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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221호

이란의 한국 국적 ‘케미호’ 나포가 주는 전략적 함의(含意)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김 덕 기

2021년 코로나와의 싸움으로 시작된 우리 국민의 새해 희망은 벽두부터 이란이 한국 국적 ‘케미호’를 나포(2021.1.4)하면서 근심과 슬픔으로 바뀌었다. 특히 미국과 이란의 핵 개발 관련 갈등은 2018년 5월 미국이 이란의 핵 개발 문제를 해결을 위해 합의(2017.5)한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 Joint Comprehensive Plan of Action)’을 탈퇴하면서 고조되었다. 미국의 JCPOA 탈퇴는 동 합의에 단점이 많아 이란의 핵 개발을 차단할 수 없다는 판단으로 이란에 재협상을 요구, 이란이 거부하면서 이루어졌다. 그동안 이란은 미국 등 서방과의 협상 시 분리할 때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영국, 인도, UAE 국적 선박 나포로 보복해 왔다.

호르무즈 해협은 걸프해역 진입로에 위치해 전 세계 물동량의 1/3이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이란이 전략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종종 외국 선박을 나포해온 곳이다. 특히 미국과 유럽국가들은 이란과 긴장이 고조되면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위협하자 2020년 초부터 해상교통로를 보호하기 위해 군함을 파견 중이다. 미국, 영국을 포함한 8개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해양안보구상(IMSC: International Maritime Security Construct)’에, 독일, 이탈리아 등 8개국은 프랑스가 주도하는 ‘호르무즈 해협 호위(EMASOH: European Maritime Awareness in the Strait of Hormutz)’ 작전에 참여 중이다. 한편 한국은 미국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이란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해적퇴치 작전 중인 청해부대의 작전 구역을 아덴만에서 호르무즈 해협까지 확대해 독자적으로 참가 중이다. 이번 캐미호 나포 시 청해부대의 최영함(구축함)이 급파된 것도 이러한 개념 아래에서 이루어졌다.

동 논문은 이란이 우리 국적 선박을 나포한 목적이 무엇인지를 분석하고, 우리에게 주는 함의를 도출한 후에 대응 방향을 제시하였다. 이란은 케미호가 해양을 오염시켰다는 이유로 나포했다고 주장을 하나, 다음과 같은 목적 달성을 위해 우리 국적 선박을 나포한 것 같다. 전략적으로, 첫째, 미국과의 힘겨루기를 통한 핵 개발 관련 주도권을 갖기 위한 것이다. 최근 미국이 철수시키려던 핵 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함을 중동 지역에 계속 주둔하기로 하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1.20)을 앞두고 ‘미국과 힘겨루기’로 볼 수 있다.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 때 미국이 탈퇴한 JCPOA에 재가입 유도로 보인다.

둘째, 미국과의 협상에 어려움을 겪자 미국의 동맹국이거나 우호국에 보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일례로 2020년 8월 17일 이란은 미국과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아랍에미리트(UAE) 선박을 ‘영해를 침범했다’라는 이유로 나포했다. 사실 이란의 UAE 선박 나포는 나흘 전 ‘UAE가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정상화하는 평화협정을 체결’한 후 보복으로 이루어졌다. 이란은 북한과 전통적인 우방국으로 미·북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는 중에도 우호를 과시하는 등 불법 무기 거래는 물론, 두 나라의 기술 교류는 이미 확인된 장거리 미사일 부문을 넘어 핵 개발 관련 정보도 교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UN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란과 북한의 무기 거래 의혹을 지속 제기하고 있다. 한편, 이란은 한국을 비(非) 우호국으로 분류하고 있어 외교는 물론 경제적인 분야에서도 협력이 제한된다.

셋째, 외교적인 목적 달성이다. 미국의 주도로 이스라엘이 사우디, UAE 등과 외교 관계를 강화하자 이슬람 시아파 맹주국으로서 미국과 힘겨루기를 한다는 위상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인다. 사실 이란은 시아파 국가인 시리아가 내전을 겪으면서 러시아 등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는데도 이란은 시아파 맹주국으로서 크게 이바지하지 못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경제적인 목적이다. 이란은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외국 은행 계좌에 동결된 돈을 돌려받으려는 데 있다. 미국은 1979년부터 이란을 제재해 왔다. 그러나 이란은 미국의 이러한 제재에 많은 내성(耐性)을 가지고 있다. 그러자 미국이 JCPOA를 탈퇴한 이후에도 제재를 강화하면서 이란 정부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이유로 서민들의 반정부 시위가 발생하는 등 경제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이란은 미국의 제재로 석유 수출 후 외국으로부터 돈을 받는 것이 어려워졌다.

