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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254호

양안갈등 고조 상황이 한국 해군에 주는 함의

해군 미래혁신연구단
중령

정능

1. 최근 대만해협 관련 갈등 고조

최근 대만해협의 긴장이 계속 고조되고 있다. 대만 국방장관 추궈정은 현 상황이 “내가 군에 들어온 뒤 지난 40년 동안 가장 엄정하다”라고 말했다. 대만 총통 차이잉원 정부도 “중화민국(대만 국호)은 독립적인 주권 국가로, 중국의 일부가 아니다”라며 중국에 맞서고 있다. 10월 14일 대만 국방부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한 중국 군용기는 600대를 넘었고, 10월 초에만 150여대가 진입했다. 중국 군용기가 사상 최대 규모의 무력시위를 벌이는 동안 대만과 가까운 필리핀해와 오키나와 남서부 해역에서 미·영·일·네덜란드·캐나다·뉴질랜드 등 6개국 해군이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을 명분으로 합동훈련을 했다. 이는 대만을 가운데 놓고 중국 군용기와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의 군함이 힘의 대결을 보여준 셈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0월 4일 사설에서 중국 군용기의 방공식별구역 진입에 대해 “분리 세력에 대한 심각한 경고일 뿐만 아니라 대만해협 상황의 심각성을 명확히 보여준다”며 “전쟁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위기”라고 경고했다. 10월 9일에는 시진핑 중국국가주석이 “누구도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을 수호하려는 중국 인민의 확고한 결심과 의지, 강한 능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미국과 대만을 향해 경고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대만방공식별구역에 다수의 중국군용기가 지속적으로 침범하는 등 중국의 공세적인 행보는 이어지고 있다.

2. 대만해협 갈등 배경 및 미·중 패권경쟁

대만해협 갈등은 대내적으로는 양안관계 역사의 연장선에서 볼 수 있다. 대만은 1948년 중국국민당 장제스 정권 이후 현재 민주진보당 차이잉원 정권에 이르기까지 6번의 정권교체를 거쳤다. 국민당과 민주진보당의 교체기마다 중국에 대한 태도는 강경과 유연을 오가며 달라졌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대만의 일관된 입장은 대만은 중국과는 별도의 독립국가라는 것이었다. 현재 대만의 차이잉원 정권은 탈중국화 성향을 강하게 보이며, 중국과 거리를 두면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호응하고, 일본과의 경제협력, 동남아 국가 및 인도와의 관계를 강화하여 대중 경제의존도를 낮추려고 한다.

대만해협 갈등의 대외적 측면은 미·중이 패권경쟁에서 대만을 통해 서로를 견제하는 지렛대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의 충돌이 대만해협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남중국해 문제, 대중무역 적자 해결 등 다목적으로 중국 견제를 위해 대만을 활용하고 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보고서(’19. 6.)에서는 대만을 ‘국가’로 명시하고, 대만과의 파트너십을 ‘사활적’이라고 강조하였다. 이를 위한 구체적 행보로 2018년 이후 매월 미 군함의 대만해협 항행을 정례화하고, 대만에 잠수함 건조기술 이전, 첨단무기(F-16V전투기, M1A2전차 등)를 판매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행보에 대해 중국은 ‘난폭한 내정간섭’이라 비난하고, 무력시위의 규모와 강도를 높이고 있다. 2019년 1월 시진핑 국가주석은 ‘대만동포에 고하는 연설’에서 “새로운 시대 중국의 역사적인 부흥을 위해 통일은 필수이며, 무력 사용을 포기하겠다고 약속하지 않겠다”며 무력사용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또한, 미국의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와 인도·태평양 전략보고서(’19. 6.) 발표에 대응하여,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군용기 진입, 방공식별구역 인근에서 대규모 합동훈련을 실시하는 등 강한 반발을 보였다.

3. 한국 해군에 주는 함의

대만해협의 긴장 상황이 한국 해군에 주는 함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해상교통로의 원활한 확보이다. 대만해협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를 잇는 해협이다. 우리나라는 원유, 석탄, 가스 등 대부분의 자원을 중동 및 아시아 지역에서 수입하고 있다. 대만해협에서 상황이 발생하면 대외 해상무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는 에너지안보에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해군은 원활한 해상교통로 확보를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둘째, 한반도 주변해역에서 유사 상황에 대한 대비이다. 중국은 한반도 서남해 해역에서 해군 및 공군의 활동을 증가시키고 있다. 서해 124도선 동쪽의 함정 활동, 해양정보함 정보수집, 해·공군 전투기/정찰기 감시정찰 및 훈련, 이어도 주변에서 불법조업(해상민병대) 활동 등이다. 대만해협 갈등 고조 상황과 유사한 상황이 한반도 주변에서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우리는 대만해협 상황의 경과를 예의주시하며, 반면교사로 삼아 한반도 주변해역에서 유사상황 발생에 대비한 국방정책 방향 및 작전개념을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셋째, 미국의 동맹으로서 책임 요구와 이에 대한 대비이다. 미국은 대만해협 상황을 통한 대중 억지력 제고를 위해 여러 동맹국들과 협력하고 있다. 미·일 정상회담(4.16.) 공동성명에서 ‘대만해협의 안정과 평화’ 및 ‘양안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 명기되었고, 다양한 동맹국가들과 대만 인근해역에서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이 우리나라에게 동맹으로서의 대중국 억지에 동참을 요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일 수 있다. 이에 대해 우리군은 정책적 결정을 고려하여 어느 수준에서 어떻게 참여해야 할지 사전에 고민과 준비가 필요하다.

넷째, 대만 유사시 교민에 대한 안전 확보이다. 대만에는 약 6,000명의 교민과 2,800명의 유학생이 거주하고 있다. 우리 헌법 제2조 2항에는 재외국민 보호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우리 해군은 2015년에 내전으로 정세불안을 겪고 있던 예멘에서 교민을 철수시킨 경험도 있다. 올해에는 코로나19가 극심한 인도에서 천 명 이상의 교민이 대거 입국하는 사례도 있었다. 중국은 대만에 대해 무력을 사용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이러한 불안정한 상황에서 유사시 대만에 거주 중인 우리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고, 필요시 본국으로 철수시키는 것은 우리군의 의무이다. 대만에 거주 중인 대규모 교민을 고려 시 해상수송의 가능성이 높다. 해군은 민간수송 수단을 호송하거나 직접 수송도 가능하다. 이러한 상황에 대비한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위한 매뉴얼 및 준비가 필요하다.

정능 중령은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국방대 국제관계학 석사학위를 마쳤으며 해군대학 정규과정을 수료하였다. 현재는 대한민국 해군 미래혁신연구단에서 근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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