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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335호

대만 16대 차기 총통선거와 양안관계 전망

전창빈

해군대학
교 수

전창빈

대만에서는 ’24년 1월 13일 제16대 총통선거가 있을 예정이다. 총통에 당선된 사람은내년 5월 20일부터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따라서 15대 현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의 임기는 이제 반년도 남지 않았다. 차이잉원(67세, ’56년생)은 대만의 첫 여성 총통으로서 지난 ’16년 14대 총통에 이어 ’20년에도 총통으로 당선되어 연임해오면서 대만의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해 왔고, 정치, 경제, 그리고 국제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차이잉원은 국제 통상 및 경쟁법 전문가로서 대만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협상 대표를 맡아 ’02년 대만을 WTO에 가입시켰다. 민주진보당(民主進步黨; 이하, 민진당) 소속으로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며 중국과의 관계에서 단호한 입장을 취해왔다. 또한 대만 경제가 중국에 종속되는 것을 반대하는 학생 사회운동이었던 ‘해바라기 운동(’14. 3.18 ~ 4.10)’을 지지했다. 그녀는 대만의 평균 경제성장률을 높이고, 고용 창출 및 기술 중시 정책을 통해 대만을 세계적인 IT 강국으로 발전시켰다. 차이잉원은 ’20년 미국 타임(TIME)지가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되었고, 포브스(Forbes)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번 대만의 총통선거는 미·중의 대리전 성격이 짙다. 중국은 친중성향의 국민당(國民黨)이 집권하기를 바라고 있다. 중국은 영토완정을 국가목표로 삼아 무력으로 대만통일을 이룩하고자 여러차례 시도하였다. 그러나 제대로 되지 않자 평화적 통일방안이라고 주장하는 이른바 일국양제(一國兩制: 하나의 국가, 두 개의 체제) 시행을 대만에 지속 요구해 오고 있다. 대만은 이 역시 거부하면서 중국으로부터의 완전한 분리·독립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에, 미국은 서방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확보와 중국의 서태평양으로의 진출을 막고자 하는 전략적 이유에서 친미성향의 민진당이 재집권하기를 바라고 있다.

차기 총통선거를 위해 야권에서는 후보 단일화를 모색해왔으나 최종적으로 실패하였다. 따라서, 선거는 친미·독립성향의 민진당 라이칭더(賴清德, 63세)와 친중성향의 제1야당 국민당의 허우유이(侯友宜, 65세), 그리고 중도성향의 제2야당 민중당(民衆黨)의 커원저(柯文哲, 63세) 간 3파전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진당과 국민당 후보가 31~32%의 지지를 받으면서 오차 범위 내의 접전을 보이면서 앞서고 있으며, 민중당은 25~26%의 지지도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늘날 양안관계(兩岸關係: 중국과 대만 간의 관계)는 경제 분야에서의 교류 속에서 일국양제를 둘러싼 정치적 대립이 지속되며 전반적으로 경색된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주장하며 현 대만 정부를 불법 정부로 간주하며 통일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대만은 중국의 이러한 태도는 단지 중국의 ‘주장’일 뿐이라고 일축하면서 중국대륙을 미수복된 본토로 간주해 왔다. 대만은 유엔에서 중국대표권을 박탈(’71.10.25) 당한 이후 국제기구에 가입하거나 국제행사에 참가할 때 중국의 정치적 압력에 의해 국호 등 국가상징의 사용을 제한받고 있다.

전통적으로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는 민진당이 집권하면서부터 대만의 중국으로부터의 분리·독립 주장은 더욱 강조되었다. 대만 정부는 민진당 소속 차이잉원 총통의 리더십 하에 대만의 자주성과 민주주의를 강조하는 정책을 추진해 왔다. 차이잉원 총통은 이미 지난 2019년에 시진핑 중국 주석의 ‘대만 동포에게 보내는 메시지’ 40주년을 기념하는 연설(中華民國 總統府, 總統針對中國國家主席習近平發表≪告臺灣同胞書≫40週年紀念談話說明我政府立場, ’19. 1. 2)에서 “대만은 절대로 일국양제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또한, 차이잉원 총통은 2021년 10월 5일, 미국의 포린 어페어즈(Foreign Affairs) 11-12월호의 특별기고문에서 “대만에 대한 중국의 위협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더욱 노골적이고, 더욱 확신에 찬 권위주의의 도전”이라고 규정하였다.

최근 대만 타이완뉴스(’23.10.28)에 따르면,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선거연구센터가 대만 유권자 1천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5.3%가 중국이 주장하는 ‘일국양제(一國兩制)’에 반대한다고 응답했고, 응답의 86.2%는 대만해협 현상유지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으며, 83.7%는 대만 미래가 대만인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고 응답하였다. 이러한 대만의 입장은 한편으로는 중국과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중국은 그동안 차이잉원 정권에 강력히 반대해 왔으며, 차기 총통선거에서도 민진당의 재집권을 막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차이잉원은 지난 11월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가 주최한 행사인 딜북서밋(DealBook Summit: 경제 및 비즈니스 관련 고위급 회의)에 화상체계로 참석한 자리에서 “중국이 대만 차기 총통선거에 개입을 시도하고 있으며, 결과를 자국에 유리하게 기울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96년 이후 중국은 대만의 모든 주요 선거에 영향을 행사했는데 군사적 위협과 경제적 강압이 포함된다”고 주장했다. 지난 11월 15일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대만의 선거 절차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중국이 대만선거에 개입하지 말 것을 경고한 바 있다.

