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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284호

장기화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한미동맹에 주는 3가지 교훈

국방연구원
현역연구위원

유지훈

브록포트 뉴욕주립대
부교수

에릭 프렌치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략 전쟁이 5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여전히 진행 중인 이번 전쟁은 북한위협을 억제하기 위한 한미동맹의 노력에 몇 가지 중요한 교훈을 제공한다.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첫 번째 교훈은 전쟁기간 중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러시아의 전쟁수행능력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번 전쟁은 군사력의 단순한 수적/양적 우위가 전쟁의 승패를 결정짓는 요인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시켜준다. 첨단 무기로 무장된 병력도 전쟁의 연속성과 지속성을 보장하기 위한 기본여건(군수지원 능력, 훈련의 성숙도, 지휘부의 지도력 및 항공지원 능력 등)이 갖춰졌을 때 그 기능을 효과적으로 발휘할 수 있다. 병력 및 화력측면에서 우크라이나를 월등히 압도하고 있는 러시아군은 개전 초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이우를 점령하는데 실패했으며, 막대한 인적 물적 손실을 겪는 가운데 돈바스 지역 점령을 위해 고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군의 군사작적 부진은 성공적인 군사작전 수행을 위해 기본적으로 필요한 여러 분야에서의 결점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한다. 러시아군에 대한 군수품, 식량 및 연료 등의 적시적 지원 및 수급 제한은, 전쟁의 지속성 측면에서 러시아군을 매우 불리한 상황에 처하게 했다. 또한, 러시아군의 훈련부족과 지휘부의 지도력 부재는 효과적인 합동작전 수행을 어렵게 했다. 기갑부대는 보병의 적시적이고 적절한 지원이 없는 상태로 작전에 전개되어 우크라이나의 대전차 무기에 큰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었다. 이와 더불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중 우세권을 장악하지 못함에 따라 성공적인 지상작전 수행을 위해 필수적인 항공투사능력이 제한되었다.

전력의 수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부진한 군사작전 수행사례는 한국에 비해 수적으로 우세하지만 질적으로 열세인 북한군의 현실을 감안할 때 한미동맹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한다.

북한의 병력수는 약 95만 명으로 약 55만 명의 병력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의 두 배 규모에 달한다. 그러나, 병력의 수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북한군은 한국에 대한 주요 군사작전 수행 및 지속성 유지를 위해 필요한 연료와 운송수단이 부족한 실정이다. 평시에도 만성적인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체계적이지 못한 훈련체계와 실제 전투 경험 부족에 따른 취약점을 안고 있다. 또한, 구형 전투기들로 구성된 공군력 보유로 지상작전 수행여건를 보장할 수 있는 항공작전이 제한됨에 따라 한미동맹에 대한 군사도발시 연합전력에 큰 위협이 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연합군에 의해 쉽게 무력화될 것이다. 종합적으로 볼 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전쟁에 있어서 러시아군의 군사작전 사례는 객관적인 북한의 군사력 위협 평가 및 대응을 위한 유익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남한에 비해 수적으로 우세한 병력 및 전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시 북한은 러시아가 겪고 있는 제한사항보다 더욱 큰 어려움을 직면하게 될 것이다.

한미동맹에 주는 두 번째 주요 교훈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무력침략으로 귀결된 러시아의 정책결정과정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절대권력을 보유하고 있는 폐쇄된 지도자들은 대내외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전쟁을 수행하며, 이를 위해 전쟁승리에 대한 자국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편향성을 보인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략전쟁에서 쉽게 승리할 수 있다는 전망을 과도하게 낙관한 것처럼 보인다. 많은 전문가들이 푸틴 주변의 참모들은 반드시 전쟁을 승리해야만 하는 확고한 목표를 갖고 있는 푸틴에게 객관적인 권고보다는 러시아의 승리 가능성이 높다는 긍정적인 보고만을 하는 예스 맨(yes men) 들이 대부분이었음을 지적한다. 이러한 편향된 의사결정 구조는, 결국 군사작전에 수반되는 큰 위험을 간과한 채, 과도한 야망에 사로잡혀 미흡하게 계획된 군사작전을 지시한 푸틴의 정책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한미동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전쟁을 단행한 러시아의 정책결정과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 사이에는 개인적 차원 또는 두 리더가 처해 있는 구조적 환경측면에서 분명 많은 차이점이 존재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숙청 등의 공포정치를 통해 헌신적인 충성파들로 구성된 권력의 중앙집권화를 공고히 하고 있다. 이러한 권력구조는 결국 김정은 위원장으로 하여금 제한적인 군사분쟁에서도 승리할 수 있는 충분한 군사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잘못된 정책적 판단을 내리게끔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정책결정구조 특성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북한의 군사적 무력도발을 억제할 수 있는 한미간 통합적 억제력 강화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한미동맹에 주는 세 번째 교훈은 러시아의 핵무력 과시(saber-rattling)와 연계되어 있다. 이번 전쟁의 사례에서 보듯이 핵무기는 국가간 전쟁과정에서 전쟁 당사국뿐만 아니라, 전쟁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되어 있는 주변국들의 의사결정 행위에 큰 영향을 발휘하는 요인이다. 막강한 핵전력을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는 유사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핵보복(nuclear retaliation)에 대한 위협인식을 고조시켜 제3국의 개입을 저지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국가들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한 대규모 예산과 물자를 지원하고 있지만, 핵보복에 대한 우려로 인해 직접적인 군사적 개입은 자제하고 있다. 더욱이 이러한 간접적인 지원도 전쟁의 장기화 및 확전에 대한 우려로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

최근 북한은 전술핵무기 확보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자체 핵능력의 범용성(versatility)과 생존성을 강화함에 따라, 한미동맹도 유사한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미국은 동맹조약에 기반한 한국의 동맹국으로서 한국의 방위에 기여해야 하는 의무가 있지만, 북한의 핵위협 증대는 이에 대한 미국의 기회비용과 그에 따른 부담을 증대시킬 것이다. 따라서, 한미 양국은 정치‧군사적 목표 달성 및 협상의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핵위협을 고조시켜 한미간의 관계를 약화시키려고 하는 북한의 전략에 휘말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더불어, 북한의 핵위협 억제를 위해 한미간 신뢰구축을 통한 미국의 확장억제를 더욱 공고히 함과 동시에 구체적인 협력방안과 역할분담을 모색해야 한다.

유지훈 중령(yjhnavy3@daum.net)은 해군사관학교 졸업 후 미국 해군 잠수함작전과정(ASW)을 수료했으며, 미국 해군대학원(NPS)에서 안전보장학 석사 및 미국 시라큐스 대학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미 학술교류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공로상을 수상하였다. 잠수함 장교로 해군본부 미래혁신연구단 전략개념연구담당과 전평단 미래전개념담당을 거쳐 해군사관학교에서 군사전략학 교수로 근무했다. 현재는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 국제전략연구실에서 현역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에릭 프렌치 교수(efrench@brockport.edu)는 프록포트 뉴욕주립대학 국제학 담당 부교수 겸 이사로, 시라큐스 대학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의 저서는 『해군 전쟁 대학 평론(Naval War College Review)』, 『분기별 전략 연구(Strategic Studies Quarterly)』, 『아시아 정책(Asia Policy)』 등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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