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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273호

미국의 잃어버린 30년과 킬체인

해군 미래혁신연구단
중령

정능

1. 들어가며

한국해양전략연구소의 총서로 발간된 <The Kill Chain>의 저자인 크리스찬 브로스는 콜린 파월과 콘돌리자 라이스 美 국무장관의 연설작성자, 정책참모였으며, 매케인 상원의원과 상원 국방위원회 수석참모로 일했다. 그 동안 본인이 국방부 관련 일을 하면서 몸소 체험했던 일들과 과거 미국의 국방 관련 히스토리를 통한 위기의식이 느껴진다. 국방 관련 분야에서 중국의 강점과 약점을 제시하면서, 왜 미국이 바뀌어야 하는지에 대해 통찰력 있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2. 미국의 약점

우리가 생각하는 세계 군사 최강대국인 미국도 많은 약점을 스스로 만들어왔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 약점들은 다음과 같다.

과거의 경험 때문에 미국은 항상 이길 것이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다. 미국은 과거 걸프전, 이라크전을 겪으면서 무척 서투른 적에 대해 자신들의 교리, 전술, 무기가 우월하다는 것을 증명해왔다. 이런 과정에서 대테러, 대반란전 등에만 능숙해지는 불균형적인 군사적 발달로 인해 현대의 첨단기술로 무장한 강대국과의 대규모 전략적 경쟁에는 효율성이 떨어지게 되었다.

군사력의 지표를 플랫폼의 성능과 수량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플랫폼은 단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었으나, 왜 플랫폼을 원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목표를 간과해왔다. 그래서 상황을 이해하고, 의사결정을 하며, 적절한 조치를 할 수 있는 킬체인을 갖추는 것보다는 플랫폼을 구축, 구입하는 것에 주력해 왔다.

또한, 획득시스템이 관료화되어 비효율적으로 군사예산을 사용하고 있다. 국방부 계획, 의회 승인과정에서의 많은 규칙, 요구사항, 문서, 검토자의 비생산적 관여와 예산편성의 기준이 미래보다 현재의 요구를 얼마나 잘 반영하느냐에 따라 보상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위와 같은 약점들을 군대와 민간지도자들이 변화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며, 오만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들은 낡은 전통에 집착하고, 필요한 기술을 사용하지 않거나 잘못 사용하며, 선입견에 맞지 않는 정보를 거부하거나 무시해왔다.

3. 중국의 강점

위와 같이 미국은 약점들을 키워온 반면 중국은 스스로의 변화를 통해 미국의 위협적인 군사적 경쟁자로 부상해 왔다. 이런 변화를 이끈 주된 강점은 다음과 같다.

지난 30년 동안 중국은 미군의 전쟁방식에 대해 총체적으로 연구하며 준비해 왔다. 즉, 세계 군사 최강대국 골리앗인 미국을 이기기 위해 다윗처럼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기는 준비를 해왔다. 미국의 강점인 동남아 지역의 광범위한 기지와 주둔미군, 항공모함 및 항공기 등이 제대로 싸우지 못하도록 탄도/순항미사일을 개발하고, 지휘통제시스템 파괴를 위해 전자공격, 사이버역량, 위성 요격 미사일 등을 개발하였다. 이른바 A2/AD이다.

또한, 중화사상으로 이념적으로 무장하고 공산당 주도의 계획을 치밀하게 진행하였다. 기술 초강대국이 되기 위해 국가 혁신주도 발전전략, 신세대 인공지능 개발 계획 등을 추진하였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 양자정보시스템, 생명공학, 우주기술 등 새로운 기술을 확보하였다. 특히, 최근에는 극초음속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해 미국도 이 분야에서는 중국에 뒤쳐져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되었다. 또한, 이러한 격차는 미국이 정부와 실리콘밸리와의 이견이 지속되는 반면, 중국 공산당은 인민해방군과 중국기술 분야의 ‘군민융합’을 효과적으로 지휘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심화되고 있다.

