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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234호

대한민국 해군의 경항모 확보계획이 타당한 이유

해군사관학교
군사전략학 교수

유지훈

Brockport 뉴욕주립대학
교 수

Erik French

대한민국 해군은 2018년에 제작한 해군비전 2045에서 단거리 수직이착륙기(STOLV) F-35B 전투기 운용이 가능한 경항모(CVX) 확보 계획을 명시했다. 두 개의 함교탑을 갖추고 약 20대의 고정익 항공기를 탑재할 수 있는 경항공모함은 대한민국 해군이 추진하고 있는 전략 기동함대의 핵심전력으로 기능할 예정이며, 대한민국 해군은 경항공모함 확보를 통해 한반도에서 멀리 떨어진 해역에서도 항공력을 자유롭게 투사할 수 있는 능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 해군의 경항공모함 확보 계획은 국내외 각계각층의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한국의 경항공모함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우선 핵무기로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는 북한의 위협에 대비한 효용성이 없으며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장식물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경항공모함의 가치를 폄하하는 사람들이 언급하고 있는 두 번째 이유는 점점 더 위협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지역 안보환경을 고려해 볼 때 대한민국 해군의 경항공모함은 광범위한 해양이익을 보호하는 목적으로 사용하기에는 너무 많은 취약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 글에서 이러한 비판들이 잘못되었음을 입증하려고 한다. 아래의 설명을 통해 우리는 대한민국 해군의 경항공모함 건조계획이 즉흥적이고 경솔한 선택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의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해 나갈 것이다.

경항공모함은 고가의 장식물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대한민국의 안보에 있어 가장 큰 위협은 바로 북한이기 때문에 한반도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에서 항공력을 투사하기 위한 경항공모함 확보 계획은 경솔하면서도 불필요한 결정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이들은 대한민국 공군이 국내 육상 공군기지에서도 얼마든지 북한을 공격할 수 있는 역량을 지니고 있다는 점도 지적한다. 이러한 비판은 북한과 실제로 군사적 충돌에 직면하게 될 때 대한민국 해군의 항공모함이 얼마나 유용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인식 부족에서 기인한다. 전쟁이 발발하면 북한은 즉각적으로 특수전 부대와 화학무기, 탄도 미사일 등을 동원해 대한민국 공군기지에 대한 파상적인 공격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해상에 기반을 두고 계속 이동하는 항모 비행단은 거대한 고정표적인 공군기지보다 이러한 북한의 초기 타격상황에서 생존할 가능성이 월등히 높으며, 결과적으로 지상에 위치한 공군기지보다 더욱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또한, 경항공모함은 대한민국 해군 소속 전투기가 비무장지대(DMZ)보다 북쪽에 있는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방어시설이 취약한 경로를 따라 북한 내 공격 목표물에 접근할 수 있는 유리한 여건조성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북한을 언급하며 경항공모함의 무용론을 주장하는 대부분의 비판들은 대한민국의 국익을 근시안적으로 판단한 편협한 계산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북한은 현재 대한민국 안보에 가장 직접적인 위협 요인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이러한 북한의 위협을 조기에 제압할 수 있는 세계적 수준의 강군으로 평가받는 육군과 미국이라는 막강한 동맹국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 반면 북한의 군대는 수적으로는 우세하지만 매우 노후 된 장비들과 제대로 된 훈련 부족 등으로 전투지속능력이 심각하게 결여되어 있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대한민국은 한반도로부터 멀리 떨어진 바다에서 해양주권 및 해양이익을 수호할 수 있는 충분한 준비가 되어있지 못한 상태이다. 특히, 대한민국은 무역과 에너지 수입에 있어 해상교통로(SLOC)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점에서 해상교통로 위협에 대비한 대응책 부족은 장래 심각한 문제로 귀결될 수 있다. 

경항공모함을 중심으로 구성된 기동함대는 대한민국 연안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한 해상교통로의 안전을 보장하는 임무를 보다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다. 경항공모함이 중심이 된 대한민국의 기동함대가 자유롭고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해상교통로를 유지한다는 목표 아래 하나로 뭉친 다국적 연합함대에 통합될 수 있다면 그 효용성은 몇 배 증대될 것이다.

이렇게 타국 함대들과 연합하여 공동의 해양이익을 수호할 수 있는 능력과 수단의 확보 그 자체가 대한민국의 해양이익을 위협하고자 하는 적대국들의 야욕을 저지시키는 강력한 힘이 되기 때문이다.

경항공모함은 적의 공격에 취약한 표적에 불과하다?

