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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90호

한∙미 정상회담 평가와 향후 과제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
교 수

민  정  훈

지난 6월 29-30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개최되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51일 만에 개최되는 회담으로서 역대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방문을 가장 빠른 시간 내에 했다는 의미를 가진다. 이는 조속한 정상외교의 복원이 절실하다는 문재인 정부의 상황인식이 반영된 결정으로 보인다. 양국 정상은 지난 6월 30일 백악관에서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한미 공동성명’을 채택하였는데, 구체적으로 ▲한미동맹 강화 ▲대북정책 공조 ▲경제성장 촉진을 위한 공정한 무역 ▲여타 경제분야 협력 강화 ▲글로벌 파트너로서의 적극적인 협력 ▲동맹의 미래 등 6개 분야가 포함되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조속한 회담 개최 결정으로 인해 준비시간이 부족한 것 아니었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이번 정상회담은 문재인 정부가 정상외교를 복원하고 또한 양국 정상 간에 신뢰와 우의를 형성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문재인 정부 출범 전 국내에서는 탄핵정국으로 인해 외교 콘트롤 타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였고 이에 따라 엄중한 한반도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불안이 고조되어 있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가 한반도 문제를 다룸에 있어서 정작 당사국인 한국은 배제된 채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들과 논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번 방미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개인적인 신뢰과 우의를 형성하고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함으로써 이러한 불안과 우려를 씻어버릴 수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방미를 통해 양국 정상 간 신뢰와 우의를 형성하고 양국 간 정상외교를 복원함으로써 향후 미국과 북핵 문제 해결∙한미 동맹 강화∙지역 안보 협력 등 전략적 공조를 펼쳐 나가는 데 있어 필수적인 원동력을 확보하였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 있어 주도적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 미국으로부터 지지를 받은 것이 이번 정상회담의 중요한 성과로 꼽히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성명을 통해 ▲조건에 기초한 한국군으로의 전시작전통제권의 조속한 전환을 위한 협력 지속 ▲한반도의 평화 통일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어 한국의 주도적 역할 지지 ▲인도주의적 사안을 포함한 문제들에 대한 남북 간 대화를 재개하려는 문재인 대통령의 열망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와 더불어 이번 정상회담은 한미 양국이 북핵 해결에 대한 기본원칙과 접근방식에 대한 입장차이를 좁혔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한미 양국은 북핵문제 해결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관련 정책을 긴밀히 조율해 나가기로 하였으며, 이를 위해 양국 정상은 제재와 대화를 활용한 단계적이고 포괄적인 접근을 바탕으로 북핵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해 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하였다고 발표하였다. 한편 이번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와 한미 FTA 및 무역 불균형 문제를 거론함으로써 실리를 중시하는 자국우선주의를 여과 없이 보여주었다.

  양국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조건에 기초한 조속한 전시작전권 전환 추진’에 합의하였다. 한미가 합의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조건은 ▲한국군이 한미 연합방위를 주도할 수 있는 핵심 군사능력 확보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초기 필수대응능력 구비 ▲안정적인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 및 지역 안보환경 등 세 가지다. 양국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한국이 상호 운용 가능한 킬체인 및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와 여타 동맹시스템을 포함해 연합방위를 주도하고,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위협을 방어∙탐지∙교란∙파괴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군사능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우리는 앞으로 철저한 준비와 미국측과의 충분한 협의를 통해 안정적인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추진함으로써 굳건한 안보태세 유지와 자주국방의 초석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한미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북핵 해결 방안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있어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무엇보다 양국이 북핵 해결에 대한 기본원칙과 접근방식에 대한 입장차이를 좁혔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제재와 대화를 활용한 단계적이고 포괄적인 접근을 바탕으로 북핵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해 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하였다고 알려졌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2단계 접근법(동결 – 비핵화)에 대해 미국측과 이해를 절충한 것으로 향후 우리 주도로 양국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긴밀한 공조를 해 나갈 토대를 마련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한미 양국은 대북 압박의 수위 및 대화의 조건과 절차 등 대북 정책의 세부사항에 대한 조율을 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와 무역 불균형 문제를 거론하였다. 기업가의 경험에서 경제적 이윤을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대선 기간 동안 한국∙일본∙독일 등 동맹국들이 더 많은 방위비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지난 2월 말 미연방의회 연설에서 NATO∙중동∙아시아 동맹들이 적정한 수준의 방위비를 분담해야 한다고 언급하였다. 그리고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다시금 거론함으로써 내년 예정되어 있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공세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신장된 경제력을 바탕으로 1991년 이후 주한미군 주둔비용의 일부를 부담하고 있다. 내년에 있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하여 한국은 이미 상당한 기여(2017년에 약 9천 5백억원 지원)를 하고 있으며, 미국의 최대 무기 수입국(2006-2016년 29조원 계약 체결)일 뿐 아니라 주변 동맹국들과 비교하여 GDP대비 가장 높은 국방비를 지출(한국: 2.4%, 일본: 1%, 독일: 1%)하고 있음을 부각하는 등 우리측에 유리한 협상결과를 도출해 내기 위한 주도면밀한 준비가 요구된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와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와 무역 불균형 문제를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제기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가 좋은 합의가 아니었으며 개정 협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 FTA는 이익균형이 잘 갖춰진 협정이라고 응수하고 무엇이 문제인지를 함께 조사해 보자고 제의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FTA와 무역 불균형 문제를 거론한 것은 국내 정치적 수요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대선에서 세계화와 자유무역에 의해 일자리를 잃었다는 주장에 동조한 블루칼라 백인 유권자들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당선되었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미 FTA와 무역 불균형 문제를 언급함으로써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미국 노동자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또한 무역수지 적자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국내 정치적 고려는 향후 거세질 미국의 통상 압박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미국 현지 투자와 그에 따른 미국 내 일자리 창출∙셰일 가스 수입 등을 활용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1992년 체결된 미국∙캐나다∙멕시코 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개정 혹은 재협상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그 협상 과정과 결과를 면밀하게 관찰∙분석함으로써 미국발 통상 압박으로부터 우리의 통상 이익을 지키기 위한 철저한 준비가 요구된다.

민정훈(huni72kr@gmail.com) 교수는 미국 조지아 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노스이스턴 주립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는 국립외교원에서 미국정치 및 한미 관계 등에 관한 연구와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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