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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63호

트럼프 시대의 한미동맹

― "한국사정 설명하고 협상통해 방위비 분담을…"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이  춘  근

트럼프가 미국의 새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한국 사회에는 근거 없는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트럼프가 선거 과정 중에 행한 한반도 관련 언급들이 우리에게 불리한 것이라는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가 선거 과정에서 한 말들은 정교하게 다듬어진 정책이기보다는 득표를 위한 선거구호의 성격이 많았다는 사실도 고려해야 한다. 트럼프의 한국관련 언급은 대략 5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첫째, 한국은 잘 사는 나라이지만 미군 주둔 비용 분담에 인색하다. 일부 내고 있다지만 다 내야 한다. 둘째, 한국이 방위비 분담을 싫어한다면 주한미군은 철수해야 한다. 셋째, 그 이후 한국이 핵무장하는 것을 막을 필요가 없다. 넷째, 김정은은 미친 인간이다. 다섯째, 김정은과 햄버거를 먹으며 대화할 수 있다 등이 그것이다. 트럼프의 이상과 같은 언급들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이미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는 한미 동맹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자신은 한국(일본 포함)의 핵무장을 말한 적이 없다고 말한다. 크리스토퍼 힐 전 주한 미국 대사는 최근 연설에서 트럼프는 보다 쉽게, 보다 신속하게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허락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보다 더욱 강경한 대북 정책을 펼칠지도 모른다는 의미일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 상당수가 오바마 정책을 그대로 뒤이을 클린턴 후보를 선호했는지도 모르지만, 그것 역시 근거가 박약한 논리에 근거한 희망 사항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하던 2009년과 비교해 금년인 2016년 한국이 당면한 안보 상황은 훨씬 나빠졌다고 보아야 한다. 북한은 오바마 임기 동안 단 한 번도 핵개발을 중지당하거나, 핵개발 노력이 역전(逆轉)된 경우도 없었다. 그런 오바마 대통령을 뒤이을 클린턴 후보를 선호한 이유는 그녀가 한국과의 동맹을 소중하다고 말했기 때문일 터인데 그 역시 선거과정에서의 수사(rhetoric)일 뿐이다. 즉, 클린턴 역시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경우 우리에게 더 많은 방위비 분담을 요청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었다는 점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이 중시하는 아시아 국가들에 대해서는 말을 자제하고 있지만, 영국·사우디아라비아 및 나토 국가들에 대해 방위비를 너무 적게 쓴다고 불만을 표시한 적이 있었으며 이들 나라들이 국방비를 더 늘이지 않는다면 그들 나라는 더 이상 미국과 특별한 관계에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특히 영국에 대해서는 국방비를 GDP의 2% 이상으로 올리라고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오바마는 말은 그럴듯하게 하면서도 정작 나서야 할 때는 발뺌하는 미국의 동맹국들에 대해 ‘진저리가 난다’고 푸념한 적도 있었다.

  외교와 안보에는 여와 야가 없다는 말이 있다. 미국이야말로 그런 나라다. 미국의 대통령들이 계속 바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외교 및 군사전략이 대폭 바뀐 적은 없다. 기껏해야 전술적 변화가 있었을 뿐이다. 그리고 미국 대통령들이 선거과정에서 독특한 정책을 표방한 적이 있기는 했지만, 자신이 주장했던 모든 것들을 실제로 실행에 옮기지도 못했다. 예를 들면, 우리 국민들을 정말로 공포에 몰아넣었던 주한미군 전면철수를 1976년 미국 대선 주요 공약으로 들고나온 민주당의 카터 대통령도 주한미군을 철수시키지 못했다. 물론 대통령 후보의 정책이 국제정치 상황을 잘 반영하는 것일 경우 그 정책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진다. 즉, 후보의 생각보다는 현실의 국제상황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아시아 중시 전략을 전개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세계 정치 및 경제의 중심이 아시아로 이동했기 때문이지 그가 하와이 출신이며 인도네시아에서 소년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아시아를 잘 이해해서가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의 언급들은 현실주의 국제정치 이론을 일관성 있게 따르는 것이며 또한 마키아벨리적이라고 평가된다. 즉, 미국의 국가이익을 최우선으로 삼으며 미국의 국가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냉혹한 정치 원리를 따르는 정책을 전개하리라는 것이다. 트럼프 역시 아시아를 중시할 것이며 특히 중국의 힘을 견제하고자 할 것이다. 그는 2011년 저술한 Time to Get Tough: Making America #1 Again(터프해 져야 할 때: 미국을 다시 1위로 만들자)라는 제목의 책에서 “워싱턴 정치가들이 아무리 달콤한 말들을 해도 중국 지도자들은 미국의 친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으며 “오바마는 세계무대에 중국을 정당한 국가로 등장시켰다. 그러나 그 대가로 받아 낸 것이 무엇인가?” 라고 당당하게 물었다.

  트럼프는 미국의 군사력을 정말 막강하게 만들겠다고 호언했다. 너무나도 막강해서 다른 나라들이 감히 도전할 수 없고 그래서 사용할 필요가 없는 군사력을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막강한 군사력을 건설해 놓고 주한미군을 철수한다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다. 그러나 값비싼 군사력을 건설한 미국은 동맹국들에게 방위비 분담을 요구할 것이다.

  동맹은 상호 협력하는 관계이지 일방적으로 시혜(施惠)를 얻는 관계는 아니다. 상호 협력을 위해서 동맹이라도 협상을 해야 한다. 마침 트럼프가 협상의 달인임을 자랑한다. 미국과의 동맹은 한국의 국가안보에서 미국 대통령이 누구냐의 여부와 관계없이 중요하다. 미국의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걱정 근심한다는 것은 우리가 스스로 국가안보를 책임지지 못하는 상태에 있다는 말이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된 대한민국이 그런 걱정을 해야 하는 게 맞는지 다시 생각해 보자. 그리고 트럼프의 미국에 한국의 사정을 잘 설명하고 협상을 통해 적당한 방위비 분담액도 계산해 내도록 노력하자.

이춘근 박사(choonkunlee@hanmail.net)는 세종연구소 ∙ 자유기업원 ∙ 한국경제연구원에서 근무했으며, 서울대 ∙ 연세대 ∙ 고려대 ∙ 캐나다 The University of Victoria 등에서 강의했다. 현재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 이화여대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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