경항공모함에 대한 회의론자들은 대한민국 해군의 경항공모함이 보다 강력한 지역 해양 강국들의 함대 혹은 신형 대함 무기체계와 직면하게 된다면 그저 물 위에 떠있는 손쉬운 과녁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경항공모함의 가치를 폄하하는 사람들은 장거리 대함 탄도미사일 그리고 뛰어난 성능을 지닌 잠수함과 같은 가공할 위력을 지닌 대함 공격 수단의 확산이 보편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하지만, 이런 비난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 대함 미사일과 잠수함의 존재가 인도-태평양지역에서의 항공모함의 입자를 취약하게 만들 수는 있겠지만, 넓은 바다에서 항모는 여전히 탐지하기 쉽지 않고 더군다나 효과적으로 타격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대한민국의 경항공모함은 만재 배수량 4만 톤으로 미국의 초대형 항공모함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아서 탐지 및 타격이 더욱 어렵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해군은 적의 공격으로부터 경항공모함을 더욱 효과적으로 보호할 있도록 설계된 미사일 방어용 미사일, 대공 방어망 및 대잠능력을 갖춘 다양한 호위 전력들을 경항공모함과 함께 배치할 것이다. 일부 군사전문가들은 또한 대한민국 해군의 경항모타격단이 단독으로 더욱 강력한 지역 강대국들의 함대와 마주치게 되는 경우 필요한 해상 통제권을 확보하기는 커녕 경쟁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중국이 항모전단을 통해 대한민국의 해상교통로(SLOC)를 위협하게 된다면, 아무리 해상 교통로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을 경주한다 하더라도 경항모타격단 단독으로 사실상 극복할 없는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은 중요한 맥락을 무시하고 있다. 경항모타격단은 반드시 강력한 군사동맹인 미국의 함대들과 협력하여 운용될 것이다. 미국은 대한민국의 안보 및 공해상 항행의 자유를 수호하는데 헌신하겠다는 약속을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분명하게 확인시켜 주었다. 이런 흐름으로 볼 때, 대한민국 해군의 경항모타격단은 미 해군과 협력 하에 지역 해상 교통로에 대한 주변국의 위협에 공동으로 대응하는데 일조하게 될 것이며, 이를 통해 스스로가 사람들의 생각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고 강력한 힘을 보유한 존재라는 사실도 입증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일부 사람들은, 그렇다면 그냥 미국이 지역 해양안보와 공해에서의 항행의 자유를 유지하는 책임과 부담을 지속적으로 떠안고 가도록 놔두는 것이 더 바람직하며, 대한민국이 굳이 나서서 경항모를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없음을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 역시 근시안적이다. 미국은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보전하기 위해 여전히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미국 역시 점점 커져가고 있는 재정 지출에 대한 부담과 나날이 강력해지고 있는 지역 경쟁국들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그 결과 미국은 대한민국 정부에 한반도를 넘어선 곳에서도 지역 안보를 증진시킬 수 있도록 지금보다 더 많은 역할분담 및 수행을 요구하고 있다.

대한민국 해군의 경항모타격단은 확장된 미국의 해양영역의 방어를 지원할 뿐만 아니라 미국의 핵심 군사동맹 파트너이자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지역 리더로써 대한민국이 지니고 있는 지속적인 가치를 미국에게 강하게 보여줄 수 있게 될 것이다.

만재 배수량 4만 톤이 넘는 항공모함을 만들고 그에 탑재할 함재기와 호위 전단을 구성하는데 들어가는 비용과 이에 수반되는 기술적 난제들을 무시해서는 안되며 부정할 수도 없다. 대한민국 해군의 신형 경항공모함은 분명 많은 시간과 노력 및 자원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한반도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원양에서 장기간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군수지원 역시 필수요소이다. 하지만 경항공타격단을 완성하는데 소요되는 이러한 자원들에 대해 단순히 쓸데없는 낭비일 뿐이며 대한민국의 국가안보에 기여하는 바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주장은 매우 잘못된 근시안적 주장일 뿐이다.

* 이 글은 21년 3월 27일 외교안보저널인 The Diplomat에 기고한 내용을 번역한 내용임

유지훈 소령(yjhnavy3@daum.net)은 해군사관학교(54기) 졸업 후 미국 해군대학원에서 안전보장학 석사학위 및 미국 시라큐스 대학에서 정치학 박사(국제관계, 외교안보정책)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안보연구기관 INSCT에서 한국군 최초로 국가안보 및 대테러 전문가 자격증을 취득하였으며, 한미간 학술교류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공로상을 수상하였다. 현재 해군사관학교에서 군사전략학 교수로 재직중이다.

Erik French(efrench@brockport.edu)는 Brockport의 뉴욕 주립대학 국제학 담당 부교수 겸 이사로, Syracuse 대학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의 저서는 해군 전쟁 대학 평론 (Naval War College Review), 분기별 전략 연구 (Strategic Studies Quarterly), 아시아 정책 (Asia Policy) 등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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