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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321호

아시아 · 태평양 해양안보 확립을 위한 역내 국가들의 노력과 과제

임경한

해군사관학교
교 수

임경한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해양은 각기 다른 두 가지 얼굴로 우리에게 큰 의미를 준다. 우선 해양은 세계 무역의 90퍼센트 이상이 이동하는 교통로이자 인류의 삶을 지탱해주는 자원의 보고라는 점에서 국가 간 협력(Cooperation)의 무대로 여겨진다. 역사적으로 한 가지 분명한 교훈은 인류가 해양을 통해 소통하고,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왔다는 사실이다. 다른 한편으로 해양은 경쟁(Competition)의 장이 된다. 주요 국가들은 해양을 통해 번영하기도 했고, 또 다른 경우에는 도전국에 의해 쇠퇴하거나 더 나아가 패망하는 결과를 맞이하기도 했다. 아시아·태평양(이하 아태)은 전 세계 어느 해양보다도 협력과 경쟁이 활발한 곳이다.

그러나 2023년 현재 지금의 아태 해역에는 경쟁으로 인한 비극의 그림자가 조금 더 짙게 드리운 듯 보인다. 비록 눈앞에 당장 다가온 위협은 아니라 해도 국제정치에서 국가 간 치열한 경쟁은 주로 비극적인 결말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큰 숙제를 던져주고 있다. 최근 들어 인도·태평양을 무대로 미중 간 경쟁뿐만 아니라 남중국해 주변 국가들이 해양영토 분쟁을 노골화하고 있다. 해상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불법 행동 또한 그 강도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으며 많은 경우에 인간의 생명과 직결된다. 해양을 공유하는 공동체로서 이 같은 불안정한 해양안보 상황에 대해선 무엇보다 상호 협력하여 선제적 대응방안을 모색할 때라고 여겨진다. 하나의 방안으로서 유엔해양법협약의 충실한 이행이 있을 수 있지만 이마저 여전히 국가 간 미묘한 해석의 차이와 국내법과의 충돌 등으로 불거진 문제의 해결과 대안제시엔 한계를 노정하고 있다. 이에 보다 효과적인 대안마련을 제시하기 위해선 우선 손쉬운 방식부터 추진할 필요가 있다.

첫째, 각종 국제학술회의를 활성화하여 아태 지역의 해양안보 현황과 도전, 그리고 전망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지속 실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해양안보와 해양법 관련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해양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상정, 상황 전개 과정을 추적하고 교훈을 도출하고자 할 때 이는 곧 실제 상황에 대한 창의적 대비책 마련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역내 국가 간 해양경계 획정 및 해양영토 분쟁 등 전통적인 해양안보 도전 요인과 함께 해적행위 및 해상테러 등 비전통적인 측면의 해양안보 현황과 전망에 대해서도 공식 정부 간 회의가 아닌 순수 학술회의를 통할 때 보다 실용적인 대안제시가 가능할 것이다.

둘째, 역내 국가 간 협력이 손쉬운 과제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 해상교통로 안전확보나 탐색 및 구조, 해양환경보호 등이 대표적인 아젠다이다. 이 과제들은 일종의 공공재(public goods)로서 모든 국가들에게 참여하여 협력할 수 있는 좋은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왜냐하면 해양에서 공공재 제공은 충분할수록 모두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즉, 불참하면 결국 자기에게 손해가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거듭 부연하면 이 같은 공공재 분야에선 무임승차(free-riding)는 의미를 잃게 된다는 의미이다.

마지막으로, 모두가 win-win 할 수 있는 주제부터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표적인 것으로서 청색경제(blue-economy)가 있다. 청색경제란 해양에 적용할 때 해양자원의 지속가능한 사용을 보장하고 해양생태계로부터 풍부한 아이디어와 영감을 얻어 인류의 생존과 발전으로 직결되는 첩경을 밝히는 것을 의미한다. 청색경제란 지속가능한 경제라는 맥락에서 실현 가능성이 아주 높은 비범한 비전임에 틀림없다.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혼자선 비록 빠를지라도 쉽게 지쳐버리지만 비전을 함께 공유할 땐 더 멀리, 더 오랫동안, 그것도 더 신속하게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청색경제는 역내 모든 국가들에게 필요한 비전인 바, 경쟁보다는 협력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는 국익(national interests)일 것이다. 국익추구의 본질은 세상의 유한성을 고려할 때 원칙적으로 협력보다는 경쟁이다. 하지만 오늘날엔 국가 간 상호의존도 가 너무 깊어 함께 장기적 생존과 번영을 위해선 갈등과 분쟁을 야기할 있는 경쟁보다는 공존하고 번영할 수 있는 협력이라는 전략적 원칙을 더 선호할 것이다. 원칙을 깨려 할 때 원칙은 깨지지 않고 대신 내가 깨진다는 교훈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해양이 이런 면에서 국가 간 협력을 추구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일 것이다.

임경한 교수(seaman53@naver.com)는 해군사관학교 군사전략학과장으로서 전략론, 해양전략, 주변국 군사전략, 국제정치와 전략 등을 강의하고 있다. 주요 연구분야는 강대국의 안보 경쟁과 동북아시아 주요 국가들의 군사전략 및 해양전략이다. 최근에는 미래전과 관련하여 사이버전 및 AI 기반의 유무인 복합전투체계(MUM-T) 분야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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