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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375호

2025년 인도-태평양 해양안보정세 전망 : 일본

허송

정운함장
중령

허송

2024년은 일본이 『새로운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Free and Open Indo-Pacific, FOIP) 전략』의 정착을 위해 주도적인 노력을 본격화한 해로 평가할 수 있다. 일본은 2024년을 맞이하던 시점에서의 안보 환경을 ‘전후 최대의 시련’으로 평가하고 있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포괄적인 대응 방안으로 2023년에 발표했던 『새로운 FOIP 전략』을 1년이라는 시간 동안 본격적으로 실행하며, ‘법의 지배’와 ‘안전·안정 확보’와 같은 핵심 개념을 재강조하는 한편, 과거보다 적극적인 모습으로 지역 내 안정적 안보 환경 조성을 주도하고자 노력했다.

일본을 둘러싼 안보 환경은 분명 악화 중이다. “전후 최대의 시련”이라는 표현은 결코 과언이 아니다. 특히 중국은 더 이상 자신의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도광양회(韜光養晦)”는 이미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물론 미국과의 직접적인 대결에는 여전히 소극적이지만 지역 내에서는 그 지위를 공고화해 나가고 있으며, 일대일로 정책 하 그 영향력 또한 꾸준하게 확대 중이다. 또한, 국제사회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고, 동맹의 안정성은 불확실성이 증가했으며, 위협은 커지고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이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서 일본이 2024년 추구했던 해양전략에 대한 평가 및 2025년의 전망과 우리의 대응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2024년 일본이 추구했던 해양전략을 평가하면, 2024년 일본의 해양전략은『종합적인 해양안전보장』이며, 이는 FOIP 전략에서 강조하는 축(axis) 중 하나인 ‘바다에서 하늘까지 확대되는 안전보장·안전 이용’과 그 흐름을 같이 한다. 그리고 FOIP 전략 실행을 위한 방법의 하나로 “방위 협력·교류를 활용한 해상교통로의 안정적인 이용·확보와 지역 평화와 안전에 공헌하기 위한 각 국가의 협력”을 제시하는데, FOIP 전략의 주무대가 바다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를 수행하는 군사력, 특히 해상자위대가 그 핵심 임무를 수행할 것임을 예상해 볼 수 있다.

2024년 해상자위대는 인도-태평양 방면 파견(Indo-Pacific Deployment, IPD), 해적 퇴치 활동과 같은 기존의 해양 안보 활동을 이어가면서도, 공식적인 일본판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하거나, 중국 군함에 대한 감시 임무를 수행하던 중 실수로 중국 영해에 침입할 정도로 적극적·공세적인 활동을 했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 ASEAN 국가에 대한 정부 안전보장 능력 강화 지원(Official Security Assistance, OSA) 체결 및 예산 확대, 남태평양 도서국과 대면 방식의 일-태평양 도서국 국방대신 회합(Japan-Pacific Islands Defense Dialogue, JPIDD) 개최, 인재 개발 지원 등 단순히 형식적인 측면의 교류 활동을 넘어 실질적인 협력의 강화를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부대구조 개편 준비 및 전력 증강 또한 연간 계획에 따라 이상 없이 추진되었다. 이 사항은 2022년 개정된 안보 3문서라는 큰 틀에 의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 중인 사항이며, 2024년에는 이들을 시행하기 위한 법령 개정이나 예산 반영 등이 이루어졌고, 계획에 따라 함정 진수식, 취역식, 시험평가와 각종 무기체계·최신 기술 등의 연구개발이 지속해서 진행되었다.

둘째, 2025년을 전망해 보면,  2024년의 해양전략과 전력 건설 방향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2025년 일본은 트럼프 행정부 2기와 인도-태평양에서 팽창 중인 중국이라는 위협과 대륙을 감싸고 있는 일본의 지정학적 위치가 변하지 않는 한 미국과 여전히 이익을 공유하는 중요한 파트너가 될 것이다.

따라서 일본은 2025년에도 FOIP 전략을 중심으로 이를 지속 발전시켜 나가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기존의 IPD, 해적 퇴치 활동 등은 유사한 규모로 실시하겠지만, 기존 우방국과의 더 긴밀한 협력·연대를 추진하고 새로운 우방국을 확보하기 위한 활동이 증가할 것이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향후 일본이 주관하는 대규모 훈련에 다른 나라를 참관 혹은 참가국으로 초청하는 일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부대구조 개편 및 전력 증강 분야 역시 『방위력정비계획』에 따라 큰 변화 없이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중요 부대구조 개편에 대해 언급하자면, 2025년에는 통합작전사령부가 창설되어 육·해·공 자위대의 통합 운용 체제가 구축되고, 해상자위대는 호위함대가 수상함대로 개편되어 효율적인 지휘 및 전력 운용이 가능해질 것이다. 또한, 항공자위대에는 우주작전단이 신편되어 우주공간에 대한 감시 및 대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는 자위대 역사상 꽤 큰 조직개편으로 볼 수 있으며 새로운 지휘체계에 대한 빠른 이해와 적응이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다.

