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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228호

미국의 새로운 해양전략서 발간과 함의

해군미래혁신연구단
중 령

정능

해군미래혁신연구단
중 령(진)

정재영

2020년 12월 미 해군∙해병대∙해경이 공동으로 “해양에서의 우세: 전영역 통합 해군력을 통한 우위(Advantage at Sea: Prevailing with Integrated All-Domain Naval Power)”라는 해양전략서를 발간했다. 이 전략서는 미 해양군(해군∙해병대∙해경을 통칭, 원문에서는 Naval Service로 표현)이 전영역 통합 해군력의 구축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특히, 강대국 간 경쟁의 연속선상(competition continuum)에서 어떻게 우세를 차지할 것인지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미 해군·해병대·해경이 공동 발간한 해양전략서는 이번이 세 번째이다. 2007년 최초 ‘21세기 해양력을 위한 협력전략’에 이 세 기관의 수뇌부가 공동 서명하여 발표하였고, 이어 2015년 ‘21세기 해양력을 위한 협력전략: 전방전개, 개입, 준비’가 두번째다. 2016년과 2018년에는 해군참모총장 지휘지침 형태로 단독 서명한 ‘해양우세 유지를 위한 구상’ 두 편을 발표하였다.

금번 해양전략서는 크게 ‘서론 및 안보환경 평가, 전영역 통합 해군력, 해군력 운용, 해군력 발전방향, 결론’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핵심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서론 및 안보환경 평가에서는 미국은 해양국가임을 규정하고, 미국의 안보와 번영은 바다에 달려있으며,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동맹 및 우방국들과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왔음을 밝히고 있다. 전 세계에 배치된 미 해군력은 인류의 평화와 번영을 지키는데 핵심적 역할을 수행해왔지만, 현재 이러한 체제는 위기에 봉착했으며 중국과 러시아야말로 가장 명백한 위협임을 밝히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국제 규범과 질서를 무너뜨리고 미국의 군사적 우위를 빠르게 잠식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경향을 되돌리기 위해 단호하게 행동해야 하며, 미 해양군에 대한 다수의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둘째, 전영역 통합해군력에서는 미 해군∙해병대∙해경은 오늘날 안보환경을 고려할 때 더 높은 수준의 협력과 통합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특히, 경쟁의 스펙트럼 전반뿐만 아니라, 해저에서 우주, 전 세계의 대양, 연안, 정보환경, 사이버, 전자기 스펙트럼 등 전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언급하였다. 또한 해군∙해병대∙해경의 기존 고유 역할뿐만 아니라, 분산해양작전(Distributed Maritime Operations, 이하 DMO), 경합적환경 하 연안작전(Littoral Operations in a Contested Environment, 이하 LOCE), 원정전방기지작전(Expeditionary Advanced Base Operations, 이하 EABO) 등을 결합하여 해양통제능력을 강화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셋째, 해군력 운용에서는 중국, 러시아와 장기 전략경쟁에서 우위를 지속하기 위한 해양군의 역할을 명시하였다. 여기에는 ① 미 본토방어와 해양수송체계 보호, ② 자유롭고 개방되며, 범세계적 안정적 해양환경 유지, ③ 동맹국 및 우방국에 대한 방어, ④ 동맹 및 우방국과 협력, 상호운용성 향상, ⑤ 미국의 사활적 이익수호를 위한 전략, 핵, 사이버 공격 억제, ⑥ 확전 방지와 유리한 분쟁 종결 조건 달성을 위한 적 군사력 격퇴 등을 언급하였다.

또한, 한정된 재원, 모든 곳에, 항시, 동등한 효과로 작전할 수 없다는 현실적 인식을 바탕으로 우선순위도 정하였는데, 여기에는 ①중국과의 경쟁이 다른 모든 도전보다 우선이며 ②전술적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보다 경쟁자들의 전략적 이익을 거부하는 것이 중요하며, ③단기적 소요나 요구사항보다 미래 전투준비태세가 우선임을 명확히 하였다. 기타 경쟁의 전반에 걸쳐 효과적 대응을 위해 5가지 중점 추진사항(line of effort)을 지정하였으며, 경쟁을 크게 ①일상적(in Day-to-Day), ②위기시(in Crisis) ③분쟁시(in Conflict)로 구분하여 각각의 상황에 유연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것임을 기술하였다.

