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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82호

아‧태지역 잠수함 증강경쟁과 한국의 선택

조화정치연구원
원 장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잠수함 전력증강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물론 인도네시아와 베트남·호주와 인도에 이르기까지 아시아 각국은 최신 스텔스 디젤 잠수함 확보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의 전력증강과 북한의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발사가 직접적인 경쟁촉발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아‧태지역 각국이 잠수함 증강에 힘을 쏟는 것은 무엇보다도 잠수함이 항공모함을 포함한 대형수상함 등 상대방 군사력을 은밀히 공격할 수 있는 ‘비대칭적’ 무기체계인 데다 전시에는 적국의 전략물자수송의 통로가 되는 해상교통로(SLOC)를 차단하는 유용한 ‘억제적’ 무력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20세기의 패권경쟁이 ‘유럽의 대륙’에서 야기되었다면 21세기 패권경쟁의 장은 ‘아시아의 바다’에서 전개되고 있다.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미국의 ‘아‧태 재균형 전략’과 중국의 ‘신형대국관계’ 개념이 대립하는 가운데 남중국해를 포함한 해양 관할권 분쟁이 지속되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 내 인공도서 건설 등을 추진하며 해양 관할권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반면, 미국은 항행의 자유를 주장하면서 우방국과의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조셉 나이(Joseph Nye)가 언급한 바와 같이, 미국의 해군은 미국 다음으로 강한 해군 17개국의 해군을 다 합친 것만큼 강하다. 양적·질적인 면에서 타의 추정을 불허한다. 미국의 잠수함 71척은 모두 핵추진의 대형 잠수함들이다. 러시아는 미국 다음으로 잠수함 분야에서 최강국이다. 러시아 해군은 13척의 전략핵 잠수함, 49척의 전술 공격용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중 27척이 핵추진이다. 러시아는 경제난에도 핵미사일을 탑재한 전략원자력 잠수함(SSBN) 증강작업을 야심적으로 진행 중이다. 일본의 경우, 숫자는 작지만 질적인 면에서 뛰어난 하루시오급과 오야시오급, 그리고 고성능의 소류급의 잠수함 18척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의 해양강국 부상은 ‘일대일로’로 요약된다. 중국은 2012년 10월 당대회에서 ‘해양강국’건설을 천명했고 2020년 전반기까지 이를 완성하기 위해 경제발전을 추구하는 가운데 해군력의 증강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핵잠수함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중국은 이미 잠수함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다. 지난 20년 이상 양적인 면에서 최대의 증강 폭을 보인 중국해군은 4척의 진급 전략핵 잠수함을 포함, 5척의 전술 공격용 잠수함, 52척의 재래식 공격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해양안보정세 속에서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국가들은 중국연안을 따라 조밀하게 설치되고 있는 레이더망을 피하면서도 자국의 해양주권을 지킬 수 있는 방편으로 ‘수중의 킬러’ 잠수함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지역적 차원에서 아시아 각국 ―특히 동남아국들이 잠수함 확보경쟁에 뛰어드는 보다 세부적인 이유는 비록 적은 수를 보유하더라도 잠수함은 강력한 대함 미사일과 어뢰로 무장하고 있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를 자국의 ‘내해’로 만들어 마음대로 통항하려는 중국의 야욕을 견제하기에 효과성이 뛰어난 무기인 까닭이다.

  한편 대만은 네덜란드에서 도입한 젠룽 잠수함 2척을 운용하고 있으며 향후 잠수함 8척을 자체 건조할 계획이다. 남중국해에 접한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도 중국에 맞선 잠수함 전력 확충대열에 합류했다. 현재 독일에서 건조한 1,200t급 잠수함 3척을 운영 중인 인도네시아는 앞으로 한국에서 건조 중인 1,400t급 잠수함 등 총 7척을 도입해 남중국해에 인접한 나투나 제도 등에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인도가 보유·운용 중인 잠수함은 러시아에서 10년간 임대한 배수량 12,000여t의 아쿨라 2급 핵잠수함 1척과 수중 배수량 3,000t의 옛 소련제 킬로급 9척, 배수량 1,800t의 독일제 4척 등 총 14척에 불과하다. 향후 인도는 중국의 수중전력 강화에 맞춰 30년 안에 총 24척의 잠수함을 건조하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호주는 지난 2016년 4월 380억 달러를 들여 스코르펜 제조업체인 프랑스 DCNS를 차기 잠수함 업체로 선정했다. 호주는 신형 디젤 잠수함 12척을 조달해 기술결함에다 각종사고를 낸 콜린스급 잠수함을 모두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대잠수함 작전능력에 있어 미국에 아직 훨씬 못 미치기 때문에 아시아 각국의 잠수함 전력이 증강될 경우 중국을 거부하는 각국 나름의 반접근·지역거부(A2/AD)전략의 핵심세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된다면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는 거대한 ‘잠수함 고리’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한국·대만·인도네시아·호주·인도로 이어지는 잠수함 고리는 중국의 인도양·태평양 진출을 견제하는 효과적인 체계가 될 것임에 분명하다.

  북한의 잠수함전력은 한국의 해양안보에 있어서 당면한 가장 위협적인 전력이다. 북한 김정은은 36년 만에 개최한 작년 5월의 제7차 당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스스로 핵보유국으로 규정하고 ‘핵개발과 경제발전 병진을 항구적 전략노선’이라고 선언했다. 잠수정 20척을 포함하여 무려 73척의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는 북한은 지난 2016년 8월 25일 최대 사거리 2,400㎞로 추정되는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수중 사출시험에 성공했다. 북한이 SLBM 시험발사와 함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진행 중이라는 것도 공공연한 비밀이다. SLBM 여러 발을 탑재할 수 있는 핵잠수함 건조는 남북한 군사력의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하고 동북아 군비경쟁의 가속화 요인이 될 전망이다. 북한이 다탄두 독립목표물 재진입 미사일(MIRV)을 개발할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이웃 나라 및 북한의 잠수함 전력에 대한 가장 안전한 대책은 우리도 잠수함 능력을 증강시키는 것이다. 그다음은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안정적으로 발전시키는 일이다. 세 번째는 이웃 우방국과의 안보협력을 추구하는 것이다. 북한의 핵미사일을 탑재한 핵추진잠수함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잠수함 전력증강사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도 핵(원자력) 추진 잠수함의 도입 및 해상 킬체인 구축방안을 다각적으로 강구·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김강녕 원장(knkim333@hanmail.net)는 인천대 교수 및 동대학 평화통일연구소장 · 국방부정책자문위원 · 한국정치학회부회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는 충남대에 출강하며 해군발전자문위원 · 한국해양안보포럼 고문 · 조화정치연구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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