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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77호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 가능성 평가

국민대 정치대학원
원 장

박  휘 락

북한의 핵위협이 점점 심각해지자 미국을 중심으로 ‘선제타격’에 관한 언급이 증대되고 있다. 작년 9월 마이크 멀린(Mike Mullen) 전 미국 합참의장은 “만약 북한이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에 아주 근접하고 미국을 위협한다면 자위적 측면에서 북한을 선제타격할 수 있다고 본다”는 견해를 발표한 적이 있고, 새로 들어선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모든 대안을 고려하겠다”면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국에서는 선제타격의 필요성보다는 위험성을 높게 평가하여 조심스러운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

  외부적으로는 ‘선제타격’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현재 북한에 대하여 논의되고 있는 것은 ‘예방타격’(preventive strike)이다. 이론적으로 선제타격(preemptive strike)은 ‘적의 공격이 임박하였다는 논란의 여지가 없는 증거에 기초하여 시작하는 타격’으로서 적이 공격한다는 ‘명백한 증거’가 전제된다. 그러나 선제타격은 그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고, 적의 공격이 임박한 상황에서 실제 적이 공격하기 전까지의 짧은 시간에 시행하여 성공하는 것이 쉽지 않다. 대신에 예방타격은 ‘상대의 공격이 임박하지는 않지만 지체될 경우 상당한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여 실시하는 타격’으로서 평시에 상대방을 공격하여 그의 공격력을 미리 제거해버린다. 예방타격은 충분한 정보를 수집한 후 정밀한 계획을 세우고, 다양한 모의(simulation) 기법을 통하여 면밀하게 점검한 다음에 실시하며, 기습적인 방법을 창의적으로 적용할 수 있어서 성공의 가능성이 높다. 다만, 예방타격은 국제적으로 침략행위로 비난받을 수 있고, 실패할 경우 회피할 수 있는 전쟁을 유발하였다는 책임이 따를 수 있다. 그래서 실제로는 예방타격을 논의하면서 겉으로는 선제타격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예방타격이나 선제타격에 관한 논리적 근거는 ‘예상 자위’(anticipatory self-defense)이다. 유엔헌장 51조에서 “이 헌장의 어떤 규정도, 유엔 회원국에 대하여 무력공격이 발생할 경우, 안전보장이사회가 국제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때까지 개별적 또는 집단적 자위의 고유한(inherent) 권리를 침해하지 아니한다”라면서 모든 국가의 자위권이 보장되어 있는데, 핵공격을 당하면 반격력이 없어질 수 있어 무력공격을 당한 후 자위권은 행사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 따라서 다수의 국제법학자들은 핵시대 예상 자위권은 위협의 임박성과 함께 심각성, 발생할 정도, 지체의 비용까지 고려하여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엔헌장에서 자위권은 ’고유한’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듯이 자신의 생존이 위협받는다고 판단될 경우 해당국가는 예방타격과 같은 적극적인 행동도 불사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이스라엘은 1981년 6월 7일 바빌론작전(Babylon Operations) 명칭으로 이라크의 오시라크(Osirak) 핵발전소를 예방타격하여 파괴시켰고, 2007년 9월 6일에는 과수원 작전(Operation Orchard)이라는 이름하에 시리아의 데이르 에조르(Deir ez-Zor) 지역에 건설되고 있는 핵발전소도 파괴시켰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공격도 이라크의 핵무기 개발에 대한 의심에 근거하였다는 점에서 예방의 성격이라고 평가된다. 다만, 이들 국가들은 모두 선제타격을 실시하였다고 주장하였다.

  핵무기는 ‘대량살상무기’(WMD: weapons of mass destruction) 또는 ‘절대무기’(absolute weapon)라고 불릴 정도로 그 위험이 매우 크다. 1945년 8월 일본의 히로시마에 약 16kt, 나가사키에는 약 20kt의 위력을 갖는 원자폭탄이 투하되었는데 히로시마에서는 90,000–166,000명, 나가사키에서는 60,000–80,000명 정도가 사망하였다. 서울은 인구밀도가 커서 동일한 규모의 핵무기가 폭발할 경우 6-10배 정도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핵무기의 규모가 커지면 피해는 엄청날 수 있다. 북한은 현재 20개 정도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그것을 탄도미사일에 탑재하여 한국을 공격할 수 있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예상자위권의 발동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상황일 수 있다. 예방타격은 다른 대응방법이 무용할 때 고려하게 되는데, 우선 수년 동안 노력했지만 외교적 비핵화의 성과는 기약하기 어렵다. 미국이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라는 개념으로 유사시 대규모 핵보복을 약속하고 있으나 북한의 오판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북한이 미국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탄(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보유하게 될 경우 미국이 한국을 지원하면 미국 본토를 공격하겠다고 위협할 수 있고, 그럴 경우 미국 확장억제의 실현가능성은 더욱 불확실해질 수 있다. 한국군이 북핵 대응책으로 발전시키고 있는 ‘킬 체인’과 탄도미사일방어(KAMD)의 경우 전자는 정보력의 미흡으로, 후자는 충분한 요격미사일을 구비하지 못하여 방어를 장담하기 어렵다. 군사적인 측면에서만 분석할 경우 북한의 핵위협에 대한 신뢰할만한 대안은 예방타격일 수 있는 것이다.

  예방타격은 사전에 충분히 준비하여 실행하기 때문에 성공의 가능성은 오히려 높은 편이다. 북한의 핵무기 저장 및 발사시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최선의 타격계획을 발전시키며, 그로 인한 위험과 파급되는 상황을 예측하여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다. 성공의 가능성을 모의실험을 통하여 점검하고, 충분할 때까지 미흡한 상황을 보완할 수 있다. 특히 한국과 미국이 합심하여 준비할 경우 성공의 가능성은 무척 높아질 것이고, 국제사회의 비판도 적절하게 무마시킬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한국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항은 북한의 핵공격으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하는 것이다. 당연히 국제사회가 수용하는 방법들을 사용해야 하지만, 불가피한 상황에서는 이스라엘의 경우에서와같이 예방타격과 같은 방법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이 예방타격까지 검토하면서 처절하게 대응할 때 북한도 핵폐기를 위한 협상에 임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선제타격을 명분으로 한 미국의 논의를 무조건 비판하는 대신에 한국 내에서도 예방타격을 포함한 선제타격의 전반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 예방타격이 불가피해지는 구체적인 상황, 그의 수행을 위한 방법과 수단, 그것을 시행했을 경우의 위험과 그 감소방안, 현재 상태에서 필요한 보완소요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하며, 예방타격을 감행할 경우의 국제법적인 측면, 주변국 및 국제사회의 예상되는 반응, 이를 정당화시킬 수 있는 논리 등도 연구하여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박휘락 원장(hrpark5502@hanmail.net)은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장으로서 안보문제 특히 북핵문제에 관하여 왕성한 연구 및 토론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1978년 육사 졸업 후 미 국방대 석사 ∙ 경기대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북핵위협과 안보”(2016)라는 최근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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