함정의 건조, 진수, 취역, 시험평가 등의 각종 함정 사업 또한 전년도와 같이 계획에 따라 착실히 진행될 것이다. 또한, 노후화된 함정을 대체하기 위한 후속함 연구, UAV 신규 도입에 따른 전력 최적화 등 미래를 대비한 연구개발과 잠수함 발사형 유도탄, 토마호크 등의 무장 도입, 감시 능력 강화를 위한 위성 사업 계약도 2025년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이 최대 위협으로 상정하고 있는 대상은 기본적으로 중국이며, 이에 따라 군사전략 동맹 관계 등 대부분 대책이 중국과의 대결을 염두에 두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한일과 한미일 3국의 긴밀한 연대가 불가결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안보협력을 지속해서 발전시켜야 할 상대’로 언급하는 등 미국을 중심으로 한 지역 내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FOIP 전략에서 알 수 있듯 일본이 원하는 것은 지역 내에서의 주도적 역할이다. 그리고 이를 어느 정도 인정하며 인도-태평양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데 일본의 군사력을 활용하고자 하는 미국의 전략을 생각해 보면, 일본의 영향력 확대가 주변국인 우리나라에는 잠재적인 위협이 될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이는 해양의 ‘개방성’에 기인한 결과이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일본과의 군사적 대결을 선택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많은 제한사항이 있다. 이는 우리나라 역시 자국의 안보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일본과 마찬가지로 지역 내에서 미국과의 동맹을 중심으로 한 협조체제를 구성해야 하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가 우리의 국익을 지키기 위해서는 그것이 가능한 한 한미동맹과 지역 내 우방국들과의 협력 범위를 초과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며, 그 안에서 우리가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정당성과 명분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일본의 적극적 해양전략 추구와 영향력 확대에 대한 우리의 대응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자 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대결은 분명 답이 아니다. 그러나 만약 대결이 아닌 방법으로 상대방의 영향력을 최소화하고 우리의 안보를 확보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대응 방향 및 전략이 될 수 있다. 그리고 필자는 그 답으로 상대방이 원하거나 원하지 않는 모습으로 나의 가치를 높이는 것, ‘동맹국에 매력적인 해군(A Navy Attractive to Alliance) 건설’을 제시한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매력’이라 함은 동맹체제 안에서 미국이 느끼는 동맹의 ‘우선순위(priority)’를 의미하며, “동맹에 매력적인 해군 건설”이란 그 우선순위를 높이는 방법을 말한다. 이는 한미동맹의 틀을 광범위한 바다에서 활동하는 해군 중심의 동맹으로 전환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실질적인 국방력 강화는 물론 동맹을 통한 지역 내 안정과 평화 유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를 통해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에서 한미동맹이 차지하는 비율이 커질수록 상대적으로 타 동맹국, 예를 들어 미국의 지원을 배경으로 지역 내에서 군사력 활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는 일본에 대한 견제도 쉬워질 수 있다는 말이다.

해군 중심의 한미동맹 강화를 위해서는 그 운용 범위 및 개념에 획기적인 변화가 수반되어야 하며, 이는 결국 미국이 원하는 해군, 즉 그들의 인도-태평양전략에 기여하는 형태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우리도 이제는 해군 이상의 국가전략 차원에서 해군력의 건설과 운용을 논의해야 할 시기가 된 것이다.

해양전략가 부스가 해군의 역할 중 하나로 ‘외교적 역할’을 제시했던 것에서 알 수 있듯, 해군이야말로 이를 활용함에 따라 평시부터 동맹 관계를 강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어 ‘외교적 역할’ 수행에 가장 적합한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해군을 통한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에 대한 실질적 기여, 그리고 한미동맹 강화는 결국, 미국 중심의 동맹체제 안에서 우리의 위상 강화와 발언권 확대로 이어질 것이며, 이는 일본에 대한 미국의 일방적 지지 및 군사력 활용 범위 확대 용인을 억제하고 일본의 대(對)한반도 영향력을 최소화하는 현실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한미동맹을 대북(對北), 미·일 동맹을 대중(對中) 전략으로 보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우리의 해군력이 미국이 인도-태평양전략을 수행하는데 ‘매력적인’ 전력이 될 수도 있음을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

허 송 중령(seira0817@hanmail.net)은 해군사관학교에서 군사전략학 전공 후, 일본 방위대학교에서 석사과정을 마침. 현재 잠수함사령부 정운함장으로 근무 중이다.

  • 한국해양전략연구소, 『2025 인도‧태평양 해양 안보 정세와 전망』, 서울: 한국해양전략연구소, 2025년.
  • 본지에 실린 내용은 필자 개인의 견해이며 본 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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