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S Periscope 제310호
2023년 일본 해상자위대 동향과 전망
일본은 2022년을 미국과 중·러의 대국간 경쟁이 심화한 1년으로 평가하고 미국과의 전략적 공조를 공고히 하였다. 미·일 정상회담, 안전보장협의위원회(2+2) 등에서 미·일동맹을 한층 강화하면서 방위협력의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다. 그 중 미·일 안보조약 제5조의 센카쿠 열도 적용을 포함한 일본에 대한 군사력 제공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언급,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FOIP) 비전의 공동협력, 대만해협 유사시에 대한 협력의 진전, 일본의 항모개조 지원 등은 주요 아젠다로 부상하였다. 이와 같이 점차 가시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미·일동맹의 강화에서 해양안보는 그 핵심이며, 해상자위대와 3자위대의 통합작전능력의 강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따라서, 일본의 급변하는 해양안보 변화를 분석하는 것은 우리의 미래 해양안보 대비에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일본 해양안보의 실질적인 수단으로 역할하고 있는 해상자위대의 2022년 동향과 2023년 전망을 4가지 사항에 주목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해상자위대는 일본 FOIP의 주요 행위자로 구체적 성과를 착실히 거두고 있다. 2017년 해상자위대가 최초로 인도·태평양 해역에 해상 정예부대를 파견한 것은 아베 총리가 FOIP를 구상한 2016년의 불과 1년 후였다. 이후 매년 정례화된 해상자위대의 장기간 파견 활동은 2022년에 최정점에 이르렀다. 작년에는 인도·태평양 해역에 항모개조 1단계를 마친 이즈모함을 필두로 기동전단급의 해상부대가 5개월이라는 최장기간 동안 1,000여 명의 병력이 참여하였으며, 파견부대가 환태평양훈련(RIMPAC)에 참가하는 등 매우 이례적이었다. 또다른 특징은 파견부대를 통한 교류협력 국가가 동남아시아 주요국가에서 태평양 도서국가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방문국 13개국 중 8개국이 태평양 도서국가로 일본의 인·태지역의 전략적 관여가 촘촘해지고 있다.
2023년은 일본의 국가정책 지원을 위한 해상자위대의 전략적 활용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일본은 FOIP 구상을 내세우며 협력국가와 의제를 다양화할 계획을 추진할 것이다. 특히, 인·태 지역을 넘어서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유럽국가에 사실상의 항모 운용능력을 검증받은 이즈모함을 주축으로 한 파견부대가 유럽각국을 방문하며 협력을 증진할 전망이다.
둘째, 미·영·불 등 주요국가와 연합 해상훈련 활동이 대폭 증가하고, 주요국 항모와 훈련이 활발해지고 있다. 미해군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인식되고 있는 해상자위대는 일본 방위력의 제공을 넘어서 충분한 해상전력을 갖추고 있다. 전력을 융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건에서 미·영·불 등 해군의 항모와 항모로 개조가 예정된 일본의 호위함 간의 훈련 횟수의 증가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이는 항모부대의 운용능력을 조기에 구비하고 일본의 항모보유에 대한 반감을 선제적으로 줄이게 하는 목적으로 보인다. 또한, 연합 해상훈련의 활성화로 다국간 파트너십을 구축하면서 안전보장의 과제와 불안정 요인의 대응을 강화하였다.
2023년에는 1차 항모개조를 마친 이즈모함과 카가함 등 해상자위대 함정과 잠수함, 초계기 등이 세계 각국과의 연합훈련에 참여하며 활동영역이 대폭 확대되고 항모운용 능력을 국제사회에서 현시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셋째, 해양 안보상황과 해상자위대 인력부족 상황을 대비한 전력의 발전이다. 해상자위대는 구축함 54척, 잠수함 22척, 항공기 140 여 대 등 전력운용 태세를 완비했다고 평가된다. 2022년도는 3,900톤급 구축함 3척, 3천톤급 잠수함 1척을 건조하였다. 해상자위대 함정의 대형화의 추세와는 다른 3천톤급의 구축함 건조에는 다음의 배경이 있다. 중국의 해양활동의 확대에 따른 함정의 경계감시 임무가 폭증되어 초계 위주의 함정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또한, 해상자위대의 인력부족에 대한 대책으로 기존 3천톤급 함정 승조원의 절반 수준인 약 90명으로 운용할 수 있는 함정이 절실하였다. 또한 3천톤급 잠수함도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하여 장시간 동안 낮은 수심에서 은밀성 있는 운용을 중점으로 개선시킨 것으로 이 또한 중국에 대응하기 위한 고민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넷째, 2022년 안보문서 3종의 개정에 따른 해상자위대 운용의 변화이다. 이번 개정으로 자위대의 인·태지역 역할 확대와 방위력의 근본적 전환의 여건이 마련되었다. 작년 창설 70주년을 맞았던 해상자위대는 이번 개정을 기회로 해상방위력의 근본적 강화를 추진할 것이다. 최초의 일본 국가안보전략서가 제정되고 안보문서가 개정되었던 2013년을 돌이켜보면 이후 방위력의 강화가 체계적으로 추진되었고, 해상자위대의 전력증강과 운용의 변화는 매우 두드러졌다. 일본의 2022년 개정은 ‘반격능력’의 보유를 명기하는 등 국가안보전략의 변화와 획기적 방위비 증대 추진은 방위력의 강화에 강력한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다.
2023년 해상자위대는 개정된 국가안보전략을 구현하기 위해 대만해협 유사시를 대비한 미·일동맹의 해양안보 협력, 항모운용 사전준비, 해상보안청과의 연대강화 등은 다양한 도전적 과제를 수행할 것이다. 이러한 과제는 싸울 수 있는 운용전술을 도출하고 타격능력 강화를 위한 무기체계 소요발굴에 활용될 수 있다. 이미 VLS 탑재 잠수함 건조를 추진하는 계획이 이번 방위력정비계획에 담겼다.
해상자위대의 오늘과 내일은 우리 안보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2022년 국방백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대응 및 한반도 동북아 평화안정을 위한 한·일, 한·미·일 국방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중 해양안보는 많은 분야가 연결되어 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이유이다.
- 약력
류재학 중령(rjh0303@hanmail.net)은 해군 최초로 일본 방위대대학원에서 군사운영분석을 전공하였고 일본 해상자위대 간부학교 지휘막료과정과 고급과정 및 숭실대학교 IT정책경영학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일본 해양안보 및 해상자위대 전력증강 분야에 관심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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