중국은 대만통일을 위해 ‘일국양제’를 요구해 오고 있는데, 이는 중국의 통일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국토통일을 위해 대만에 ‘회색지대 전략’과 ‘삼전(三戰)’을 사용해 왔다. 회색지대 전략은 일국양제를 위한 현실적 실천전략이며, 삼전은 회색지대 전략을 위한 실천적 교리의 성격을 띠고 있다. 회색지대 전략은 레드라인을 넘지 않으면서 상대방이 명확한 대응을 하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어내며, 전면적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의도를 감추는 동시에 점진적으로 자국의 이익을 증진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회색지대 전략은 군사 및 비군사 수단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구사되며, 분쟁지역에 대한 안보 불안을 가중시키고 상대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등의 행위가 포함된다. 삼전은 여론전, 심리전, 법률전 등 3가지 방법을 통해 중국의 군사적 또는 비군사적 활동에 대한 국제적 영향력과 우호적 반응,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서 회색지대 전략을 위한 실천적 교리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중국은 이러한 회색지대 전략과 삼전을 통해 차기 대만총통 선거에 영향력을 미치려 하고 있다. 중국은 친중성향의 후보가 당선되면 향후 일국양제를 보다 수월하게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전투기의 대만 방공식별구역 진입과 대만 섬 주변에 대한 미사일 포위 실사격 훈련 등을 통해 중국은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대만에 군사력을 투입할 수 있음을 과시해 왔으며, 비군사적 수단으로 대만인들에게 분리·독립 운동을 포기하게 하고 여론을 친중성향으로 바꾸려고 노력해 왔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군용기가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한 사례는 ’20년에 380대, ’21년에 960대, ’22년에는 1,727대로 점점 그 횟수가 증가해왔다. 중국은 이미 삼전의 하나인 법률전 수행에 따라 ’05년 ‘반분열국가법(反分裂國家法)’을 만들어 대만에 대한 분리독립을 저지하는 국내법적 근거를 마련해 두고 있다.

차이잉원 총통은 지난 11월 뉴욕타임즈(NYT) 딜북서밋에서 양안관계에 대하여 “중국이 자국 내부의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현재로서는 대만에 대한 대규모 침공을 고려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여기서 중국 내부의 문제로는 주로 국내 정치적 도전, 경제 악화, 금융 문제, 부동산 문제, 에너지 문제 등 여러 가지가 해당될 수 있다. 특히, 12월 2일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중국에 투자하는 것이 이렇게 위험한 적이 없었다며 중국의 경제적 상황이 악화되었다고 경고했다. 3일에는 이탈리아가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참여 4년만에 탈퇴를 선언하였고, 5일에는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최근 미국의 월가 큰 손들은 중국에서 손을 떼고 있다. 또, 중국은 올해 들어, 주요 인사의 해임과 부패 스캔들로 시끄러웠다. 중국의 ‘전랑(戰狼: 늑대전사)외교’를 상징하는 인물로 알려졌던 친강(秦剛) 외교부장(’23. 7.25 해임)과 리상푸(李商福) 국방부장(’23.10.24 해임)이 연달아 해임된 데다가 지난 7월에는 리위차오(李玉超) 로켓군사령관과 정전중(張振中) 정치위원 등 2명도 교체된 바 있다.

중국의 내부 사정 때문에 중국의 대만 침공가능성은 차이잉원 총통의 진단과 같이 현재로서는 최근 2~3년 전보다는 낮아졌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회색지대 전략과 삼전의 수행 관련 일시 중단하거나 소강상태를 보일 수는 있지만, 중국이 ’80년대 덩샤오핑 이후 지속 추진해온 ‘하나의 중국, 2개의 체제’라는 일국양제 대만통일전략을 포기한 것은 결코 아니다. 중국은 향후 대만 국민들의 반중정서 완화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특히, 향후 대만에 친중성향인 국민당 정부가 들어서는 것은 중국의 일국양제와 대만통일 전략을 용이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총통선거는 중국의 입장에서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대만인들의 중국으로부터의 분리·독립과 자유민주주의를 향한 강한 의지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차기 총통선거 결과는 이러한 대만 국민의 의지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양안관계는 앞으로도 긴장의 연속일 것이다.

대만의 차기 총통선거는 양안관계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안보지형과 미·중 패권경쟁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도 국가안보에 미칠 영향이 무엇인지 예측하고 예의주시하면서 대응 방향을 수립해야 한다. 한국은 양안관계에 있어서 ‘어느 일방이 힘으로 균형을 파괴해서는 안된다’는 원칙적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경제적, 외교적 실리 확보를 위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국제법과 국제사회에서의 한국의 입지, 지역 안보와 경제적 이익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대만해협은 한국의 중동 석유 수입의 70~80%가 통과하는 에너지 수송로의 핵심해역이다. 따라서 한국은 한미동맹 강화 등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해상교통로를 보호하고, 중국의 경제적 압박에 대비해야 한다. 이러한 대응전략은 한국이 지역 안보와 국제 정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다.

전창빈 교수는 해군사관학교 47기로 국방대학교에서 석사학위(국제관계)를 취득하고, 서울벤처대학원에서 박사학위(국방정책)를 취득하였다.  현재는 해군대학에서 주변국해양전략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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