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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192호

청해부대 임무구역 확장에 따른 정책적 고려요소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원

박창권

우리는 청해부대 임무구역을 아덴만 해역에서 호르무즈 해협으로 확장하였다. 임무구역이 약 3.5배 확장되었으며, 청해부대 왕건함(4천 4백톤급)은 지난 2월 말부터 이 새로운 임무에 돌입하였다.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호송연합체(IMSC: International Maritime Security Construct)에 참여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기로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해부대의 능력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고려할 때, 정보파악 및 상황발생시 대응을 위해서는 미국과의 협력이 중요하다.

임무구역 확장은 이란과의 관계를 고려할 시 어려운 결단이지만 우리 선박을 보호하고 동맹에 협력하기 위한 중요한 조치이다. 지난 해 호르무즈 해협과 인근 해역에서 선박들이 여러 차례 나포 또는 공격을 받았다. 에너지 자원을 전적으로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가 해상교통로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행동하고 국제사회와 협력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중동상황의 복잡성을 이해하고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중동지역의 안보 불안정 상황은 쉽게 해결이 어렵고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지역의 다음과 같은 분쟁 역사는 이를 잘 말해준다. 1987년-88년 호르무즈 해협을 중심으로 한 유조선 전쟁, 1991년 걸프전과 이후 발생한 이라크 내 분쟁, 2001년 아프간 전쟁과 2003년 이라크 전쟁, 2003년 이후의 대테러전, 그리고 2014년 이후 대 ISIS(Islamic State of Iraq and Syria) 작전이 있어왔다. 즉, 중동지역에서 30년 이상 분쟁과 전쟁이 끊이지 않았으며, 아직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우리의 청해부대는 소말리아 연안 해역에서 대해적 작전을 10년 이상 수행하고 있다.

현재 가장 중요한 문제는 미국-이란 간 갈등의 해결 실마리를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란의 핵개발 가능성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P5+1-이란 간 이란 핵협정(JCPOA)을 파기하고, 이란에 대한 최대의 압박정책을 이행하고 있다. 지난 해 말 이란 쿠드스 군 사령관 솔레이마니를 제거하면서 미-이란 관계는 보다 악화되었다. 미국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란이 우라늄 농축활동을 완전히 포기하고 테러집단에 대한 지원을 완전 중단할 때까지 최대의 압박정책을 지속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중동지역의 패권을 추구하는 이란은 미국의 압박과 요구에 쉽게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이란의 형편을 보면 미국의 최대 압박정책에 대해 대규모 전쟁을 도발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장기적인 회색지대 도발, 저강도 도발과 같은 방법을 통해 미국을 괴롭히고 감당하기 어려운 비용을 부과하고자 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미-이란 간 장기적인 게임이 전개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청해부대의 임무를 장기작전으로 상정하여 정책을 준비해야 한다. 사실 우리 해군은 국제적인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제한되기 때문에 청해부대 왕건함 1척에 임무를 중복으로 부여하였다. 이는 작전 임무수행에 많은 어려움을 제기할 수 있다. 미-이란 상황은 다양한 시나리오가 있을 수 있으며, 만약 상황이 악화된다면 군사적 소요는 더 커질 것이다. 작전적인 관점에서 보면 국제적 임무를 독자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구축함 2척, 군수지원함 1척의 구성이 바람직하다. 향후 우리 해군이 국제적 임무를 적극 수행하고자 한다면 이러한 해군능력을 자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청해부대의 성공적인 임무수행을 보장하고, 동맹을 강력히 유지하면서도 이란과의 관계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상황 대응능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이 지역의 안보 상황 변화에 대한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히 파악하여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미-이란 간 대립 상황은 양측의 입장이외에는 확실한 게 없기 때문에 향후 상황을 예단하기가 쉽지 않다. 미국은 복잡한 중동 및 이란 문제를 중장기적으로 어떻게 해결하고 대응할 것인가가 아직 불확실하다. 트럼프 정부는 중동지역에서 철군을 원하면서도 이란문제로 이 지역에 군사력을 증강하였다.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국제적 호송작전을 통해 현상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상황에 대응하겠다는 모습이다. 안보적 유동성이 큰 불확실 상황 속에서는 상황에 즉응할 수 있는 정책적 유연성과 준비가 보다 요구되는 도전을 야기한다.

나아가 현 미-이란 간 대립상황이 단기적으로 해결되지 않고 상황이 악화될 경우, 지역 및 한반도 안보에 미칠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미국은 이란문제에 대응하면서도 국방전략의 최우선 순위인 중국과 러시아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인도태평양 정책을 경제적인 방법으로 적극 추구하고자 할 것이다. 미국의 대응전략은 동맹국들의 역할과 기여, 그리고 비용분담을 증대시켜 미국의 부담을 줄이는 것이다. 트럼프 정부는 이미 이러한 비용축소 전략을 이행하고 있다. 이란 상황은 이러한 요구를 보다 적극화하도록 압박할 것이다. 미국의 요구는 동맹에 대한 도전일뿐만 아니라 지역 동맹국들의 역할 확대에 따른 지역 안보질서의 변화를 촉진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미-이란 갈등이 미국의 대북정책에 미칠 수 있는 영향들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대비해야 한다. 미국의 이란 핵협정(JCPOA) 파기는 미국의 비확산 정책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의 이러한 입장은 미국-북한 간 비핵화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리의 대북정책 및 북한 비핵화 정책을 성공적으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상황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박창권 박사(chang@kida.re.kr)는 해군사관학교 졸업 후 미국 미주리 주립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예비역 해군대령으로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 연구실장을 역임했으며 동 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을 지낸 뒤 현재 책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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