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S Periscope 제220호
중국해군의 제4함대 창설 전망과 시사점
지난 11월 미국 해군장관(Secretory of the Navy, Kennith Braithwaite)은 중국해군의 인도양 진출을 견제하고, 기존 7함대의 인도·태평양에서의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추가로 1함대 창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1함대는 남중국해의 끝단이자, 인도양으로 진출하는 관문인 말라카 해협의 초입에 있는 싱가포르에 배치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중국해군은 종합국력의 신장에 힘입어서 전력 건설과 활동 영역 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항공모함, 신형 대형 구축함, 대형 상륙함 등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전력 건설과 병행하여 중국 해군의 활동 영역은 남중국해와 동중국해를 넘어서 인도양, 아프리카, 심지어 북극해까지 확장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여 최근 중국 해군이 기존의 근해 작전에 주안점을 두었던 3개 함대에 추가하여 제4함대를 창설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국은 경제성장 동력을 활용하여 군사력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해군력 신장은 주목할 만하다. 수상전력은 1번 항모 랴오닝(遼寧)함과 2019년에 전력화한 최초의 중국산 항모인 산둥(山東)함을 보유하고 있다. 추가하여 향후 항공모함을 4~6척까지 확보할 예정이라고 알려져 있다. 중국해군은 2019년에 055급 구축함(1번 함명 南昌艦)을 진수시켰다. 이 구축함은 중국산 이지스급 레이더를 장착하고 있으며, 112개의 수직발사관(VLS: Vertical Launch System)을 보유하고, 만재시 13,000톤이나 된다. 이는 기존 미국의 이지스급 주력함인 알레이 버크급(Arleigh Burke Flight IIA, 만재톤수 9,880톤, 수직발사관 96발)에 비교하여 더 크고 많은 무장을 탑재할 수 있다.
중국해군은 상륙전력도 급격히 키우고 있다. 각 함대 예하에 2개 여단의 해군 육전대(해병대)를 편성하였다. 또한 상륙작전 수행을 위한 함정으로 2019년 9월 최초로 075형 상륙강습함(4만 톤급) 1번함을 진수하였으며 향후 4척까지 추가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중국군 소식에 정통한 SCMP가 O75형 상륙강습함 1번함이 하이난섬(海南島) 싼야(山亞) 해군기지에 배치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수중 전력측면에서도 중국은 잠수함을 미국의 반접근전략(Anti-Access)의 핵심전력이며 핵 억지력 확보수단으로 간주하고 발전시키고 있다. 먼저 진(晉)급 전략핵잠수함에 탑재된 SLBM의 사거리를 8,000Km에서 12,000Km로 연장하고 있다. 또한 093B형 원자력추진 잠수함을 2016년에 실전배치했으며 이 잠수함은 기존의 Shang급 잠수함의 소음 수준을 대폭 개선하고, 순항미사일(YJ-18)등 최신 무기체계 탑재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병행하여 미국의 원자력추진 잠수함인 버지니아(SSN : Virginia Class)급과 오하이오(SSBN : Ohio Class)급에 버금가는 차세대 원자력추진 잠수함 건조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중국의 해군력 신장에 대한 미국의 평가는 미국 국방부의 의회보고서(Report to Congress)에 잘 나타나 있다. 미국은 중국이 미국의 군사적 능력과 동등하거나 추월한(achieved parity or even exceeded) 세 가지 분야에 주목했는데, 그 첫 번째가 중국의 함정 척수가 미국을 추월했다는 것이다. 미국은 2020년 현재 293척의 전투함을 보유한 반면, 중국은 130척의 주요 전투함과 잠수함을 포함하여 총 350척을 보유했다고 평가했다. 군사력의 확장은 양적인 팽창과 그 무기체계의 질적능력과 인적 요소 등을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나, 분명히 중국해군의 양적인 확장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중국해군은 2000년대 초반부터 지속적으로 그 활동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현재 중국해군은 3개 함대(북해함대-산둥성 칭다오, 동해함대-저장성 닝보, 남해함대-광둥성 잔장)를 보유하고 있다. 함대는 특정해역을 담당하는 해역함대와 임무 위주로 활동하는 기동함대로 분류할 수 있는데, 기존 중국해군의 함대는 근해의 담당 해역이 정해진 해역함대라 할 수 있겠다. 중국해군은 해군력이 증강되면서 원양작전에 대한 염원을 키워왔다. 그러면서 명나라 시기 정화제독이 인도양을 건너 중동 아프리카까지 항해한 역사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현재 중국해군은 그 활동의 무대를 이미 인도양을 지나 아프리카까지 확장했다. 중국해군은 2008년 이후 아덴만 대해적 작전에 참여해왔으며, 금년까지 총 100여척의 중국 군함과 26,000명의 병력이 참가하였다. 중국해군은 아덴만에서 중국 단독으로 대해적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중국해군은 2007년 14,000톤급 병원선(和平方舟:Peace Ark)을 취역시켜 매년 정기적으로 해외 의료지원활동을 해오고 있다. 특히 2010년 아이티 자연재해, 2013년 필리핀 태풍, 2014년 아프리카 에볼라 사태 등 해외에 지속적으로 파견되어 60,000여 명을 치료하였다고 선전하고 있다.
