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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231호

6∙25전쟁 기간 중 美 해군 잠수함 참전사

전 손원일함 인수함장
(예비역 해군대령)

최일

6∙25전쟁 기간 동안 어느 정도 규모의 미 해군 잠수함이 참전했으며, 그 잠수함들이 어떠한 임무를 수행했는지에 대해 국내에서 연구된 바가 없다.

제2차 세계대전 시 미 해군 잠수함은 해군 병력의 2% 규모였지만 5백만톤 이상의 적함선을 격침시켰는데, 이는 격침시킨 전체 적함선의 50%에 해당되는 수치이다. 이와 같이 미 해군 잠수함은 많은 활약을 하였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시행된 군축은 잠수함전력에도 영향을 미쳐 수백 척이었던 잠수함은 6∙25전쟁이 발발한 1950년에는 72척으로 감소되었다. 남은 잠수함들은 GUPPY(Great Underwater Propulsion Power Program)로 스노클을 장착하고 속력과 스텔스 기능을 증대시키고 오랜 시간 잠항할 수 있도록 개조되었다. 미국의 잠수함 척수는 줄어들었지만 잠수함의 임무는 더욱 다양해져 기존 잠수함의 전투임무에 추가하여 병력과 화물 수송, 극지방 초계, 유도탄 발사 등으로 그 임무가 확대되었다.

미 해군 잠수함은 6∙25전쟁 개전과 동시에 전개한 전력 중 하나이며 종전 시까지 그 임무를 수행하였다. 참전한 잠수함들은 일본 요코스카에 모기지를 두었고 행정적으로는 서태평양잠수함사령관 예하에 소속되어 있었으며, 작전적으로는 CTG 96.9 전투단의 통제를 받았다. 미 해군 잠수함 작전의 위협요소는 북한군에는 대잠전을 수행할 만한 전력이 없었으나, 소련과 중공의 잠수함들은 참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였으며, 이에 따라 연합군의 미 해군 잠수함에 대해 우군 간 오인공격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했다. 또한, 북한군은 해상전력은 미미했지만 기뢰를 부설하여 해안접근을 차단했기 때문에 미 해군 잠수함의 연근해 작전 시 큰 위협이 되었다. 미 해군 잠수함은 6∙25전쟁 발발로 인해 갑작스레 참전해야 했기 때문에 참전 초기에 그 역할과 임무는 불분명했다. 그 이유는 당시 해상은 모두 연합군이 장악하고 있어 때문에 직접 교전해야 할 적함선이나 공격해야 할 큰 상선이 없었기 때문이었는데, 이후 전쟁이 지속되면서 미 해군 잠수함의 임무는 더욱 구체화되었다.

미 해군 잠수함의 주 임무는 ‘정찰∙감시∙조기경보’였다. 전쟁 기간 중 소련과 중공의 병력이 직접 참전할 지가 초미의 관심사였기 때문에 잠수함은 주로 소야해협 근해에서 소련병력 침공에 대비한 정찰∙감시와 조기경보임무를 수행했다. 미 해군 잠수함들은 1950년 11월 4일부터 종전 시까지 소야해협 인근에서 31회의 작전임무를 수행했다. 미 해군 잠수함에 내린 정찰지시를 보면, ①소련으로부터 일본 방향으로 다수의 항공기 접촉 시, ②소련에서 일본방향으로 항공엄호와 해상호송을 받는 대규모 선단 접촉 시, ③일상적 해상통행량이 갑자기 중지되었을 때, ④호송작전을 시작하거나 소련 선박이 야간항해등을 점등하지 않았을 때 즉시 지휘부에 보고하도록 했다. 그리고 대만해협에서도 중공병력에 대한 정찰 및 감시작전을 실시하였다. USS Pickerel함과 USS Catfish함은 중공의 대만 침공을 우려하여 대만해협에서 공산세력의 참전을 감시했던 대표적인 잠수함이었다. 서해는 얕은 수심으로 인해 잠수함 작전에 제한이 되었으므로 미국잠수함들은 주로 동해에서 전술항공지원, 기뢰부설해역탐사, 특수요원침투지원, 상륙예상지역에 대한 정보수집 및 사진촬영임무를 수행했다. 그리고 미국과 영국의 대잠함과 항공기에 대한 대잠전 훈련을 지원하였다. 이 훈련지원 비중이 점차 커져 이후에는 전체 미 해군 잠수함 임무 중 약 60%에 달했다.