4. 미국에 필요한 생존 전략

미국은 전투방식을 방어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미국의 전투방식은 전통적으로 전력투사와 공격적인 전투이지만 이것을 현재의 중국에게 적용하기는 힘들게 되었다. 왜냐하면 중국의 정밀타격무기가 미국의 군사력 투사의 본거지인 대규모 기지와 플랫폼을 찾아서 공격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장거리 기지에서 전력투사를 위해 걸리는 시간 동안 적에게 공격받아 임무가 필요한 곳에 도착할 때 즈음엔 임무수행이 불가능할 것이다. 반면, 적은 미국이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전에 빠르게 공격하고, 이익을 공고히 해서 승리를 기정사실화하는 전략을 사용할 것이다.

또한, 미국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형태의 군의 건설이 필요하다. 전통적 플랫폼을 개량하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소형시스템으로 더 넓은 지역에 더 많은 병력을 분산하는 것이다. 효과적으로 소모가능한 저비용 시스템을 위주로 한 지능형 무인체계로 분산되고, 상호 연결/협력 가능한 전투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현재의 요구보다는 미래의 필요성에 근거하여 새로운 역량의 신속한 개발을 위해 기존의 무기체계 획득을 위한 규정 및 회계처리 절차 등을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 최신 기술을 군대 운영자에게 신속하게 제공하고, 실험 가능하도록 새로운 유인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군, 산업계, 연구소 등 누구에게나 미군의 최우선적인 작전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경쟁의 장을 마련하여 최고의 방책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5. 시사점

첫째, 적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이기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중국은 지난 30년 동안 미국을 이기기 위해 연구해왔다. 그 결과로 지금은 미국과 필적한 만큼의 군사적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적의 강·약점, 군대의 규모, 형태, 싸우는 방식 등에 대한 총체적인 연구로 과거로부터 자유로운 형태의 전략, 전술의 수립이 필요하다. 또한, 군사과학기술의 비약적인 발전과 전략/전술에 대한 영향력을 고려할 때 이러한 전략, 전술을 구사 가능하도록 군사과학기술을 적용한 무기체계의 개발이 필요하다.

둘째, 효과적인 킬체인의 구축이 필요하다. 플랫폼의 단순한 수량과 성능의 집착에서 벗어나서 상황파악, 의사결정, 전략/전술적 조치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총체적인 통합전투네트워크가 필요한 것이다. 특히, 해양에서의 킬체인 구축이 중요하다. 북한은 잠수함을 이용한 SLBM 능력을 키우고 있고, 중국은 서해 내해화를 목표로 서해에서의 활동을 증가하고 있다. 해양으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의 환경적 요인과 지상보다 시간적, 공간적 측면에서 대응효과가 큰 해양에서 북한 및 주변국의 도발을 사전에 탐지, 식별, 방어/공격할 수 있는 해양 킬체인의 구축이 요구된다. 또한, 최근에는 여러 개의 킬체인 체계가 상호 연결되어 전장상화에 탄력성과 적응성을 갖춘 ‘킬웹(kill web)’의 개념이 발전하고 있는데, 이러한 발전동향을 고려하여 미래 전투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셋째, 우리나라의 무기체계 획득과정의 모순점과 지연요소를 고찰하여 개선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수십년 동안 미국을 벤치마킹하여 획득체계를 발전시켜 왔다. 특히, 미국처럼 민주주의가 고도로 발달한 국가에서도 무기체계 획득과정의 관료화로 인해 필요한 무기체계가 필요한 시점에 획득되지 못하고 예산이 비효율적으로 낭비되는 점을 고려 시, 우리나라도 미국이 해왔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하고 돌아봐야 할 것이다.

정능 중령은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국방대 국제관계학 석사학위를 마쳤으며 해군대학 정규과정을 수료하였다. 현재는 대한민국 해군 미래혁신연구단에서 근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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