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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79호

트럼프 시대 美 해군력 부활의 전략적 함의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지난달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버지니아주 뉴포트에서 건조 중인 핵추진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함을 방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승선 연설에서 현재 미 해군은 제 1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작은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핵 추진 항공모함을 12척으로 증강하는 등 향후 사상 최대 규모의 미 해군을 건설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실현가능성에 관해 사실 회의적인 시각과 의구심이 없지 않다. 왜냐하면 트럼프 행정부가 건설하겠다고 주장한 350척의 미 해군력은 역사상 가장 많은 척수를 보유했던 1953년의 1,122척에 비해 매우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 해군력 증강 계획이 아‧태지역 및 한반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트럼프 시대 미 해군력의 증강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전략적 함의를 내포하고 있다.

  첫째, 트럼프 행정부가 대외정책 기조로 설정한 ‘힘을 통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를 본격적으로 실행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출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6대 국정기조 중에서 ‘미국 우선 외교정책’(America First Foreign Policy)과 ‘강력한 미 군사력의 재건’(Making Our Military Strong Again)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국정기조에서 나타나는 전략적 의도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추진했던 씨퀘스터(Sequester: 자동예산삭감)로 인한 미 군사력의 약화를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의회의 협조하에 국방예산의 시퀘스터 조항을 철폐할 계획이며 국방예산도 대폭 확충할 예정이다. 지난달 27일 2018년 회계연도 국방비에서 역대로 가장 큰 국방비 증액 규모 중 하나인 540억 달러(전년 대비 약 10% 증액)를 증액하여 6,030억 달러의 국방 예산안을 제출한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이 강력한 군사력의 구축을 통하여 힘에 기반한 국제 안정과 평화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둘째,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해양에서의 패권을 유지하고 중국과의 해양패권 경쟁에서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중국은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해군력을 급격히 증강 및 현대화함으로써 역내 해양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상대적 국력 쇠퇴로 인해 아‧태 해양에서의 미‧중 간 해군력 격차는 양적 및 질적으로 좁혀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약 2020년경 주요 전투함의 규모에서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다. 이러한 힘의 공백을 활용하여 중국은 역내 해양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남중국해 및 동중국해에서 공세적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중국과의 직접적 마찰을 우려한 오바마 행정부는 해양강국으로서 중국의 부상을 적극적으로 견제하는데 부정적이었으며 남중국해에서의 ‘항행의 자유 작전’ 실시에도 소극적이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오바마 행정부에 비해 보다 강화된 대(對)중국 견제정책을 펼칠 것이며 남중국해에서의 공세적 압박정책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위 ‘포함외교’의 시대가 도래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미 해군력의 증강은 미국의 국익을 유지하기 위해 아‧태 해양에서의 지속적인 관여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으며 역내 해양에서의 미 해군력의 현시 능력을 증대하겠다는 의지로 평가할 수 있다. 이에 미 해군의 최신형 구축함 및 잠수함‧항공모함 등의 전력이 아‧태 해역에 확충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 전력들은 한반도 유사시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다.

  셋째, 해양전략 차원에서 미 해군이 해양통제 전략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것이다. 냉전 시기 구소련과의 해양통제 경쟁에서 승리한 미 해군은 탈냉전기 이후 4반세기 동안 글로벌 해양통제의 유지를 통해 안정적이고 자유로운 해양의 이용을 보장해왔다. 하지만, 해양에서의 국가 이익이 다른 강대국과 해양의 질서를 교란시키는 비국가 행위자에 의한 위협 증대는 미 해군의 해양 안정자 역할에 심각한 도전을 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해양 위협들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미 해군은 ‘치명적 분산’(Distributed Lethality) 전략의 개발과 전력의 대폭적 증강을 도모하고 있다. 특히, 항공모함을 기존의 10척 체제에서 12척 체제로 증강하는 것은 항모무용론을 불식시키고 해양으로부터의 세력투사를 강화하여 해양의 자유로운 접근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강력한 해군력에 기반한 해양통제가 강대국 지위를 유지하고 국가의 성장과 번영을 보장하기 위한 필요조건임을 설파한 마한(A. Mahan)의 전략을 잘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시대에 전통적 해양국가로서 미 해군력을 부활시키는 것은 새로운 미국의 세기를 여는 계기가 될 것이며 글로벌 해양의 안정과 자유를 유지하는 핵심축이 될 것이다.

※ 금번 KIMS Periscope 제 79호도 4월 11일자로 발행되었습니다.

김기주 박사(sailorkim@kida.re.kr)는 해군사관학교 졸업 후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 현역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며 한국해로연구회 집행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연구분야는 한미동맹 ‧ 미국 안보/국방정책 ‧ 해양안보 등이다.

  • 본지에 실린 내용은 필자 개인의 견해이며 본 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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