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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320호

중국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항구(港口) 임차가 동북아에 주는 전략적 함의

김덕기

한국해양전략연구소
객원연구위원

김덕기

러시아는 2023년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2030년 중·러 경제협력 중점 방향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한 후, 그 후속 조치로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항을 중국이 사용하도록 허가했다.

중국이 160여 년 만에 2023년 6월 1일부터 블라디보스토크항을 사용하게 되면서 향후 중국 함대가 이 항구를 기지로 활용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동북아에는 전략적인 면에서뿐만 아니라 북극해 항로 개척 등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큰 의미를 주고 있다.

먼저 전략적인 측면에서 보면, 첫째, 중국은 자연스럽게 중국 함대를 블라디보스토크항에 전개하여 동북아에 대한 군사적 영향력 확대 등으로 미국과 해양에서의 전략 경쟁 범위를 확대할 수 있게 되었다. 2012년부터 중국은 러시아와 ‘Joint Sea’로 불리는 연합해상훈련 실시하면서 훈련구역을 서해, 동해, 표트르 대제만, 오호츠크해, 동·남중국해, 지중해, 발트해 등의 해·공역으로 넓혀가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미국이 지배해 온 인도·태평양은 물론, 국방백서에서 정의하고 있는 원해호위(遠海護衛) 전략을 구현하기 위해 영향력을 확대 중이다.

둘째, 중국은 블라디보스토크항에서의 함정 전개를 통해 러시아와 함께 유사시 한반도에 전략적 영향력 강화를 쉽게 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중국은 단독 또는 러시아와 함께 한반도를 위협해 전방위에서 한·미동맹을 압박할 수 있다. 최근 중국은 러시아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한 후, 중국 공군기가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공군기지로 향하는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

셋째, 중국의 블라디보스토크항 사용은 러시아와 함께 군사적으로 일본을 위협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최근 러시아는 블라디보스토크항을 모함으로 하는 태평양함대에 신형 Borei급 SSBN, Yasen급 SSGN 등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후 일본이 미국 등 서방의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자 이에 반발하며 2022년 말, 일본과 영토 분쟁 중인 쿠릴열도 북부 파라무시르섬에 사정거리 최대 500㎞에 이르는 바스티온(Bastion) 미사일 시스템과 함께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군사기지를 구축하는 등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중국은 중국몽 실현을 위해 추진 중인 ‘일대일로’ 구상을 북극해까지 확대할 수 있는 여건을 강화할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중국은 북극해 백서 발표 후 북극해 진출에 제한이 있었으나 블라디보스토크항 사용을 계기로 러시아와 북극해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강화하게 되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첫째, 중국은 북한의 핵 위협 확산과 함께 유엔 대북 제재 강화로 북한의 나진항과 청진항 사용이 어렵게 된 상황에서 블라디보스토크항 사용으로 러시아로부터 경제적인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되었다.

둘째, 중국은 동북 지역의 물류비와 시간을 절감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그동안 중국은 지린성에서 육로로 약 1,000km 떨어진 랴오닝성의 잉커우(營口)항이나 다롄(大連)항으로 화물을 옮겨 선박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무역해 왔다. 그러나 앞으로 중국 동북 지역은 지린성 훈춘에서 육로로 약 200km 떨어진 블라디보스토크항을 새로운 무역 통로로 사용하면서 운송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산 가스 등을 낮은 가격으로 수입하면서 향후 블라디보스토크항이 중·러 무역의 중심 항이 되었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후 가스 판매망이 막혀 있었으나 중국에 블라디보스토크항을 임차함으로써 숨통을 틀 수 있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최근 러시아가 160여 년 만에 블라디보스토크항을 중국에 임차하면서 동북아에 새로운 안보 지형 형성이 불가피해 보인다. 중국은 2023년 6월 1일부터 임차한 블라디보스토크항을 처음에는 경제적인 목적으로 사용하다가 점차 군사․전략적인 목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이유는 최근 중국은 단독 또는 러시아와 함께 KADIZ를 수시로 침공하고, 때때로 중국 공군기가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공군기지로 향하는 사례를 통해 예측해 볼 수 있다.

장기적으로 중국은 블라디보스토크항을 군사․전략적으로 중요시할 것이다. 따라서 최근 우리가 한․미동맹을 강화하며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는 것을 부정해 온 중국과 러시아의 입장을 고려할 때, 향후 한반도 유사시 중국은 6․25전쟁 시 군사적으로 개입했던 형태와는 달리 단독 또는 러시아와 함께 서해와 동해를 통해 동시에 한반도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우리는 향후 중국과 러시아가 KADIZ 침범 등 군사적 위협 행위를 자행 시 한․미가 공동으로 전략적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협력 동향을 예의 주시하면서, 중국이 블라디보스토크항을 군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도 러시아 잠수함이 동해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상기하여 우리의 동해가 중․러의 함정과 항공기 훈련․작전 시 앞마당이 되지 않게 하려면 우리의 능력을 강화하여 대응 전략을 지속 발전시켜 나아가야 한다.

김덕기제독(예)(strongleg77@gmail.com)은 영국 헐(Hull)대학교에서 국제정치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세계인명사전(Marquis Who’s Who in the World)에 등재(2006)됨. 청와대 행정관‧합참 군사협력과장‧해군본부 정보화기획실장‧세종대왕함 초대 함장 등 역임. 현재 한국군사학회 부회장, 한국해양전략연구소 객원 연구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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