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S Periscope 제430호
거함거포주의의 귀환 : 이란전쟁의 교훈과 레일건 부활의 전략적 함의
이란전쟁이 노출한 두 개의 얼굴: 방어와 공격의 동시적 위기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두 차례의 미·이스라엘-이란 충돌, 즉 2025년 6월 12일 전쟁과 2026년 2월 28일 개시된 Operation Epic Fury는 21세기 미사일전(missile warfare)의 가장 단순하면서도 잔혹한 진실을 드러냈다. 그것은 첨단 무기체계가 탄약이 떨어지면 무용지물이 되며, 그 탄약은 비싸고 보충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이 문제가 방어 측면뿐 아니라 공격 측면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하며, 심지어 공격하는 측이 더 큰 산업적·전략적 부담을 떠안고 있다는 점이다. 본 글은 두 작전이 보여준 비대칭의 양면을 차례로 분석한 후, 이에 대한 구조적 응답으로서 전자기 레일건의 부활 가능성과 한국 해군에 대한 함의를 도출하고자 한다.
방어의 한계: Operation Rising Lion과 요격탄 고갈의 산술
이스라엘은 2025년 6월 13일 Operation Rising Lion으로 이란 핵·미사일 시설을 선제 타격했고, 이란은 약 500발의 탄도미사일과 다수의 자폭드론으로 보복했다. CSIS와 FPRI의 분석에 따르면 미·이스라엘 연합방공망은 이 12일 동안 발당 약 1,500만 달러인 THAAD 요격탄을 약 150발 소모하여 미국 보유분의 1/4가량을 단번에 소진했다. 발당 200~300만 달러이며 제작에 수개월이 걸리는 Arrow-3, 발당 약 400만 달러의 PAC-3 MSE, 그리고 미국의 단 12일의 교전으로 연간 인도량을 초과시킨 SM-3 IIA/IB까지 합산하면 요격탄 소모 비용만 27억~43억 달러로 추산되었다. 이란 탄도미사일 1발의 단가가 수십만 달러 수준임을 고려하면, 비용 교환비는 1대 10에서 1대 100에 이르는 극단적 불균형을 보이며, 이는 단순한 회계 문제가 아니라 산업 기반과 전쟁 지속력의 근본적 제약이다. 한반도에서 북한이 2024년 한 해에만 250기의 TEL과 1,000발 규모의 화성-11D SRBM을 추가 배치한 점을 고려하면, 이 산술적 부담을 우리도 동일하게 떠안게 된다는 점에서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공격의 한계: Operation Epic Fury가 드러낸 미사일 고갈의 충격
방어 측면의 위기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공격 측면도 같은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는 점이다.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각각 Operation Epic Fury와 Operation Roaring Lion으로 동시 개시한 합동작전은 핵심 정밀유도무기의 소모 규모와 그 재충당 곤란성이라는 측면에서 미국에 결정적 부담을 안겼다.
미사일 소모의 규모는 평시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 Washington Post와 CSIS의 분석에 따르면 미군은 Epic Fury 개시 후 첫 71시간 동안 Tomahawk 순항미사일 약 400발을 발사했고, 휴전 직전까지의 39일간 누적 850~1,000발에 달했다. 이는 전쟁 전 미군이 보유한 약 3,100발 가운데 50%에 달하는 규모이며, 단일 작전에서의 Tomahawk 소모량으로는 사상 최대 기록이다. 더 충격적인 것은 공중발사 장거리 정밀유도무기인 JASSM-ER이다. CSIS의 추산에 따르면 미군은 전쟁 전 보유분 약 4,400발의 80%를 소모했는데, CSIS에서 발간한 보고서 Last Rounds? Status of Key Munitions at the Iran War Ceasefire의 저자 Cancian 등이 Military Times 인터뷰에서 지적했듯이 “단일 작전에서 한 무기체계의 보유분 80%를 소진한 사례는 전후 미군 역사에 거의 전례가 없는” 수치이다. 여기에 더해 Patriot 요격탄 1,000발 이상(보유분의 약 50%), THAAD 보유분의 50%, 그리고 수백 발의 SM-3·SM-6가 함께 소진되었으며, 미군은 39일간 1,700발 이상의 이란 탄도미사일과 자폭드론을 요격했다고 General Caine 합참의장이 공식 확인했다.
