 자유 작전 (joint US-ROK freedom of navigation operations)으로 향하는 길을 닦는 데까지 나아갈 수도 있을 것이다. 훈련 및 대화를 통해 동맹의 지역적 초점이 강화되기 때문에, 한미 양국은 또한 외교 및 공공 성명에 있어서 이러한 확대된 초점을 적절히 잘 강조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이 강력한 다자간 인도-태평양 안보 네트워크의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면 그로 인한 혜택을 보게 될 것이다. 그러한 네트워크는 지역의 현 상태에 대한 위협을 저지하기 위한 동맹국의 노력에 매우 필요한 역량 및 정당성을 더하게 될 것이다. 한국은 미국 및 일본과의 기존 3국간 공조를 다지면서 전략 회담과 정보 공유를 심화시킴과 아울러, 새로운 연합 해군 작전의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한국은 또한 미국, 호주, 인도, 일본이 인도-태평양에서의 공유된 목표와 조정 기회에 대하여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4개국 회담” 에서도 상임 이사국 자리를 차지할 자격이 있다. 이러한 다자간 조치는 잠재적 도전자들이 지역 질서를 어지럽히는 것을 단념하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모든 행보, 심지어 가장 작은 조치들까지도 이 지역 내 수정주의 국가들로부터 격렬한 항의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것은 불가피하게 인정해야 한다. 중국은 한국의 경제 파트너로서의 중요성을 활용하여 한국이 지역 질서 지원 역할을 포기하도록 위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한 한국의 주권을 간섭하기 위해 자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이용할 용의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한국은 자유롭고 개방된 지역에서 자국의 장기적인 전략적 이익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중국이 한국의 안보 정책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권리가 있다는 선례를 만드는 건 현명하지 못한 일일 것이다. 한국은 과거에 THAAD 시스템의 배치 과정에서 중국의 압력을 무사히 헤쳐 나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호주와 일본 역시 모두 중국을 수출 시장으로 중시하지만, 중국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지지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종합적으로 볼 때, 한국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위한 자국의 지원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으며, 또한 모색해야 한다.
The ROK and the Indo-Pacific Strategy
Erik French
International Studies at the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at Brockport
Director & Assistant Professor
The U.S. has recently laid out a new strategy to maintain a “free and open” Indo-Pacific. This plan aims to uphold state sovereignty, the peaceful resolution of disputes, and unfettered access to seas and airways across the region. It leverages U.S. military power to deter threats to this regional order by revisionist states, including an increasingly assertive and powerful PRC and a recalcitrant DPRK. This deterrence hinges on U.S. efforts to a) fortify its traditional Asian alliances with countries like the ROK, Australia, and Japan, b) forge new security partnerships in South and Southeast Asia, and c) field more capable forward-deployed forces throughout the region.
The ROK shares many of the U.S.’ interests in an open and peaceful region. First, the ROK would likely be entangled in any significant regional conflict due to its geographic locale and alliance ties with the U.S. Second, the U.S.’ ability to reliably support the ROK in the event of a conflict with the DPRK hinges on the U.S. being able to operate freely in seas and airways of the West Pacific. Third, the ROK’s economy depends on free and open access to maritime shipping; the bulk of the ROK’s energy is imported, traversing sea lanes flowing from through the Indian Ocean and South China Sea. Fourth, the ROK values the same principles and norms underlying the regional status quo, including sovereignty and the peaceful resolution of disputes. Given these interests, the ROK must consider working with the U.S. and other partners to deter potential threats to a free and open Indo-Pacific
Of course, the ROK is already a contributor to regional security. The ROK deters and contains the DPRK, limiting its ability to threaten the broader Indo-Pacific region. It has also stepped up its economic and diplomatic collaboration with the U.S.’ Indo-Pacific strategy, finding synergies between its New South Policy and U.S. maritime capacity-building efforts in Southeast Asia. Furthermore, the ROK recently joined in the multilateral “Quad Plus” dialogue to address the threat of COVID-19 in the Indo-Pacific. The ROKN also plays a crucial role in counter-piracy in the Indian Ocean through the 27th Chenghae Naval Task Unit. But given the increasingly significant threats to regional security and openness, the ROK should seek to step up its military support for a free and open Indo-Pacific region.
