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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89호

일본의 항모형 DDH 4척 운용체제 완성의 의미

해군작전사령부
소 령

배  준  형

최근 일본 해상자위대는 항공모함 형태의 대형 ‘헬기탑재 호위함’(DDH) 4척을 건조했다. 2009년 휴가함(만재배수량 19,000톤급)을 시작으로 2011년에는 휴가급 2번함인 이세함을 건조했고, 2015년에는 휴가급보다 더 대형화된 해상자위대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이즈모함(24,000톤급)을 건조하여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2017년 3월 22일, 이즈모급 2번함인 카가함을 취역시킴으로써 해상자위대는 항모형 DDH 4척 운용체제를 완성했다. 일본은 이들을 해상자위대의 주력 기동부대인 4개 호위대군(護衛隊群)의 기함으로 편성하여 운용한다는 방침이다.

  해상자위대가 항모형 DDH를 건조한 배경에는 대잠수함전 능력의 강화가 있다. 냉전시기 해상자위대는 소련의 잠수함 위협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동부대의 편성으로 ‘8함 8기 체제’를 구성하였다. 이는 1개 호위대군을 8척의 호위함과 8대의 대잠헬기로 편성하여 항공기 중심의 대잠전을 수행하기 위함이었다. 이른바 8·8함대로 불리는 호위대군의 기함 임무를 대잠헬기 3대를 탑재한 최초의 헬기 호위함인 하루나급 DDH가 수행해 왔다. 그리고 30여 년이 지나 노후화된 하루나급 DDH의 후속함으로 휴가급 항모형 DDH를 건조하여 1개 호위대군에 8대 이상의 대잠헬기를 운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호위대군의 대잠전 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것이다.

  이러한 배경으로 항모형 DDH는 기본적으로 다수의 대잠헬기를 탑재하여 항공기 중심의 대잠전을 수행하기 위한 개념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휴가급 호위함은 최대 11대의 헬기를 탑재할 수 있고, 3대의 대잠헬기를 동시에 운용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최신형 대잠 센서와 무장, 그리고 대잠전 지휘체계를 탑재하여 우수한 대잠전 능력을 보유하였다. 이즈모급 호위함은 휴가급보다 더 많은 14대의 헬기를 탑재하고 7대의 대잠헬기를 동시 운용할 수 있다.

  그러나 해상자위대의 항모형 DDH 보유가 지니는 의미는 대잠전 능력의 강화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항모형 DDH가 일본의 새로운 방위전략을 수행할 핵심 전력으로 운용된다는 점이다. 일본은 중국의 급속한 해군력 현대화와 해양진출의 가속화,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동·남중국해에서의 공세적 활동을 자국 안보에 있어 가장 큰 위협으로 인식하고, 이에 대한 대응전략으로서 ‘원거리 도서방위 및 탈환’ 전략을 새롭게 수립하였다. 이 전략은 가고시마 남단에서 오키나와를 지나 센카쿠 열도까지 이어져 있는 일본의 남서제도에 대한 방위태세를 강화하고, 유사시 이 도서들이 중국에 점령당할 경우 이를 탈환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특히 중국의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략의 핵심 전선인 제1도련(島連)과 일치하는 일본의 남서제도 해역에 대한 해양우세를 확보하여 서태평양에 대한 중국의 해양패권 추구를 직접 견제하는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원거리 도서방위 및 탈환 전략의 수행은 해상자위대에게 있어서 대공전‧대잠전‧대수상전‧대기뢰전‧전자전‧상륙전 등 각 작전능력을 모두 투입하는 통합전이 될 것이며, 이는 육상·항공 자위대와의 합동작전능력을 핵심 요소로 한다. 일본 본토로부터 멀리 떨어진 해역에서 이와 같은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합동전력을 효과적으로 지휘·통제할 수 있는 해상거점(sea basing)과 해상·공중 수송능력 및 전력투사능력의 확보를 필요로 하는데, 이 모든 능력을 충족하는 전력이 바로 항모형 DDH인 것이다. 이러한 항모형 DDH는 육‧해‧공 합동작전을 위한 해상거점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첨단 C4I 및 네트워크 체계와 대규모 지휘소가 설치되어 있고, 해병대와 같은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창설되는 수륙기동단의 병력과 차량 등을 대규모로 수용할 수 능력도 갖추고 있다. 또한 상륙‧소해‧수송헬기 등 다양한 유형의 헬기를 탑재‧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 일본이 상륙전력으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미 해병의 MV-22도 필요에 따라 탑재·운용할 계획이다. MV-22는 수직이착륙과 단거리 이착륙 능력을 보유한 미 해병의 헬리콥터이다.

  더 나아가 일본의 항모형 DDH는 중국의 A2/AD 전략의 핵심 전력인 항모에 대한 대응도 염두에 둔 전력으로 평가된다. 현재 항모형 DDH가 전투기를 탑재할 수 있는 항모로서 운용될 능력을 갖추고 있지는 않으나, 선체를 개조하고 탑재 전투기에 대한 탄약‧연료 보급 및 정비 등을 위한 설비를 추가한다면 항모로서 운용될 수 있는 확장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일본이 미국으로부터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STOVL(short take off and vertical landing)형 전투기 F-35B를 이즈모급 DDH에 탑재하여 항모로 운용한다는 구상까지 거론되고 있다.

  항모형 DDH 4척 운용체제의 완성은 해상자위대가 전수방위 원칙에 입각한 소극적 방위전략에서 탈피하여 원해작전능력과 해양투사능력을 갖춘 대양해군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일본은 이러한 해군력 증강을 바탕으로 해양에서의 이익과 영향력을 극대화하려 할 것이다. 한국 해군은 더욱 강화되고 있는 일본의 해군력 추세를 예의주시하고, 주변국의 동향을 감안한 대응책을 강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림> 일본의 항모형 DDH 이즈모함(위)과 휴가함(아래)

배준형 소령(navyjoon58@naver.com)은 해군사관학교 1학년 과정 수료 후 한국 해군 최초로 일본 방위대학교를 졸업했으며 일본 방위대학원에서 국제정치 · 안보학을 전공했다. 현재 해군 작전사 제8전투훈련단에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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