이러한 미사일들의 단가는 이미 잘 알려진 비용 비대칭의 결정판이다. Tomahawk Block V는 FY2026 미 국방부 Selected Acquisition Report 기준 평균 약 250만 달러(상한 410만 달러)이며, Cancian의 인터뷰에서는 발당 약 350만 달러로 언급되었다. JASSM-ER은 발당 약 136만 달러이다. 발사된 미사일 비용만 단순 합산해도 Tomahawk 850발에 약 30억 달러, JASSM-ER 1,000발에 약 14억 달러로, 두 무기체계만으로 44억 달러를 넘어선다. 여기에 Patriot 1,000발(발당 약 400만 달러로 약 40억 달러), THAAD, SM-3, SM-6 등 방어용 요격탄을 합치면 미사일 소모 비용은 100억 달러를 초과한다. 4월 29일 미 국방부 부총괄 Jules Hurst III가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공식 확인한 Epic Fury의 총 비용은 약 250억 달러이며, 이 중 대부분이 미사일 비용이라고 명시되었다. warcosts.org의 정밀 추적에 따르면 첫 6일 동안만 113억 달러가 소진되어 초당 21,800달러가 사라진 셈이며, 이는 2003년 이라크 자유작전 개전 첫 주의 약 3배에 해당하는 사상 최고 수준의 개전 비용이다.
문제는 비용 자체보다 재충당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이다. Cancian이 Military Times와의 인터뷰에서 명시한 바와 같이, 소진된 850~1,000발의 Tomahawk를 재충당하는 데만 2~3년이 소요된다. FY2026 미 해군은 단 110발의 Tomahawk 인도를 예정하고 있었으며, FY2027 예산 요청에서 미 해군은 무려 1,200%의 증액을 신청하여 30억 달러로 785발의 Tomahawk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JASSM-ER 사정은 더 심각하다. 미 공군의 FY2025·FY2026 연간 조달 요청은 각각 550발 수준이었으며, Epic Fury에서 소진된 1,000발을 채우는 데 약 2년치 생산량 전체가 필요하다. CSIS Cancian 보고서는 핵심 7개 정밀유도무기 재충당에 1~5년이 소요될 것으로 평가했고, 고체로켓 모터 산업기반 확충에 책정된 FY2026 예산 7억 달러는 새로운 공급선 인증에만 18~24개월이 걸려 미사일 부족 위험은 2027~2028년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이 부담은 동맹국에까지 전가되었다. Tomahawk 약 400발을 주문했던 일본은 미국으로부터 인도 지연을 통보받았으며, 에스토니아 또한 4월 20일 미국의 무기 인도 일시 중단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결국 Epic Fury는 단순히 한 전쟁의 비용 문제가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대중국 억제력을 위해 비축되었어야 할 미사일 재고를 단 39일 만에 절반에서 80% 수준까지 소진시킨, 전략적 자해(self-inflicted strategic depletion)의 성격을 띤다.
드론은 답이 될 수 없다: 화약과 공급망의 동일한 제약
이러한 양면의 비용 위기에 대한 대안으로 자폭드론(loitering munition)이 빈번히 거론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입증된 Shahed-136 계열은 1대당 약 5만 달러로 비용 효과가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자폭드론은 두 가지 구조적 한계를 갖는다. 첫째, 본질적으로 화약 기반 탄두에 의존하므로 폭약·뇌관·신관 등 화약 공급망의 제약을 그대로 안는다. 둘째, GPS 모듈, EO/IR 시커, 통신 칩, 영구자석, 추진기관 등 핵심 부품의 상당수가 글로벌 공급망에 종속되어 있어 전시 수급의 취약성이 본질적이다. Epic Fury 작전 중 미국이 이란의 드론 부품 수입망에 가한 차단 효과가 일정 부분 작동했다. 화약 기반 정밀무기가 본질적으로 같은 산업 기반과 같은 공급망 위에 서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미사일도, 드론도 결국 “정밀화약무기”의 변형일 뿐이다.
