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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27호

차이잉원 대만 총통 당선과 양안관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

박 병 광 박사

 최근 거행된 대만 총통선거에서 민진당(民進黨)의 차이잉원(蔡英文) 후보가 집권여당인 국민당(國民黨)의 주리룬(朱立倫)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었다. 금번 대만 총통선거의 핵심 쟁점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는 마잉지우(馬英九) 정권이 등장한 이후 추구해온 親중국 경사노선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고, 다른 하나는 국민당 집권 하에서 1%대로 가라앉은 경제침체에 대한 좌절이다.

  마잉지우 총통은 대륙에 대한 접근정책을 통해서 2010년 중국과 경제협력기본협정(Economic Cooperation Framework Agreement: ECFA)을 비롯한 20개의 교류협정을 체결했고 양안간 교역량도 50% 이상 증가시켰다. 그 결과 대만의 대중국 무역의존도는 30%에 달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대만 기업들이 중국으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대만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줄어들었고, 대만 경제는 연평균 성장률이 5%-6%대에서 1%대로 급락했다. 이에 따라 민진당이 주장한 정권심판론이 대만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게 되었고, 총통선거와 함께 치러진 입법원 선거에서도 민진당은 전체 의석의 60.1%를 차지하였다.

  대만에서 민진당 정권이 다시 등장하게 됨으로써 향후 양안간 정세는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첫째, 대만의 대중국 경제교류협력정책의 변화를 예상할 수 있다. 차이잉원은 총통선거 과정에서 국민당 정부가 추진해온 대중국 교류협력정책의 결과로 대만경제가 과도하게 중국경제에 예속되었고, 이는 대만이 정치ㆍ외교적으로 중국에게 종속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판해 왔다. 따라서 차기 대만정부는 중국과의 경제교류협력 확대에 따른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한 여러가지 정책수단을 동원할 것이며 특히 일본 및 동남아지역 국가들과의 경제관계를 강화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

  둘째, 차이잉원이 이끄는 대만정부는 정치적 측면에서도 대중국 정책에 적잖은 변화를 가할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차이잉원은 과거 천수이볜 총통 집권 당시 대만의 대중국정책을 담당하던 대륙위원회의 주임을 맡았던 인물이다. 무엇보다 차이잉원은 중국과 대만이 1992년에 합의한 “중국은 하나이며 하나의 중국에 대한 해석은 각자가 한다”는 내용의 ‘9ㆍ2합의(共識)’ 준수를 거부해 왔다는 점에서 내심 대만이 중국과 통합하기보다는 독립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셋째, 외교안보 영역에서도 차기 대만정부는 국민당 정부와 상이한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 차이잉원은 총통후보로 선출된 이후 공해상에서 항행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고 국제법에 따라 분쟁을 해결해야만 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이는 남중국해 문제에 있어서 중국보다는 미국의 입장에 기울어진 것으로서 미국과 협력하여 중국을 압박하는 방식을 채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대만이 이러한 입장으로 선회한다면 국제무대에서 중국과 대만간의 외교적 경쟁관계는 심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중국정부는 차이잉원이 총통으로 선출된 직후 발표한 담화에서 대만이 ‘9ㆍ2합의’를 견지할 것과 ‘대만독립’을 추구하지 말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하였다. 또한 중국은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을 강조함으로써 양안관계는 중국과 대만의 내부관계임을 주장하는 한편 양안문제에 미국변수가 개입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를 보여주었다. 특히 지난해 12월 15일 파리 기후변화 대응방안에 대해 미국과 중국간 합의가 성사된 후 11시간만인 12월 16일에 미국 정부가 4년 만에 대만에 방어용 무기판매를 결정하여 중국을 자극하였으며, 지난달 20일 중국 인민해방군은 샤먼 연안에서 대규모 상륙훈련을 실시하는 등 불과 90마일을 사이에 둔 대만해협에서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향후 차이잉원이 이끄는 민진당 정부의 등장에 대해 중국이 택할 수 있는 대응책은 크게 두 가지로 양분할 수 있다. 하나는 민진당 정부와 대만 주민에 대한 회유를 위해 더 적극적인 평화공세를 강화해 나가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민진당 정부를 압박하는 강경정책으로서 이 경우 중국은 경제적 제재조치를 시행하거나 대만의 국제적 고립화를 추구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군사적 위협의 수단을 강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앞으로 중국이 대만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 나간다면 이 과정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중국이 한국의 지지와 협조를 요구할 가능성이다. 국민당 집권기간 한국은 양안관계의 발전에 편승하여 항공편을 확대하고 경제무역협정을 체결하는 등 대만과 비정치적 교류를 대폭 활성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민진당 집권 이후 양안관계가 요동치게 된다면 한국은 대만과 교류협력을 증진시켜 나가는 것이 그만큼 어려워질 수 있을 뿐 아니라 중국의 요구와 압박에 대해서도 적절한 대응논리를 개발할 필요가 뒤따라야 할지 모를 일이다.

※ 금번 KIMS Periscope는 주제의 시의성으로 제26호와 같이 2월 1일자로 발행되었습니다.

박병광 박사(bkpark555@hanmail.net)는 중국 푸단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으로 재직 중이며 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 겸임교수이다. 동경대학 동양문화연구소 초빙연구원 및 대만외교부초청 ‘타이완 펠로우십’ 학자를 역임했다.

  • 본지에 실린 내용은 필자 개인의 견해이며 본 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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