이란은 우리 정부에 약 70억 달러 규모의 이란산 원유 수출 대금을 돌려줄 것으로 요구해왔다. 한국은 2010년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 대금을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에 개설된 이란 중앙은행 계좌로 입금하고, 이란에 비(非) 제재 품목을 수출하는 기업은 그 대금을 계좌에서 받는 방식으로 무역을 해왔다. 그러나 2019년 9월부터 미국이 이란 중앙은행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 한국과 이란과의 교역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나 마찬가지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란은 2020년 7월 ‘원유 대금을 돌려주지 않으면 한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라며 우리 정부에 사태 해결을 강력히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우리 국적 선박 나포에서 얻은 전략적 함의와 대응 방향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외교적인 차원에서의 함의이다. 한스 모겐소(Hans Morgenthau) 교수가 강조한 것처럼 국력은 경제력뿐만 아니라 21세기에는 외교적인 노력이 더욱 중요해졌다. 일례로 일본과 비교하는 것은 모순일지 모르지만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위협하자 2019년 6월 12일 아베 총리가 41년 만에 이란을 방문, 하산 로하니 대통령을 만나 양국 관계는 물론, 자국 선박 보호를 위해 군함을 파견할 수밖에 없음을 강조하고 독자적으로 군함을 파견하여 자국 함정을 보호 중이다. 우리 정부도 이란이 2020년 7월 석유 자금을 돌려 달라는 요구에 고위급 외교를 통해 선제적으로 문제를 해결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다른 국가와도 유사한 상황이 있을 수 있으며 이번 교훈을 바탕으로 선제적 외교를 통해 문제 해결 전략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둘째, 국가전략 및 군사적 차원에서의 함의이다.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은 마한(Mahan) 제독이 저술한 ‘해양력이 역사에 미친 영향’을 읽고 미국의 국가 대전략을 수립하여 오늘날 미국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 마한 제독이 강조한 것처럼 해양력(조선, 해운, 수산업, 해군력 등)은 국력을 상징한다. 특히 해군력은 캔 부스(Ken Booth)교수가 강조한 것처럼 군사적인 역할을 수행하지만, 위기 시 투사(Projection) 또는 현시(Presence) 등을 통해 국익을 극대화하는데도 크게 기여한다. 만약 우리가 호르무즈해협에 군함을 추가로 파견해 위협이 고조될 때마다 우리 선박을 호송(Escort)했다면 과연 이란이 케미호를 나포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처럼 아덴만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우리 군함이 약 2천km 이상 떨어진 호르무즈해협까지 구역을 확대해 신속하게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앞으로 유사한 나포 사건을 방지하고 우리 선박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외교적인 노력과 함께 호르무즈해협에 군함을 추가로 파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가의 해양전략 차원에서의 함의와 대응 방향이다. 금번 이란의 우리 선박 나포를 계기로 국가 해양안보 문제를 효율·효과적으로 관리하고 대응하기 위해서는 대통령 직속 기구로 Control Tower 역할을 하는 『국가해양전략위원회(가칭)』를 둘 필요가 있다. 그리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작성하는 『국가안보전략서』와 연계해서 『국가해양안보전략서(National Maritime Security Strategy)(가칭)』를 작성하고 이를 이행하기 위한 세부 정책서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NSC에 해수부 장관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한반도 주변 바다를 둘러싸고 그동안 내재되어 있던 대륙붕 경계획정 문제 등이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일례로 최근 중국과 러시아가 주기적으로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것은 단순히 군사적인 문제를 넘어 국가 전략적인 차원에서 대응 전략을 고민해 보아야 한다. 특히 우리의 동·서·남해가 주변국인 일본과 중국과 높아지는 해양 갈등으로 우리의 해상교통로도 위협받고 있다. 이번 사건이 주는 전략적 함의 등을 바탕으로 국가의 해양전략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덕기제독(예)(strongleg77@gmail.com)은 영국 헐(Hull)대학교에서 국제정치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세계인명사전(Marquis Who’s Who in the World)에 등재(2006)됨. 청와대 행정관‧합참 군사협력과장‧해군본부 정보화기획실장‧세종대왕함 초대 함장 등 역임. 현재 공주대 국가사회안전대학원 겸임교수,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 대전시 안보자문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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