운동에너지의 귀환: 레일건의 가성비와 이중용도성
그렇다면 화약과 공급망 제약을 동시에 우회하면서, 방어와 공격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무기체계는 무엇인가? 본 글의 답은 단연 운동에너지 기반 전자기 레일건(Electromagnetic Railgun, EMRG)이다.
레일건의 미사일 요격 측면의 가성비는 압도적이다. 마하 6~7의 종말속도를 갖는 발사체 1발의 단가는 단순 금속 탄체 기준으로 수만 달러 수준에 불과하며, 이는 발당 400만 달러의 PAC-3 MSE, 1,500만 달러의 THAAD, 2,800만 달러의 SM-3 IIA와 비교하여 100배에서 1,000배에 이르는 비용 우위를 제공한다. 더 결정적인 것은 탄약고의 깊이가 발사체 보유량이 아니라 함정이나 기지의 전력 공급 능력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이다. 즉, 안정적 전력 공급이 가능한 한 사실상 “무제한 탄약고(unlimited magazine)” 효과를 누리게 되며, 이란전쟁에서 드러난 요격탄 고갈 위기를 구조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
지상 표적 포격 측면에서도 레일건의 효용성은 명확하다. 2025년 7월 중국 PLA 육군공정대학의 Lyu Qingao 교수팀이 공개한 ‘X-레일건’ 설계는 60kg급 탄두를 마하 7로 가속하여 400km 거리에 6분 이내 도달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발당 350만 달러짜리 Tomahawk를 850발 발사하여 30억 달러의 재고를 한 작전에 쏟아부어야 했던 Epic Fury의 부담을 떠올려 보면, 재고 제약 없이 반복 가능한 운동에너지 장사정 정밀포격의 전략적 가치는 자명하다. 결국 레일건은 방어 무기와 공격 무기를 분리하지 않고 단일 무기체계로 통합 운용할 수 있는, 21세기 미사일전이 요구하는 가장 합리적인 공학적 응답인 셈이다.
미국의 좌절과 동아시아의 약진, 그리고 ‘Trump급’의 의미
미 해군은 2005년부터 BAE Systems와 General Atomics 양사의 경쟁개발로 EMRG 프로그램을 추진해 2010년 12월 33MJ 발사 세계기록(이론상 사거리 110해리, 마하 7)을 달성했으나, 100~400발 단위로 마모되는 포신, MJ급 펄스파워의 함정 통합 곤란, 수만 G 환경에서 살아남는 유도장비의 부재라는 세 가지 기술 장벽에 가로막혔다. 15년·5억 달러를 투입한 끝에 2021년 프로그램은 사실상 중단되었고, 부산물인 극초음속 발사체(HVP)를 기존 Mk 45 5인치 함포에 통합하는 우회 전략으로 선회했다.
그러나 동아시아 두 강대국은 결정적 진전을 이루었다. 일본 방위장비청(ATLA) 산하 지상시스템연구센터는 2016년부터 본격 개발을 시작해 2023년 10월 시험함 JS Asuka에서 세계 최초로 함정 탑재 레일건 해상 시험을 성공시켰고, 2025년 9월에는 함정 대 함정 실사격을 통해 표적함을 명중·파괴하는 데 성공했다. 일본 레일건은 초속 2,000m/s, 마하 6.5~7의 종말속도, 그리고 120발의 안정적 포신 수명을 달성했는데, 이는 미국 EMRG가 끝내 도달하지 못한 영역이다. 일본은 2024년 5월 프랑스 DGA, 독일, 양국 공동 Saint-Louis 연구소와 레일건 기술협력 약정을 체결해 다자 협력 체제도 구축했다. 중국 역시 2018년 Type 072III급 상륙함 Haiyang Shan에 시험 탑재한 이래 꾸준히 진전을 이루었으며, 앞서 언급한 ‘X-레일건’ 설계와 Rear Admiral Ma Weiming이 제시한 핵추진 항모 기반 통합 전기추진-레일건-레이저 구상은 함대전 패러다임의 근본적 전환을 시사한다.
