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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91호

2017년 G20 정상회의의 평가와 전망

조화정치연구원
원 장

김강녕

오늘날 세계는 교통통신수단의 혁신적인 발달로 점점 더 하나의 지구촌으로 수렴되고 있다. 세계화가 진전되면서 경제·안보 등 전통적인 의제에 기후변화·인권·군축과 비확산·질병· 초국가적 범죄(해적·테러리즘·무기밀매·불법이민 등)와 같은 범세계적 문제가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범세계적 의제들은 어느 한 나라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초국가적 과제라서 국가 간 양자외교의 범위를 넘어서는 현안이다. 이에 다자외교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으며 G20 정상회의가 바로 이러한 다자외교의 대표적인 모임이다. G20의 ‘G’는 ‘모임’을 뜻하는 그룹(Group)의 맨머리 글자에서 따온 것으로, 풀어서 말하면 ‘주요 20개국 모임’을 뜻한다. G20은 1999년에 처음 만들어졌으며 선진경제 7개국(G7)과 신흥경제 12개국, 그리고 유럽연합(EU)이 함께 하는 ‘국제경제협력·논의체’이다. 현재 G20에 포함된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의 합계는 전 세계의 85%, 세계 교역량의 80%를 각각 차지하고 있으며 인구수도 지구촌 전체의 2/3에 달한다. 따라서 G20에서 합의되는 결정은 국제 경제적 현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1974년 석유파동을 계기로 선진경제 7개국은 위기극복을 위해 ‘G7’이란 모임을 만들어 세계경제를 이끌어 왔다. 그러다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가 발생하자 G7의 힘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게 되었다. 이들은 세계의 경제적 안정을 위해선 기존 선진경제국(G7)뿐 아니라 신흥경제국도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판단, 주요 20개 국가의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중심으로 모임을 새롭게 재편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G20이다. 이어서 1999년 9월 IMF(국제통화기금) 총회에서 개최된 G7 재무장관회의에서 G7과 주요 신흥시장국가들이 참여하는 G20 회의를 정례화하기로 하고 1999년 12월 첫 회의를 가졌다. 그 후 2008년 9월 미국의 투자은행인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시작된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하자 같은 해 11월 미국은 G20 재무장관회의 참가국 정상들을 워싱턴으로 초청, 국제금융위기 극복방안을 논의했는데 이것이 제1차 G20 정상회의였다. 그다음 회의는 2009년 4월 영국 런던에서 열렸고, 9월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린 제3차 회의에서는 각국이 G20 정상회의의 정례화에 합의했다. 제4차 회의는 2010년 6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개최되었으며, 제5차 회의는 2010년 11월 한국 서울에서 개최되었다. 당시 한국은 아시아 국가로서는 최초로 G20 정상회의 의장국이자 주최국으로서 국제공동체에 한국의 위상을 새롭게 높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후 G20 정상회의는 제6차 칸느 정상회의(프랑스, 2011. 11), 제7차 로스까보스 정상회의(멕시코, 2012. 6), 제8차 상트페테르부르크 정상회의(러시아, 2013. 9), 제9차 브리즈번 정상회의(호주, 2014. 11), 제10차 안탈리아 정상회의(터키, 2015. 11), 제11차 항저우 정상회의(중국, 2016. 9)의 순서로 매년 1회씩 정례적으로 개최되어 왔다. 그 후 12번째의 G20 정상회담은 지난 2017년 7월 7일부터 7월 8일까지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렸다. 2017 독일 함부르크 G20 정상회의 공동주제는 ‘상호 연결된 세계형성’(Shaping an Interconnected World)이었으며, ▲세계경제의 회복 ▲G20 개최 가능성 제고 ▲각국의 책임의식강화 등으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우리 한국의 참가목표는 ▲글로벌 리더십 강화 ▲우리나라 국익제고 ▲G20 국내외 저변확대 등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 G20 정상회담에 참석하여 각국의 정상들과 회담을 가진 후 4박6일 독일방문일정을 모두 마치고 7월 10일 귀국했다. 외교적 실리를 떠나 이번 외교무대에서 문대통령은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각국 정상들의 양자회담 요청이 쏟아졌고 일정이 짧아 모든 회담요청을 다 받지 못할 정도였다. 이번 G20회의에서 문대통령은 주변4국을 포함한 일부 G20 일부 국가들과의 단독 정상회담 9회, 한·미·일 정상회담 1회, 유엔 유럽연합(EU),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 수장들과 면담 3회를 진행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그동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 이후 수개월 동안 이어졌던 대한민국 외교공백을 잘 메우고 무난히 성공적인 데뷔무대를 가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즉 ▲출범 2달 만에 외교 정상화ㆍ4강 외교 복원 ▲북핵문제에 대한 국제사회 관심도출 ▲북 ICBM 도발의 다자외교 계기로의 전환 등의 외교적 노력의 결과였다고 할 수 있다. 문대통령이 ‘베를린 구상’에서 밝힌 대로 북핵문제 등을 평화적인 방법으로 풀어나간다는 우리정부의 해법에 대해서 국제적인 지지를 얻은 것은 괄목할 만한 성과다. 다만 ‘난제’이긴 하지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돌파구를 찾지 못한 것은 부담으로 남는다.

  국가정상의 가장 큰 권한이자 역할 중 하나는 국제사회에서 국가를 대표하는 것이다. 국가정상은 국가원수로서 타국과 외교관계 체결 및 때로는 전쟁선포도 할 수 있다. 정상회담은 국가의 대표 외교관인 대통령이 외국과의 교류에서 행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 정상회담은 2개국 이상의 최고 권력자가 만나 공통의 문제에 관해 함께 의논하며 자국의 기술·자원·문화 등을 활발하게 교류하기로 약속을 맺거나, 국가 간의 쌓인 갈등을 해결하기도 한다. 물론 대부분의 문제와 세세한 내용은 장관이나 전문가끼리 만나 협의하고 해결하지만 종종 관련 국가 간의 의견차이가 좁혀지지 않거나 하루빨리 해결해야 하는 일과 국제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일 등이 생기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풀게 된다. 국가정상은 자국의 중요 정책결정권을 가지고 있어 정상회담 자리에서도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이러한 까닭에 공통의 문제와 관련된 모든 국가의 최고결정권자인 정상들이 모여 정상회담을 개최해왔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G20 정상회의’인 것이다. 세계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여러 나라가 함께 관련된 문제를 다루는 다자회의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고 앞으로도 더욱 그러할 전망이다. 그동안 우리 한국도 G20 정상회의에서 세계 20개 정상들과 함께 모여 국제사회의 주요문제 특히 경제·금융·문제를 폭넓게 논의해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으로 전망된다.

  G20 정상회의가 지구촌 사회의 평화번영을 선도해 나가고 경제·금융 등 주요 국제문제를 조정하고 해결하는 일에 더욱 큰 역량을 발휘하기를 기대해 본다. 국제무대에서 우리 정상이 세계의 어떤 다른 정상보다 경쟁력이 앞서는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하여 비전한국의 국운융성·남북통일·세계평화의 구현에 크게 기여하는 정상외교를 펼쳐 나가기를 기대해본다.

※ 금번 KIMS Periscope 제 91호도 7월 21일자로 발행되었습니다.

김강녕 원장(knkim333@hanmail.net)는 인천대 교수 및 동대학 평화통일연구소장 · 국방부정책자문위원 · 한국정치학회부회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는 충남대에 출강하며 해군발전자문위원 · 한국해양안보포럼 고문 · 조화정치연구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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