넷째, 해군력 발전방향에서는 ‘전영역 통합 해군력’의 발전 방향을 ①다양성, 융통성, 전문성을 보유한 현역, 예비역, 군무원 육성, ②효율적 전비태세 유지와 역량 구축, ③일상적 경쟁에서 역량 증대, ④쟁의 전반에 걸쳐 동맹 및 우방군과 협력, ⑤ 작전능력, 생존성, 지속성 구축, ⑥장거리 정밀타격능력을 전영역에서 발휘, ⑦가장 생존성이 뛰어난 핵억제 전력의 운용과 유지로 선정하였다. 완전히 통합된 해양군 건설을 위해 ①교육훈련, ②네트워크 체계, ③기획-연습-시험, ④분석과 워게임, ⑤첨단 무기/기술 투자와 혁신, ⑥전력구조 등을 중심으로 추진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기존의 해양전략서에 비해 특별히 강조한 분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중국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바뀌었으며, 가장 중요한 위협임을 공공연하게 명시하고 있다. 2015년 해양전략서만 해도 중국의 해군력 팽창은 기회이자 도전으로 다소 중립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아덴 만에서 대해적 작전, 병원선을 중심으로 한 자연재해 시 인도적 지원, 대규모 다국적 해군훈련 참가, 해상에서 우발적 조우 시 신호 협약 등 중국은 국제 규범, 기준을 준수하는 강대국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안보환경의 Military Challenges에서 북한과 이란은 명시하였지만, 중국은 아예 언급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2020년 해양전략서에는 중국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미국이 직면한 여러 도전들 중에서 가장 심각한 도전이며, 경제력과 군사력을 동시에 갖춘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유일한 경쟁자(only rival)로 규정하였다. ‘China’, ‘PRC’라는 단어도 2015년은 5회 등장하지만 2020년은 약 8배인 41회로 폭증했다. 즉, 미국은 과거 일각에서 주장했던 중국도 상호 의존성, 연관성이 심화될수록 자연스럽게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이해당사국이 될 것이라는 희망적인 예상을 완전히 단념했다.

둘째, 미 해군, 해병대, 해경을 통합 지칭하는 용어인 해양군을 Sea Service에서 Naval Service로 변경하였다. 두 해양전략서에서 상기 용어에 대한 어떤 조작적 정의나 용어 변경에 대한 배경 설명은 찾을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기존 해양군이 특정 공간, 영역적인 관점에 맞춰져 있었다면, 2020년 해양전략서에서 언급한 해양군은 전투력을 창출하는 물리적 실체에 맞춰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즉, 국가이익 중심의 Sea Service보다는 전투중심의 Naval Service를 강조하고 있다. 

셋째, 최근 제시된 다수의 작전개념을 명시했다. 이미 다수의 자료 및 공개출처를 통해 소개된 최신 작전개념인 분산해양작전(DMO), 경합적환경하연안작전(LOCE), 원정전방기지작전(EABO)을 상위 개념인 전략서에 기술함으로써 향후 이러한 작전개념을 현실화하기 위한 추동력을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 2015년 해양전략서 제2장 전방전개 및 협력에는 각 지역별(아태, 유럽, 북미 등)로 병력, 군함, 항공기 배치 수량을 중심으로 기술하였다면, 2020년 해양전략서는 최신 작전개념과 이를 어떻게 결합하여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것인지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금번 미국의 새로운 해양전략서 발간이 한국 해군에게 주는 시사점은 아래와 같다. 첫째, 우리 안보환경에 맞는 대외 공개용 해양전략서 작성이 필요하다. 이는 해양을 중심으로 한 안보환경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특히 우리나라는 왜 해양력 강화가 필요한지 본질적인 물음과 담론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공식적인 해양전략서를 바탕으로 해양력 강화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정책반영을 뒷받침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경항공모함과 차기잠수함 등 우리군의 대형 전력증강 사업의 추동력을 확보하고, 해군-해병대-해경 간의 노력의 통합과 총체적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해양에서 원할한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전장정보를 실시간 공유할 수 있는 C4I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탄력적이고 생존 가능한 네트워트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각종 센서, 무장, 지휘통제 체계 등을 연결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해군뿐만 아니라 모든 합동전력을 아우르는 상호운용성을 확보하고 전투력의 승수효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확한 전장인식과 빠른 작전템포가 요구되는 작전환경에서 우군 간 더 나아가 동맹국 간 원활한 작전은 C4I 체계 없이는 실행이 힘들 것이다.