이러한 동아시아의 약진에 미국도 본격 재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미 해군은 2025년 2월 White Sands 미사일사격장에서 NSWC Dahlgren 및 Port Hueneme 합동으로 EMRG 프로토타입의 3일간 실사격 시험을 재개했다. 2025년 10월에는 General Atomics가 3MJ, 10MJ, 32MJ급 컨테이너형 발사기 패밀리를 ‘Golden Dome’ 미사일방어망 및 괌(Guam) 통합방공망의 종말단계 요격 옵션으로 정식 제안했다. 그리고 2025년 12월 22일 Trump 대통령이 마라라고에서 발표한 함당 200억 달러 이상의 ‘Trump급 대형수상전투함’은 결국 RUSI가 2018년에 이미 지적했던 문제를 새로운 전용 플랫폼 개발로 우회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다시 말해, 레일건의 부활은 단순히 무기체계 하나의 부활이 아니라, 그것을 운용할 수 있는 대형 전용 플랫폼의 부활을 동시에 요구한다는 점에서, 거함거포주의의 21세기적 귀환이라 부를 만하다.
대한민국에 주는 정책적 함의
이란전쟁의 양면이 한국에 주는 함의는 명확하다. 첫째, 차기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KDDX)과 KDX-III Batch-III의 통합전기추진(IPS) 설계 단계에서 레일건과 레이저 등 고출력 무기 수용 여유(power margin)를 선제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사후 개조는 미 Arleigh Burke 함대의 사례가 입증하듯 기술적·재정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둘째, 한·미·일 안보협력 틀 안에서 일본 ATLA가 주도하고 프랑스·독일이 참여하는 다자 레일건 기술협력에 단계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으며, 미국 General Atomics의 컨테이너형 솔루션은 육상 방공자산으로 우선 도입을 검토할 만하다. 셋째, 국방과학연구소(ADD)와 방산기업이 주도하는 국방 R&D 포트폴리오에서 레일건과 같은 운동에너지 무기를 미래전 핵심 도메인으로 명시적으로 재분류하고, 국방혁신 4.0 후속 사업의 우선순위에 반영해야 한다. 넷째, 레일건은 높은 출력의 전력을 요하므로 함정 뿐아니라 육상의 방어용 무기와 함께 함대 차원의 통합 전력관리, 표적공유 체계가 결합될 때 비로소 진정한 가성비가 실현된다.
19세기 말 거함거포 시대를 종식시킨 것은 항공기와 미사일이었다. 그러나 21세기 미사일 시대를 흔드는 것은 다시 거함거포일 수 있다. 단, 화약이 아닌 전자기 가속을 동력으로 하는 거함거포다. 이란전쟁의 두 얼굴, 즉 방어에서의 요격탄 고갈과 공격에서의 정밀유도무기 고갈이 동시에 가르치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전쟁의 승패가 최첨단 무기의 보유 여부가 아니라 쏠 수 있는 능력의 지속성(sustainability of firepower)에 달려 있다는 점이다. 비싼 화살 1,000발보다 값싼 돌멩이 100,000발이 승부를 결정짓는 전장 — 그것이 우리가 마주한 미래전의 본질이며, 전자기 레일건은 그 본질에 대한 가장 유력한 공학적 응답이다.
- 약력
배학영 박사는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학교(FSU)에서 정치학 박사학위(2014)를 취득하고, 현재 국방대학교 안보대학원 교학처장 및 전략학부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한민국 해군사관학교 전기공학과 졸업(우등) 후 해군 중령(현역, 함정 병과)으로 복무 중이며, 호위함 부산함 통신관, 구축함 을지문덕함·영만춘함 작전관·부장, 구조함 통영함 부장, PKM-292 정장 등을 거쳐 해군본부 군사전략기획장교, 국방대 군사전략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 국내외 추천자료
- Mark F. Cancian and Chris Park, “Last Rounds? Status of Key Munitions at the Iran War Ceasefire,” CSIS Commentary, April 24, 2026.
- Gabriel Honrada, “US Revives Railgun Tests as Iran War Bleeds Air Defenses,” Asia Times, March 18, 2026.
- Ian Williams et al., “Shallow Ramparts: Air and Missile Defenses in the June 2025 Israel-Iran War,” Foreign Policy Research Institute, October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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