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XN

정보검색

검색어를 입력하신 후 검색 버튼을 클릭하시기 바랍니다.
카테고리를 지정하시면 해당 카테고리 내의 정보만 검색 됩니다.

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309호

흑해 상공에서의 미국 무인기와 러시아 전투기 충돌이 주는 동북아의 전략적 함의

김덕기

한국해양전략연구소
객원연구위원

김덕기

2023년 3월 14일 미군 무인기(MQ-9)와 러시아 전투기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접한 흑해 공해상에서의 충돌로 미군 무인기가 추락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신냉전 도래가 우려되는 가운데 발생한 동 사건으로 미·러 간 긴장 관계가 고조되고 있다.

한편 중국이 남중국해는 물론 동중국해와 우리의 동·서해에 함정과 항공기 활동을 강화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동북아의 공해에서도 우발적 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본 고는 미·러 공군의 흑해 상공 충돌이 동북아에 주는 전략적 함의를 도출하고 우리의 대응 전략을 제시하는 데 있다.

최근 흑해에서 발생한 미·러 공군의 흑해 상공에서의 충돌이 동북아에 주는 전략적 함의는 첫째,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새로운 냉전이 도래되는 가운데 최근 미·중·러 등이 AI 기반 무인 항공기 등 새로운 형태의 무인 체계가 공해에서 정찰 등 다양한 임무 수행으로, 해상·공중은 물론 수중에서의 충돌 가능성도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일례로, 2019년부터 중국이 무인 잠수정을 남중국해에 배치·운용하면서 남중국해 미·중 간 해양 갈등 영역이 해상과 공중에서 수중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둘째, 중국은 이번 사건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대만해협 위기 시 러시아가 흑해에 임시 공역 설정으로 인해 미군이 경계를 침범하지 못하도록 한 것과 유사한 형태로 공해에 해상 경계선을 설정하고 통제할 가능성이 크다. 일례로 중국은 2022년 8월 대만해협을 미사일 등으로 위협 시 6개 해상 사격 구역을 설정하였는데 그 중에서 3개가 대만 영해를 침범했었다. 당시 미국은 중국이 설정한 사격 구역으로 기존에 행했던 ‘항행의 자유 작전’을 실시치 못했다. 지금도 중국은 서해에서 수시로 사격 구역을 설정하고 우리 민항기의 중국 상공 비행을 금지하고 있다.

셋째, 국제 조약과 규칙 등을 무시하는 중·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공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 가능성에 대한 위협 인식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선 해양신뢰구축(MCBMs)을 강화하는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 최근 남중국해는 물론 우리의 이어도가 포함된 동중국해와 서해에서의 내해화를 추진 중인 중국은 국제사회가 공해상에서의 질서 유지를 위해 합의한 UN해양법협약(UNCLOS), 국제해상충돌예방규칙(COLREGs) 등을 무시하면서 기존의 해양 질서 유지 체계로는 한계가 있다. 일례로 2023년 2월 13일 중국 해경은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선박을 향한 강력한 레이저 공격으로 선원들이 피해를 입었다. 따라서 중국이 한반도 주변 해역은 물론 인도·태평양 등 공해상에서의 국제법 준수를 위한 국제적인 협력 기반으로 한 결속력 강화가 필요하다.

넷째, 중국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중 전략적 관계를 강화하는 가운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동북아에서 미국의 역할을 견제하기 위해 공해상에서의 무인 항공기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러시아와 한반도 주변 해역은 물론 항공기로 우리의 방공식별구역(KADIZ)을 수시로 침범 중인데, 그 횟수가 점점 더 많아지면서 충돌 가능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중·러가 우리의 KADIZ는 물론,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도 수시로 침범하면서 때때로 4개국 항공기가 공해상에서 접촉하는 일촉즉발의 사건이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남중국해를 포함한 동북아의 공해상에서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첫째, 중국과 러시아가 기존 국제 조약이나 규칙을 무시하고 있어, 먼저 동북아 국가 간 냉전 기간 중 미·소가 공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을 예방하기 위해 1972년에 합의한 ‘US-Soviet Incidents at Sea Agreement’의 교훈을 명심하고, 동 조약과 유사한 형태의 조약을 양자 간 또는 다자 간 체결할 필요가 있다. 또한 2014년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된 서태평양 해군심포지엄(WPNS)에서 합의한 ‘해상에서의 우발적 조우 시 신호 규칙(CUES: Code for Unplanned Encounters at Sea)’을 현실화 시켜 동북아의 공해상에서 흑해와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둘째, 한국은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의 우발적 충돌 예방을 위해 한국이 중·러·일본과 맺은 핫라인 등 다양한 수단이 잘 운용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최근까지 한·중 간 공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 예방을 위한 핫라인(한국 MCRC ↔ 중국 북부전구)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러의 KADIZ 침범을 저지하는 데 실패했다. 따라서 우리가 중·러와 합의한 핫라인 등을 다시 정비하고, 향후 중·러 KADIZ 침범에 한·미 공군이 같이 대응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동·서·남해가 미국과 중‧러 간 높아지는 해양 갈등으로 우리의 해상교통로도 위협받고 있다. 이번 흑해 상공에서 미‧러 공군의 충돌이 주는 전략적 함의 등을 바탕으로 국가의 군사전략과 해양전략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덕기제독(예)(strongleg77@gmail.com)은 영국 헐(Hull)대학교에서 국제정치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세계인명사전(Marquis Who’s Who in the World)에 등재(2006)됨. 청와대 행정관‧합참 군사협력과장‧해군본부 정보화기획실장‧세종대왕함 초대 함장 등 역임. 현재 한국군사학회 부회장, 한국해양전략연구소 객원 연구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 본지에 실린 내용은 필자 개인의 견해이며 본 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 KIMS Periscope는 매월 1일, 11일, 21일에 카카오톡 채널과 이메일로 발송됩니다.
  • KIMS Periscope는 안보, 외교 및 해양 분야의 현안 분석 및 전망을 제시합니다.
  • KIMS Periscope는 기획 원고로 발행되어 자유기고를 받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해양전략연구소에서는 카카오톡을 통해 해양안보의 현황과 쟁점, 전문적이고 시류의 변화를 반영하는 연구물을 발송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톡을 통한 정보와 지식 공유가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심 있는 분들은 가입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카톡친구 버튼

친구추가 버튼

코드스캔 버튼

QR코드 스캔

채널 버튼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