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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270호

우크라이나 사태와 국제정치의 현실, 그리고 한국의 경항공모함 : 한미동맹 강화와 자강(自强)을 위한 한국형 경항공모함의 전략적 가치

국방연구원
현역연구위원

유지훈

브록포트 뉴욕주립대
부교수

에릭 프렌치

우크라이나 사태는 숙적(enduring rivalry) 관계에 있는 열강들의 전략경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약소국의 취약성을 보여줌과 동시에 나름의 처방전을 제시해 준다. 강대국들의 역학관계에 연루된 약소국가들의 최상의 생존전략은 공동의 가치와 이념을 바탕으로 공동의 목표를 공유하고 자국의 국익 수호에 실질적인 힘을 보태줄 수 있는 국가와의 결속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스스로의 능력을 키워 나가는 것이다. 즉, 동맹 및 우방국에게는 한국을 신뢰할 수 있는 상대로 인식시키고, 적대국 및 경쟁국에게는 한국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상대로 인식시키기 위한 능력과 수단을 확보함으로써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높여야 한다. 이러한 능력과 수단의 확보를 통해 한국의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적 공간도 확장시킬 수 있다.

대한민국 해군이 추진중인 경항공모함 확보계획도 이러한 장기적인 비전과 목표를 바탕으로 무정부적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대한민국 해군은 2033년경 수직 이착륙 전투기와 헬기를 탑재할 수 있는 약 4만 톤급의 한국형 경항공모함을 배치·운용할 계획이다. 한국형 경항공모함은 한국형 구축함(KDX-II),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KDX-III),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한국형 차기 잠수함(KSS-III) 및 군수지원함 등으로 이뤄진 항모전투단(CSG : Carrier Strike Group)의 지휘함으로 운용된다.

한국의 항모전투단은 한반도 해역과 인도태평양을 포함한 전세계 해역에서 한국의 주권 및 해양이익과 연계된 다양한 위협에 독자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필요시 연합전력과 함께 효과적인 대응을 가능하게 하는 전략수단으로 기능할 것이다.

특히, 공동의 가치와 전략적 목표를 공유하고 있는 미국과의 연합방위력 증강에 기여함으로써 한미동맹의 결속력(alliance cohesion)을 제고시킬 수 있다. 동맹의 결속력 강화는 공동의 가치에 기반한 전략적 목표를 공유하고 동맹의 상대국이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의지와 능력 그리고 이러한 의지와 능력을 구현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하고 있다는 신뢰가 선행될 때 가능하다. 또한, 동맹의 결속력 강화를 위한 능력과 수단의 확보는 동맹 간의 연합방위력 강화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자주국방 강화를 위한 능력 증강으로 귀결된다. 동맹과 자주국방능력 강화는 상호 배타적인 관계가 아닌 상호 보완적인 관계로 진화될 수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동맹 및 우방국들과의 상호연대 강화를 통해 안정적인 역내질서 구축을 달성하고자 하는 미국의 의지를 재확인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외교안보전략 기조의 이면에는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대내외의 안보위협 요인들에 대한 위협인식을 바탕으로 효과적인 대응을 위한 동맹 및 우방국들의 역할 확대와 기여 강화 필요성에 대한 암묵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핵전력과 과학기술 기반의 재래식 전력을 망라하는 독자적 억지력 강화와 함께 동맹 및 우방국들과의 국방협력 강화를 포괄하는 통합적 억지력(integrated deterrence) 개념을 발전시키고 있는 미국의 국방정책 및 전략들도 이러한 외교안보 전략기조를 잘 반영한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인도태평양 지역에 집중되었던 미국의 노력이 분산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동맹 및 우방국들에 대한 더욱 적극적인 역할확대 및 기여요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의 항모전투단은 미국의 핵심 동맹 파트너로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적인 역내 질서유지에 기여하고자 하는 한국의 지속적인 전략적 가치를 미국에게 인식시킬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더불어, 한국의 항모전투단은 날로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의 핵/WMD 위협 억제 및 대응을 위한 해상기반 3축 체계(Kill Chain, KAMD, KMPR)의 핵심전력으로 기능함으로써 한미간 대북 연합방위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 북한의 핵/WMD 대응을 위해 한국이 추진중인 한국형 3축 체계의 완전성 제고를 위해서는 지상, 해상, 공중을 기반으로 하는 3축 체계의 융합적 발전이 필요하다. 기동성을 바탕으로 해상으로부터 항공력을 투사할 수 있는 항모전투단은 적의 공격으로부터 생존성을 보장하는 가운데 단독 또는 필요시 연합전력과 함께 적의 핵심표적 타격, 다층 미사일 방어 및 방공 작전 수행 등을 통해 해상기반 3축 체계 구현의 핵심수단으로 기능함으로써 한미간 대북 연합방위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