First, the ROK should continue bolstering its blue-water naval capabilities in order to augment its capacity to contribute to deterrence throughout the Indo-Pacific region. The ROKN’s planned development of an LPX-II carrier capable of launching STOVL aircraft, including the F-35B, is an essential step in this direction. Similarly, its acquisition of KDX-III destroyers and KSS-III attack submarines will enhance the ability of the ROKN to contribute to operations far from Korean shores. The ROKN should continue to look into other improvements. Developing nuclear propulsion for the next batch of KSS-III submarines, for example, would further fortify the ROKN’s ability to project power. Developing stronger relations with key littoral states in South and Southeast Asia like Vietnam and India could facilitate a “places not bases” approach to sustaining ROKN blue-water operations. Regular ROKN exercises and training in the Indian Ocean and South China Sea would simultaneously demonstrate and improve the ROKN’s ability to operate in blue-water environs. These measures would all enhance the ROK’s ability to deter challenges to a free and open Indo-Pacific region independently.
Second, the ROK should strengthen its coordination with the U.S. through the ROK-US alliance to jointly secure the Indo-Pacific. The time is ripe for the allies to create a regular high-level dialogue focused exclusively on how the ROK-US alliance could respond to a range of circumstances and contingencies. At the same time, the allies would both benefit from conducting bilateral military exercises beyond the waters of the East and West Seas to enhance their ability to operate jointly in support of their mutual interests. These exercises could involve a range of relevant operations including ISR, resupply, SLOC protection, minesweeping, amphibious operations, and ASW. Eventually, these steps could even pave the way toward joint US-ROK freedom of navigation operations. As exercises and dialogue bolster the regional focus of the alliance, the ROK and U.S. would also be well-served to emphasize this expanded focus in their diplomacy and public statements.
Finally, the ROK stands to benefit if it works toward the development of a robust multilateral Indo-Pacific security network. Such a network would add much-needed capability and legitimacy to allied efforts to deter threats to the regional status quo. The ROK can build on existing trilateral coordination with the U.S. and Japan, deepening strategic dialogue and intelligence sharing while exploring new opportunities for combined naval operations. The ROK also deserves a permanent seat at the table in the “Quadrilateral Dialogue” established by the U.S., Australia, India, and Japan to discuss shared goals and opportunities for coordination in the Indo-Pacific. These multilateral measures will help dissuade potential challengers from disrupting the regional order.
It is necessary to acknowledge that all of these steps, even the most marginal, will prompt outcry from revisionist states in the region. The PRC hopes to leverage its importance as a ROK economic partner to intimidate the ROK into forgoing a role in support of the regional order. It has already shown that it is willing to leverage its economic influence to interfere with the ROK’s sovereign right to defend itself. But the ROK must look to its long-term strategic interests in a free and open region. It would be unwise to establish a precedent that the PRC is entitled to veto-power over ROK security policy. The ROK has shown it can weather PRC pressure in the past in its deployment of the THAAD system. Australia and Japan, both of which value China as an export market, have also shown that it is possible to back the U.S. Indo-Pacific strategy despite Chinese resistance. Overall, the ROK can and should explore ways of bolstering its support for a free and open Indo-Pacif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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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ik French is Director & Assistant Professor of International Studies at the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at Brockport. He received his Ph.D. in political science from Syracuse University. His work has been published in the Naval War College Review, Strategic Studies Quarterly, and Asia Policy. He can be contacted at efrench@brockport.edu.
- 약력
Erik French(efrench@brockport.edu)는 Brockport의 뉴욕 주립대학 국제학 담당 부교수 겸 이사로, Syracuse 대학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의 저서는 해군 전쟁 대학 평론 (Naval War College Review), 분기별 전략 연구 (Strategic Studies Quarterly), 아시아 정책 (Asia Policy) 등에 실렸다.
- 국내외 관련자료
- Kristin Huang. “Indo-Pacific strategy gains support as China’s assertiveness fuels fears.” SCMP. September 26, 2020.
- Derek Grossman. “America’s Indo-Pacific Vision Is Becoming a Reality—Because of China.” RAND. September 14, 2020.
- Clint Work. “The US-South Korea Alliance and the China Factor.” The Diplomat, August 26. 2020.
- Andrew Yeo. “South Korea and the Free and Open Indo-Pacific Strategy.”CSIS. July 2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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