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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238호

미얀마 사태의 지정학적 의미와 해군에 주는 함의

해군미래혁신연구단
중 령

정능

지난 2월 1일 미얀마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지 4개월이 지나고 있다. 쿠데타로 인해 약 800명이 사망했지만, 아직도 피해 상황은 현재 진행형이다. 미얀마의 군부쿠데타는 국내 정치적으로는 군부와 민주세력 간의 대결의 역사산물이다. 미얀마는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후 1962년부터 군부쿠데타를 통해 군부통치를 이어왔다. 미국을 비롯한 민주국가들의 압력으로 민주인사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이 2015년 자유선거에 의해 다수당으로 정권을 장악하기 전까지이다. 군부통치 기간 동안 민주인사 인권탄압, 로힝야 이슬람 민족에 대한 인종 말살정책, 폐쇄적 정치경제 체제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2020년 11월 총선에서 다시 한번 아웅산 수치의 민주주의 민족동맹이 압승하자 군부는 이에 불복하고, 쿠데타를 일으켜 의회와 정부를 강제로 해산시킨 후 권력을 장악했다.

하지만, 미얀마 사태를 더 넓은 관점으로 보면 지정학적 갈등의 산물임을 알 수 있다. 2015년 미얀마의 자유선거에 의한 민주주의민족동맹의 정권교체에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의 지원과 반대진영인 군부의 친중국 성향은 이를 반증한다. 쿠데타 이후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미얀마 군부쿠데타가 중국에 의해 발생했다고 비난하였고, 중국은 미얀마 군부쿠데타가 자국과는 무관함을 주장하고 있다.

지정학의 중요성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외교정책의 방향을 제시한 스파이크먼 교수의 “림랜드(Rimland) 이론”에서도 잘 알 수 있다. 림랜드는 대륙지역(러시아 등)과 도서국가(영국, 일본 등)의 중간에 위치한 지역으로 대륙세력과 해양세력 간의 수륙양면의 완충지대이다. 그는 림랜드가 대규모 인구, 풍부한 자원, 해안선의 활용 등으로 세계 통제의 열쇠가 될 것임을 주장했다. 그는 림랜드의 중요성에 대해 “림랜드를 통제하는 자가 유라시아를 지배하고, 유라시아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의 운명을 통제할 수 있다”라고 했다. 미얀마의 지정학적 위치와 중국의 에너지 도입루트로서의 중요성은 다음의 그림에서 잘 알 수 있다.

<그림 1. 미얀마의 지정학적 위치와 중국의 에너지 도입루트>

미얀마의 지정학적 위치를 보면, 위에서 스파이크먼 교수가 주장한 림랜드에 속하면서도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이익이 상충되는 지역임을 알 수 있다. 미얀마는 유럽과 중동으로부터 인도양과 말라카 해협을 거쳐 남중국해로 진입하는 관문에 위치한다. 미얀마는 중국이 말라카 해협을 거치지 않고, 인도양에서 미얀마 주요 항구(차우크퓨항 등)로 물자들을 하역하여 미얀마의 철도, 도로, 에너지 송유관을 통해 중국의 남부(쿤밍 등)로 이송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이다. 그래서 중국은 과거부터 진행해 온 일대일로(해양실크로드) 사업의 주요 투자 대상에 미얀마를 포함시키고 있다.

한편, 미국은 동지역에서의 중국의 해양팽창을 저지하기 위해, 인도-태평양 전략을 꾀하고 있다. 군사적으로는, 2018년 5월 태평양사령부를 인도-태평양사령부로 개칭하고, 작전지역을 아시아-태평양에서 인도-태평양으로 확장하였다. 외교적으로는, 인도·일본·호주 등과 쿼드(QUAD)를 형성하고, 우방국들과의 연대를 통해 대중국 압박을 본격화하고 있다. 차후 미·중 갈등이 심화될 경우 미국은 대중국 압박을 위한 수단으로 중국의 미얀마를 통한 에너지 수급을 어렵게 할 수도 있다.

앞으로도 해양을 끼고 있는 다양한 국가(림랜드) 주변에서 현재 세계정세를 주도하는 미·중 간의 전략적 경쟁은 계속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위치와 해양을 통한 물자수송의 의존도, 미국과의 동맹관계 등을 고려할 때 우리 해군에 다음과 같은 함의를 도출할 수 있다.

첫째, 원활한 해상수송로 확보이다. 미∙중의 전략적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인도-태평양 지역, 남중국해는 언제 어떻게 양국 또는 관계된 국가의 갈등으로 해상수송로가 영향을 받을지 모른다. 대외 해상무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는 해로에 인접한 타국의 정세 불안이 우리의 에너지안보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해군은 원활한 해상수송로 확보를 위한 핵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다수의 림랜드국가가 위치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중 간의 전략적 경쟁이 심화되면, 미얀마와 유사한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은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쿼드를 비롯한 동맹국들과 공동 행동을 주도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또한, 우리나라도 미얀마와 마찬가지로 림랜드에 해당되는 지역이다. 우리나라 또한 주변 강대국의 이해관계로 인한 갈등에 휘말릴 소지가 높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의 국익을 지키고, 상황을 우리에게 유리하게 이끌 수 있는 균형자,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국력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해군력이 필요하다.  

셋째, 이러한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해 실제로 영향을 받는 대상도 있다. 바로 그 지역에 거주하는 우리 교민이다. 우리 헌법 제2조 2항에는 재외국민 보호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우리 해군은 2015년에 내전으로 정세불안을 겪고 있던 예멘에서 교민을 철수시킨 경험도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가 극심한 인도에서 천명 이상의 교민이 대거 입국하는 사례도 있었다. 미얀마는 쿠데타의 영향으로 사망자가 현재 약 800명이 넘었으며, 군부가 식수 공급까지 끊은 상태라고 한다. 현지 교민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생명과 재산을 안전하게 담보하기 힘든 지역에 거주하는 재외 국민을 안전하게 철수시키는 것은 우리 국민의 주권을 지키는 일이며, 이런 관점에서 해군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 해군은 언제, 어디서라도 위와 같은 상황에 처한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준비되어야 한다.        

정 능 중령은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국방대 국제관계로 석사학위를 마쳤으며 해군대학 정규과정을 수료하였다. 현재는 해군미래혁신연구단에서 근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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