중국군의 해외활동 중 무엇보다도 특이할 사항은 2017년 8월 유럽으로 통하는 관문인 홍해의 입구에 위치한 지브티(Djibouti)에 사상 처음으로 해외 군사기지를 확보한 것이다. 이곳은 향후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정책을 군사적으로 지원하고, 인도양, 중동, 나아가 유럽으로 이어지는 중간기지로서 역할과 기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이에 대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해외 군사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2020년 6월에 중국은 자체 위성 항법체계인 베이더우(北斗)를 완성시켰다.
중국해군은 대형화되고 양적으로 증가된 해군력의 수용과 효과적인 운용을 위해 기존의 3개 함대에 추가하여 4번째 함대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수상함에 비해서 덩치가 큰 항공모함이나, 더 큰 원자력추진 잠수함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대규모의 부두시설과 육상 지원시설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함정의 톤수가 증가하면 이와 비례하여 흘수(선체의 수면 아래 잠긴 부분)가 증가하는데, 대형군함의 정박을 위해 수심이 더 깊은 항구가 필요하게 된다. 이러한 항구의 조건을 고려한다면 지리적으로 수심조건이 양호하고 대양으로의 접근이 용이한 중국 대륙의 남쪽 해안이 더 유리한 입지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해군은 활동 영역의 확대 측면에서도 4번째 함대의 창설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 함대는 모두 일정 해역을 담당하는 해역함대의 기본 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일대일로 정책의 군사적 지원 등 중국해군의 작전 영역이 점점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미국해군이 1함대를 창설하여 싱가포르에 배치한다면 중국 해군은 이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미 해군의 새로운 1함대는 일본 요코스카에 주둔한 7함대와 협력하여 남중국해에서 중국해군을 공략하고, 인도양에서의 주도권을 선점하게 된다면 중국으로서도 큰 부담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필요성 측면에서도 기존의 3개 함대에 추가하여 새로운 4함대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중국 해군의 제4함대 창설이 지역안보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다. 먼저 남중국해 등에서 진행되는 미중 해양갈등이 더 첨예화될 것이다. 미국도 1함대를 창설하여 더 많은 전력을 투사하게 될 것이고, 중국 해군도 이에 대응하기 위한 4함대를 창설하여 전력을 집중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한국의 해양안보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인도양에서 말라카 해협, 남중국해, 동중국해로 이어지는 한국의 해상교통로(SLOC)에 대한 안정성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이는 미중 해양갈등이 진행되는 해역과 우리의 해상교통로와 일치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한반도 유사시 중국해군에 대한 부담이 가중될 것이다. 기존에는 한반도 유사시 중국해군의 북해함대와 일부 동해함대가 지원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더 대형화되고 기동성을 갖춘 중국해군의 제4함대가 한반도 유사시에 동원된다면 한국해군과 한미동맹도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 약력
이창형 박사(gdclee21@kida.re.kr)는 육사 중국어과를 졸업 후 줄곧 중국군에 대한 논문으로 정치학 석·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야전 지휘관과 국무총리실 국방정책조정관을 거쳐 국방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장과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을 역임하였다. ‘중국의 軍’, ‘군사개혁 후의 중국인민해방군 연구’ 등의 저서와 다수의 논문이 있다.
박남태 박사(ntpark@kida.re.kr)는 해군사관학교, 국방대(군사전략석사), 미 Texas A&M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2017년부터 한국국방연구원에서 중국 군사와 해양전략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 국내외 관련자료
- KYODO. “China eyes new goal of military parity with U.S. in Asia by 2027.” The Japan Times, December 19, 2020.
- Teddy Ng. “US-China tension: Pentagon’s 2021 maritime strategy has Beijing’s South China Sea activities in its sights.” The SCMP, December 18, 2020.
- Megan Eckstein. “New U.S. Maritime Strategy Sets Sights on China.” The USNI Nesw, December 17, 2020.
- Oriana Skylar Mastro. “Russia and China team up on the Indian Ocean.” AEI, December 1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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