6∙25전쟁 기간 중 미 해군 잠수함이 수행했던 중요한 작전들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①1950년 8월, Pickerel함은 북한해안선을 따라 정밀 사진촬영 임무를 수행하였고, Perch함은 특수요원 침투를 위한 상륙지점을 사전에 확인했다. ②1950년 9월, Pickerel함은 블라디보스톡 근해 소련 작전구역에 침투하여 정찰 및 감시작전을 수행했다. ③1952년 12월, Scabbardfish함은 남중국해 연안에 대한 정찰 및 감시작전을 수행했다. 미 해군 잠수함이 6∙25전쟁 기간 중 실제 전투임무에 참가한 경우가 단 한차례 있었는데, 바로 1950년 10월 1일에 있었던 Perch함의 동해안 침투작전이었다. Perch(SSP-313)함은 제2차 세계대전당시 전투용 잠수함으로 참전하였지만 1948년에 병력수송용으로 개조되었다. 함미에 특수전 장비를 실을 수 있는 내압 챔버를 설치하여, “The Pregnant Perch(임신한 퍼치)”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다. Perch함은 1950년 9월 시험을 종료하고, 북한 함경남도 단천 인근 특수요원 침투 작전에 참가하였다. Perch함은 60명의 고난도로 훈련된 영국해병 특수요원을 싣고 야간에 기뢰부설 예상구역을 무사히 뚫고 목표지점에 침투하여 성공적으로 특수요원들을 상륙시켰다. 특수요원들의 임무는 해안선을 따라 남북으로 이어지는 열차 터널을 파괴하는 것이었다. 당시 북한은 연합군의 해상통제권 장악으로 인해 해상수송이 불가하였으므로 육상에서의 화물이송이 유일한 수단이었는데, 열차 수송을 차단하면 북한군에게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연합군은 판단하였다. 특수요원들은 신속히 목표지로 가서 철도선로에 폭탄을 설치하고 열차 통과 시 폭파시킴으로 작전에 성공하였지만 북한군의 순찰대에 발각되어 치열한 교전이 일어났다. 상호간의 총성은 바다에 대기하고 있던 Perch함까지 들렸으며 Perch함의 군의관인 외과의가 사관실에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여 수술준비를 하고 있었다. 격렬한 총격전으로 한 명이 치명상을 입고 Perch함까지 귀함을 했지만, 결국 숨을 거두었으며 이 작전에서 유일한 사상자가 되었다. 이후 동해상에서 Perch함 후갑판에서 희생장병에 대한 장례식을 엄숙히 거행하였다. 유니온잭기로 관을 덮고 동료 특수요원들과 Perch함 승조원들의 도열 속에 Jones 요원의 함상장례식을 거행하였으며, 인근 2척의 미 해군 구축함에서 21발의 조포를 발사하였다. 한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였지만 성공적인 작전수행으로 인해 Perch함은 전투기장을 수여받았다. 6∙25전쟁 기간 중 전투기장을 수여받은 잠수함은 USS Perch함과 USS Pickerel(SS-524)함 외에는 없었다. 이후 북한군의 기뢰부설 위협으로 인해 잠수함을 이용한 특수전 지원작전은 없었다.

미 해군 잠수함의 6∙25전쟁 참전 경험은 이후 도래할 냉전시대의 잠수함의 정찰 및 초계작전에 큰 교훈이 되었다. 6∙25전쟁 이후에도 한반도 인근해역에 소련의 잠수함 전력 증가가 우려되어 미국은 잠수함 2척을 증강 배치하였다. 또한, 미 해군 잠수함의 6∙25전쟁 참전 경험은 미국 차세대 잠수함, 즉 핵잠수함 개발에도 도움을 주었다. 수동센서의 개선 발전, 잠망경 김서림 현상 개선, 거주성 향상, 잠수함 선체와 어뢰 결함을 개선하는 계기가 되었다. 작전적 측면으로, 우군 간 교전 방지대책이 수립되었고 지휘소와의 통신 체계가 향상되었으며, 적 기뢰 위협의 중요성이 인식되어 기뢰회피 소나 장착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미 해군 잠수함의 6∙25전쟁 참전 결과를 종합하면, 미 해군 잠수함들은 6∙25전쟁 개전 시부터 종전 시까지 참전하였으며, 동해와 소야해협 근해, 대만해협 근해에서 정찰 및 초계 작전과 대잠전 훈련 지원, 특수전지원작전 임무를 수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에 대한 직접적인 기여도는 미미했다고 할 수 있다. 미 해군 잠수함들은 6∙25전쟁 참전으로 인해 나름대로 많은 실익을 얻었는데, GUPPY급 잠수함으로 개량된 미국 잠수함들의 성능을 확인할 수 있었고, 정찰 및 감시작전 능력을 향상시키고 지휘통신체계를 발전시킴으로써 이후 냉전시대에서 공산권 잠수함에 대비하여 질적인 우위를 차지하는 계기가 되었다. 결론적으로 미 해군 잠수함이 6∙25전쟁에 미친 영향보다는 6∙25전쟁이 미 해군 잠수함부대에 미친 영향이 더 컸다고 할 수 있다.

최일 박사(Lgai2000@hanmail.net)는 해군사관학교 · 독일해군지휘참모대 · 경남대학교 정치학박사를 수료하고 손원일함 인수함장 · 제95잠수함전대장 · 해군본부 장보고-3 협력팀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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