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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251호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시험발사와 한반도 안보에 대한 함의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연구원

김상훈

북한은 지난 19일 함경남도 신포 동쪽 해상에서 2,000톤급 재래식 잠수함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1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올해 들어 다섯 번째 발사한 미사일이다. 이 중엔 지대함 순항미사일, 대공미사일, 신형 전술유도탄,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성능 면에서도 신속교체 가능한 모듈형 연료적재통과 열차기반 발사로 조기탐지를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음속돌파와 종말단계에서의 측면 및 팝업기동 등으로 신속·정밀요격을 더욱 곤란케 하고 있다. 대응측면에서 볼 때 기존보다 더욱 많은 자원의 투입이 불가피하고 더욱 정교한 대응전략의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도 최근 미국의 토마호크급과 유사한 현무급 순항미사일과 ICBM급 탄도미사일 등을 시험 발사했다. 이는 곧 우리도 대응전략의 방향을 방어 중심에서 공격 중심으로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실질적 억지력 유지 및 유사시의 결전능력 향상을 위해 매우 바람직한 대응책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완벽한 대북 안보태세를 확립하기 위해선 더 넓고 더 깊은 시각에서 현재 진행 중인 남북 간 미사일 경쟁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 어떤 것인지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지키는 자는 빼앗으려는 자보다 더 강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빼앗는 명분보다 지키는 명분이 훨씬 더 크기 때문이다. 이는 창에 비해 방패가 더 비쌀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고, 그래서 공격자는 성공하려면 최소한 방어자보다 3배 이상 더 강해야 한다는 소위 ‘3대1의 원칙’의 적용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하지만 오늘날 군사적 기술혁신은 방패보다는 창에서 더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바, 전략적 관점에서 볼 때 방어자보다는 공격자가 더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된다.

극초음속의 탄도미사일이나 종말단계에서의 탐지 및 격추를 어렵게 만드는 이스칸데르급 미사일 등의 개발은 이들에 대한 방어 자체를 불가능하게 할 수 있어 최근 방어자는 대응전략으로서 기존의 창과 방패의 대결에서 창과 창의 대결로 변화시키고 있다. 방어자의 입장에선 더 효율적이고 더 신뢰 있는 억지력을 담보하기 위해 기존의 방패를 보강하기보다는 맞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창을 개발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개략적이지만 미사일방어체계 개발비는 미사일 개발비에 비해 10배 정도 더 들어간다고 한다. 비록 핵억지전략에 해당되지만 상호 간 취약성을 증대시켜 역설적으로 상호억지를 이루겠다는 상호확증파괴(MAD: Mutual Assured Destruction)전략의 유용성이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이러한 교리적 원칙이 오늘날 남북 간의 미사일 경쟁에도 적용되고 있는 듯싶다.

둘째, 우리도 만일에 대비 대북 ‘제한전(limited war)’을 내실 있게 준비해야 한다. 현재 강대국이라 하면 미국, 중국, 러시아 정도를 언급할 수 있고, 이들 모두 핵보유국이다. 이는 향후 핵전으로 인한 상호공멸 때문에 강대국 간엔 1, 2차 세계대전과 같은 재래식 총력전(total war)은 없고 대신 제한전만 있을 것이라는 의미이다. 재래식이지만 총력전은 전면핵전으로 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강대국에 적용되고 있는 분쟁 스펙트럼은 왼쪽부터 ‘협동(collaboration),’ ‘협력(cooperation),’ ‘경쟁(competition),’ ‘분쟁(conflict)’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서 분쟁은 제한전에 해당된다. 오늘날 강대국들은 경쟁단계에서 제한전 억지태세를 유지하다 분쟁단계에서 제한전이 발발하면 핵전으로 비화되기 전 속전속결로 승리한 후 신속하게 경쟁상태인 원상태로 복귀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그래서 “전략적 경쟁(strategic competition)”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더 정확히 표현하면 “군사전략적 경쟁”이라 할 수 있겠지만 제한전도 전쟁인 만큼 분쟁 직전의 경쟁상황을 좀 더 포괄적인 용어인 전략적 경쟁이라 언급해도 개념적인 혼란은 없을 것이다.

현재 남·북한은 강대국은 아니지만 북한의 핵능력과 미국의 연장핵억제로 인해 양국은 마치 미·중 관계처럼 전면핵전이 아닌 재래식 제한전을 위한 전략적 경쟁단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남북 양측 간 실시한 각종 미사일 시험 발사도 양국 모두 미래 제한전에 대비한 전략적 경쟁단계에 와있음을 방증하고 있다. 남북 양국 간 미사일 경쟁을 단순한 군비경쟁이라 규정할 수 있겠지만 분쟁스펙트럼 상 경쟁의 단계에서 다음 단계인 제한전을 억지하다 유사시 신속승리 후 원상태 복귀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군비경쟁이 아닌 전략적 경쟁이 개념적으로 더 적합하다. 군비경쟁은 정책이지 전략이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오늘밤에라도 당장 일어날 수 있는 제한전 형태의 재래식 전쟁을 억제시키고 만약 실패 시 신속하게 승리한 후 직전의 경쟁단계로 다시 복귀할 수 있는 전략이 수립되어 있는지 묻고 싶다.

셋째, 만약 중국이 자국의 접근거부/지역거부능력(A2/AD)을 향상시키고자 북한의 A2/AD 능력을 이용하려 한다면 이는 ‘공유지의 비극(tragedy of commons)’을 초래할 수 있다. 중국은 본토를 방어하기 위해 설정한 제1, 2도련선을 설정했고 이를 위해 A2/AD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북한 또한 공식적으로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자국의 연안에 대한 상대의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나름의 A2/AD 전략을 세워 이를 구현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고 있을 것이다.

만약 중국이 북한의 A2/AD 역량을 활용할 때 중국 자신의 A2/AD 능력이 미치는 범위를 지금보다 훨씬 더 동쪽으로 확장, 미국이나 다른 연합국의 접근을 기존보다 더 원거리에서부터 차단 및 거부 가능할 것이다. 특히 북한 미사일의 공격역량을 적극 활용할 때, 중국의 미국에 대한 전략적 경쟁력은 더욱 향상될 것이다. 한국은 물론 일본에 있는 미군기지 및 시설 등이 손쉬운 표적이 될 수 있는 등 중국은 북한으로 인해 기존에 미칠 수 없는 범위에서까지 자신의 A2/AD 역량을 투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의 안보이익을 희생삼아 자국의 안보이익만을 극대화시키려 할 경우 결과는 역설적으로 자신의 안보이익이 오히려 더 감소되고 만다는 공유지의 비극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한·미 양국이 차후 유사한 도발의 발생을 억지시키고자 한·미 연합으로 서해에서 무력시위를 계획했지만 중국의 강력한 반발로 무산되었던 적이 있었다. 결과는 같은 해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전으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한·미 연합 대응체계는 더욱 견고해져 북한은 물론 중국마저 압박으로 느끼고 있을 것이다. 공유지의 비극이 주는 교훈이다.

미사일 발사와 관련하여 현장 중심으로 볼 때 기능적 인과관계만 보일 것이다. 하지만 현상 이전과 이후를 아우르는 전략적 시각으로 볼 때 한반도 더 나아가 역내 안정과 번영을 담보할 수 있는 혜안을 갖게 될 것이다. 위 세 가지 함의가 제시된 배경이기도 하다.

김상훈 연구원(sh.kim@kims.or.kr)은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후 대한민국 해군 장교로 3년간 복무하였다. 이후 고려대학교 국제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연구원으로 근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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