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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28호

미군의 필리핀 재(再)주둔 합의는 남중국해 적극 개입의 서막인가?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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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2일 필리핀 대법원이 2014년 미국과 필리핀 간 체결된 ‘방위협력확대협정’(EDCA: Enhanced Defense Cooperation Agreement)을 ‘합헌’이라고 결정하면서 미국은 필리핀 8개 기지에 미군을 다시 주둔시킬 수 있게 되었다. 필리핀이 미국에 제공하게 될 8개기지 중 3곳은 남중국해와 연결된 팔라완섬(2곳)과 미군 클라크 공군기지가 있었던 루손섬(1곳)이다. 그동안 필리핀은 1992년 개헌을 통해 외국군대 주둔을 금지시켰지만, 중국과 남중국해에서의 영유권분쟁 심화와 자국 내 이슬람 무장단체(아부사아프ㆍ모로이슬람해방전선 등)의 활동이 격화되면서 다시 미국을 받아들였으며, 이제 미군은 수비크만 해군 기지와 클라크 공군기지 등 옛 태평양 기지를 되찾게 되었다.

  필리핀은 미군의 재주둔을 통해 크게 다음 세 가지 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첫째, 미국의 군사적인 도움을 통해 자국 내 정치안보 문제 ― 즉 매우 호전적인 이슬람 단체의 테러 활동을 저지하는 것이다. 둘째, 미국과 새로운 방위조약을 통해 미국의 세계적인 반(反)테러작전 분위기에 동참하면서 관계를 강화하여 침체된 경제 문제 해결 등 국가이익을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셋째, 미국과의 안보관계 강화를 통해 남중국해 갈등 해결 등 군사ㆍ안보적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다.

  반면 미국은 크게 다음 네 가지 전략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첫째, 미국은 필리핀 내에 전방 전개 ‘주작전기지’(MOB: Main Operating Base)를 다시 확보하면서 전략적 융통성(flexibility)을 갖게 되었다. 미국은 2000년 초부터 해외주둔 미군을 재편하면서 아ㆍ태지역에서 위기 발생시 필요한 장소에 즉각 군사력 투입이 가능하도록 미국 본토ㆍ괌ㆍ하와이 등에 전력투사 중심기지(hub)를 구축ㆍ운용 중이다. 이와 연계해서 상주기지와 통합지휘체계, 가족지원시설이 갖추어져 있는 한국ㆍ일본ㆍ독일 등 안보협력국가에 ‘주작전기지’를 운용 중에 있다. 그리고 동유럽ㆍ중동 역내에는 6개월∼1년 단위로 병력을 순환 배치하는 ’전방작전거점‘(FOS: Forward Operating Site)을 운영 중이며, 호주 등에는 평시 병참ㆍ훈련기지를 활용 중이다.

  특히 미국은 괌과 하와이 기지의 전략거점 역할을 강화하고, 괌에 핵추진 잠수함 3척과 B-52 전략폭격기 6대를 추가로 배치하면서 미ㆍ일 군사협력 관계를 중심축으로 중국 견제와 대(對)테러전 및 지역분쟁 개입, 해상교통로(SLOC) 보호 전략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미국은 최근 중국이 ‘해양강국의 꿈’ 실현을 위해 ‘일대일로’ 구상 추진, ‘A2/AD’ 전략 구현 능력 강화, 남중국해에 인공섬 건설 등 아ㆍ태지역에 적극적인 전략을 추구하면서 역내 해양에서 자국이익을 보호하는데 큰 도전을 받게 되었다. 미국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과의 군사협력을 확대하고, 동남아ㆍ중앙아ㆍ호주 등에 훈련ㆍ병참기지 확보 및 네트워크화를 추진하는 중이다.

  두 번째 얻는 미국의 전략적 이익은 미국은 필리핀 기지에 미군을 재주둔 시키면서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필리핀을 포함한 이해 당사국의 분쟁시 군사력을 신속하게 전개하고 개입 할 수 있게 되었다. 셋째, 역내에서 쓰나미ㆍ지진 등 초국가적인 위협 발생시 신속하게 인도주의적 지원과 재난 구조(HA/DR) 작전을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향후 필리핀 기지는 미국의 ‘아시아 중시전략'(Pivot to Asia) 구현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그 동안 남중국해 분쟁을 미국의 개입 없이 ASEAN국가들과 쌍무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는데 반해, 필리핀 내 미군 전개는 중국에게 전략적으로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다.

  한편 미국과 일본이 동남아 국가들과 남중국해 분쟁에 대해 공동대응 태세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작년 10월 이후 미국 군함이 중국이 건설한 인공섬 12해리 이내에 진입하면서 양국 간 신경전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또한 미국과 군사적인 협력을 확대하고 있는 베트남도 분쟁 중인 남중국해에 자체 개발한 장거리 무인 정찰기와 러시아제 잠수함을 투입할 계획이다. 앞으로 미국이 필리핀에 자국 군을 재주둔시키면서 남중국해에서 미ㆍ일과 중국 간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었다. 따라서 원유와 같은 전략 물자는 물론 우리 교역물품의 대부분이 오가는 남중국해에서 해상교통로의 안전이 몹시 우려된다.

김덕기 박사(strongleg@naver.com)는 해군사관학교 졸업 후 영국 헐(Hull) 대학교에서 정치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청와대 행정관ㆍ국방부 SCM담당ㆍ합참 군사협력과장ㆍ해군본부 정보화기획실장으로 근무하였고 세종대왕함 초대함장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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