셋째, 가능성 있는 해양분쟁에 대비한 주기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본 해양전략서에서 미국은 중국을 위협국으로 간주하면서 중국의 해경, 해상민병대 등의 전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주변국과 독도, 이어도 해양관할권 관련 분쟁을 겪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점을 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미국, 일본 등은 중국의 회색지대 전략에 대응하기 위해서 남중국해 등 이해가 상충되는 해역에 해군∙해안경비대를 배치하고 순찰을 강화한 사례가 있다. 우리 군도 해양관할권 분쟁 관련 해역에서 주기적인 훈련을 실시함으로써 주변국에게 예방적 메시지를 주고 유사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할 것이다. 

넷째, 해군∙해병대∙해경간 수준 높은 통합이 필요하다. 해병대도 기존의 상륙작전 위주의 작전개념과 더불어 주변국 위협 등에 대비하여 주요 도서에 신속 전개하여 한국형 반접근/지역거부 개념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다양한 위협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한국형 원정전진기지작전(EABO) 작전개념과 교리 등을 발전시켜야 한다. 해경 역시 해군과 합동으로 우리 주변 해역 순찰, 다양한 회색지대 분쟁, 점진적 현상변경 전략에 대한 상호 협력과 통합 노력이 본격화되어야 한다.

다섯째,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따른 동맹으로서 우리 해군의 역할을 제고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우선주의와 일방주의 등을 표방하며 동맹국들과도 다소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다. 반면, 바이든 행정부는 다자주의적 입장에서 동맹국들과 협력을 보다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본 전략서에서도 동맹국과의 협력 및 연합작전 수행을 강조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앞으로 새로운 미국의 해양전략에 따라 우리에게 어떤 역할을 요구할 것인지 예상하고 대비해야 한다. 

여섯째, 전 영역 작전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본 해양전략서에서 보듯이 공식적으로 미 해군은 2015년부터 all-domain을 언급하고 있다. 기존 육∙해∙공뿐만 아니라, 사이버∙우주∙전자기 영역 등 물리적 공간과 한계에 구애받지 않고 전투력을 발휘하겠다는 개념이다. 우리나라 역시 『우주개발 진흥법』에 따라 우주를 ‘국가의 안전보장 및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해군 역시 이러한 법의 목적에 따라 국가 안전보장에 일익을 담당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야 한다.

해양을 중심으로 한 주변국과 초국가∙비군사적 위협 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북한까지 8차 당대회에서 핵잠수함 개발을 공개적으로 발표하였다. 미국 역시 새로운 해양전략서를 통해 기존 ‘협력‘이라는 관점에서 탈피하여, ‘경쟁’, ‘우위’라는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역시 급변하는 안보환경에 대비하여 보다 능동적으로 해양을 수호할 수 있도록, 해군∙해병대∙해경 간 긴밀한 협력과 주요 전력증강 사업의 차질없는 추진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해양력이 우리의 평화와 번영에 직결되어 있다는 전 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이다.

정 능 중령은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국방대 국제관계로 석사학위를 마쳤으며 해군대학 정규과정 중에 있다. 현재는 해군미래혁신연구단에서 근무 중이다.

정재영 중령(진)은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국방대 군사전략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미해군참모대 과정에 있다. 현재는 해군미래혁신연구단에서 근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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