곧 들어서게 될 한국의 신정부는 미국과의 동맹재건 및 포괄적 전략동맹강화를 주요 외교안보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신정부는 미국의 외교안보전략 기조 변화 및 전략적 이해관계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토대로 동맹의 연속성 및 결속력 강화를 위한 방법과 수단을 모색해야 한다. 한국의 경항공모함은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환경 속에서 한미간 공동의 이해관계 및 전략적 목표달성을 위한 한국의 의지를 보여줌과 동시에 실질적인 역량확충으로 귀결되어 한미동맹의 결속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

경항공모함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장거리 대함탄도 미사일, 잠수함 및 폭격기와 같은 주변국들의 반접근/지역거부 능력의 발전추세를 고려할 때, 경항공모함의 전략적 가치가 떨어진다는 주장도 있다. 물론, 대함 무기체계의 발전이 경항공모함의 취약성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자체 방어체계를 갖추고 해상에서 지속적으로 이동하는 항공모함을 탐지하고 타격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불어, 최첨단의 통합전투시스템을 갖춘 호위전력들과 함께 운용됨으로써 다양한 수준의 위협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막강한 방위력과 공격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경항공모함도 여느 무기체계와 마찬가지로 일정부분 취약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대함 무기체계의 발전에 따른 경항공모함의 취약성이 경항공모함 무용론으로 수렴되어서는 안된다. 무기체계의 총체적 효용성은 무기체계 고유의 성능과 더불어 무기체계가 운용되는 정치적·외교적·정책적·전략적 수준의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비판을 위한 원론적 비판에 치중하는 순환논리(circular reasoning)의 오류에 함몰되어서는 안된다. 모든 무기체계는 진화적 과정을 거쳐 보완·발전됨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향후 한반도를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예상되는 잠재적 우발 및 분쟁상황에 대비한 항모전투단의 역할을 고려하여, 경항공모함 확보를 위한 일관된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다양한 위협에 대비한 항모전투단 운용을 위해 전·평시 전략과 작전개념을 더욱 구체적이고 정교하게 수립·발전 시켜나가는 가운데, 동맹 및 우방국들과의 효과적인 연합작전 수행을 위한 상호작전운용성(interoperability) 강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무정부적 성격의 국제사회에서 특정 국가의 위상과 권위는 그 국가의 능력과 역할에 비례한다. 한국의 항모전투단은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안보환경속에서 한국의 전략적 가치와 위상을 제고시키는 전략자산으로 기능할 것이다. 미국 역시 한국의 경항공모함 확보 노력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관되지 못한 외교·안보·국방정책의 추진은 동맹상대국 뿐만 아니라 경쟁 및 적대국에게 국가의 권위와 신뢰성에 대한 의구심과 편견을 야기시킬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유지훈 중령(yjhnavy3@hanmail.net)은 해군사관학교 졸업 후 미국 해군 잠수함작전과정(ASW)을 수료했으며, 미국 해군대학원(NPS)에서 안전보장학 석사 및 미국 시라큐스 대학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미 학술교류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공로상을 수상하였다. 잠수함 장교로 해군본부 미래혁신연구단 전략개념연구담당과 전평단 미래전개념담당을 거쳐 해군사관학교에서 군사전략학 교수로 근무했다. 현재는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 국제전략연구실에서 현역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에릭 프렌치 교수(efrench@brockport.edu)는 프록포트 뉴욕주립대학 국제학 담당 부교수 겸 이사로, 시라큐스 대학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의 저서는 『해군 전쟁 대학 평론(Naval War College Review)』, 『분기별 전략 연구(Strategic Studies Quarterly)』, 『아시아 정책(Asia Policy)』 등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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