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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360호

해양안보 전략의 핵심으로 부상하는 일본의 해양 무인무기체계 : 개발과 도입 현황 개관

서울대 국제대학원
국제안보센터 연구원

나지원

1. 서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원격조종무기체계(RCWS) 및 무인무기체계(UWS)의 중요성이 매일 실증되고 있다. 하지만 대중에게도 잘 알려진 무인항공기, 이른바 드론이 하늘에서 펼치는 활약에 못지 않게 주목할 만한 사건들이 바다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바로 무인수상정(USV)과 무인잠수정(UUV)이다. 이들이 보여주는 파괴적 잠재력은 현대 해상 전투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례로 우크라이나는 저비용 해상 드론을 이용해 러시아 흑해함대에 상당한 타격을 입혔다. 2022년 10월, 우크라이나는 12대의 해상 드론으로 세바스토폴 해군기지를 공격해 여러 척의 러시아 군함을 파손시켰다. 2023년 7월에는 더 큰 ‘씨베이비(Seababy)’ 드론으로 크림반도의 교량을 공격해 러시아의 군사 보급로를 차단했다. 또한 우크라이나는 무인정을 이용해 러시아 함선을 타격할 해저 기뢰를 설치하는 혁신적인 전술을 개발했다. 이러한 사례들은 첨단 무인 해상 시스템이 해군력의 비대칭적 균형을 바꿀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무인무기체계로 인한 해양 안보 환경의 급변은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 국가들에게도 예외가 아니며, 각국마다 필요와 활용법에는 다소 차이가 있더라도 해양 무인무기체계의 개발과 도입에 적극적이라는 점은 공통적이다. 그중에서도 일본은 지리적 특성과 안보 환경을 고려하여 무인수중정(UUV)과 무인수상정(USV)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는 일본의 방위력 강화 정책과 맞물려 더욱 가속화되고 있으며, 국제 협력을 통해 기술력을 높이고 있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UUV와 USV를 통해 정찰, 감시, 대기뢰전 등 다양한 해양 작전 능력을 향상시키고자 한다. 특히 IHI의 기뢰 탐지용 UUV, OZZ-5 UUV, 그리고 모가미급 호위함용 USV 등의 개발은 일본의 무인 해양 체계 발전 방향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더불어 일본은 미국, 호주 등과의 국제 협력을 통해 기술 교류와 공동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획득을 넘어 동맹 강화와 지역 안보 협력의 차원에도 중대한 의미가 있다. 본고는 이러한 일본의 UUV 및 USV 개발 현황, 획득 전략, 국제 협력 동향을 시론적(試論的)으로 개괄하고 향후 전망을 제시하며, 나아가 일본의 움직임이 한국의 안보와 국방 정책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자 한다.

2. 일본의 해양안보 전략과 무인무기체계

일본의 방위정책은 최근 몇 년간 큰 변화를 겪고 있다. 2022년 12월 발표된 새로운 국가안보전략은 일본의 방위력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는 중국의 군사력 증강,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그리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변화하는 안보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이 전략의 주요 내용으로는 2027년까지 방위비를 GDP의 2%로 증액하는 계획과 함께, 반격능력(종전의 ‘적기지 공격능력’) 보유, 통합적 억지력 강화, 그리고 첨단 군사기술 개발 및 도입 가속화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정책 변화는 일본이 보다 적극적이고 독자적인 방위 태세를 갖추려는 의지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일본의 새 방위정책에서 해양안보는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그중에서도 무인무기체계의 역할이 대폭 부각되고 있다. 일본은 광대한 배타적경제수역(EEZ)을 가지고 있어 효과적인 해역 감시가 필수적인데, UUV와 USV는 장시간 운용이 가능하여 넓은 해역을 효율적으로 감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 무인체계는 적대적 환경이나 위험한 해역에서의 작전 시 인명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무인체계의 또 다른 중요한 역할은 대잠수함전 능력 강화에 있다. UUV는 은밀한 대잠수함 작전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어, 중국과 러시아의 잠수함 세력의 위협에 대응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더불어 자동화된 기뢰 탐지 및 제거 능력은 일본의 해상교통로 보호에 필수적이며, 이는 일본의 경제안보와 직결되는 중요한 과제이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무인체계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유인 무기체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운용 비용 및 소규모의 인력으로 다양한 임무 수행이 가능하며, 첨단 무인체계 개발 과정에서 일본의 방위산업 육성과 기술 우위 확보에도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여러 이점을 바탕으로 일본 해상자위대는 해양 무인무기 체계를 기존의 유인 전력과 통합하여 운용하는 ‘유무인 협력체계(MUM-T)’를 구축하고자 한다. 이는 제한된 인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도 전체적인 작전 능력을 향상시키는 방안으로 평가된다.

3. 예산 배정 및 증액 추세

일본 방위정책에서 무인무기체계의 중요성이 점증하고 있다는 점은 방위비 증액의 세부사항을 살펴보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2023년 회계연도 방위예산에서 무인무기체계 개발 및 획득 관련 예산이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이는 향후 몇 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UUV와 USV 개발, 관련 인프라 구축, 그리고 운용 인력 훈련 등에 상당한 예산이 할당되었다. The Diplomat(2023)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023 회계연도 국방예산을 26% 증액하여 사상 최대인 6.82조 엔(약 492억 달러)으로 책정했다. 이 중 무인체계 관련 예산은 1,827억 엔(약 13.7억 달러)에 달한다.
특히 해양 무인무기체계, 그중에서도 무인수중정(UUV) 개발에 대한 투자가 두드러진다. UUV 관련 프로젝트에는 약 420억 엔(3.02억 달러)이 배정되었으며, 이는 무인수상정(USV) 프로젝트에 배정된 45억 엔(3,200만 달러)의 거의 10배에 달하는 규모이다. UUV 예산의 절반 이상은 UUV 제어 기술 연구에 투자되며, 그 외에도 기뢰 제거용 UUV 개발과 UUV용 수중 통신 연구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예산 증액 추세는 일본의 국가방위전략(NDS)과 방위력정비계획(DBP)에서 “무인 방위 능력”을 7대 핵심 분야 중 하나로 선정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일본은 특히 수중 영역에서 무인체계의 실용적 능력 확보를 단기 목표로 삼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인공지능과 다중 차량 제어 등 고급 기능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직적 측면에서도 변화가 있어, DBP에 따르면 해상자위대 내에 무인체계 전담 부서 2개가 신설될 예정이다. 또한, 2021년에는 UUV 전용 시험 시설을 이와쿠니에 설립하는 등 연구 인프라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러한 일본의 해양 무인무기체계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동아시아 해양 안보 환경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UUV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는 일본이 잠수함전과 대잠수함전 능력 강화에 높은 우선순위를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4. 일본의 UUV 및 USV 개발 현황

이러한 배경에서 일본은 최근 해양 무인무기체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특히 일본 국내 방위 산업체들과 해상자위대의 긴밀한 협력 하에 UUV와 USV 분야에서 눈에 띄는 진전을 보이고 있다. 우선 일본의 UUV 개발은 주로 대기뢰전과 정찰 임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IHI(Ishikawajima-Harima Heavy Industries)사가 개발 중인 기뢰 탐지용 UUV는 이러한 노력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 UUV는 고성능 소나 시스템을 탑재하여 해저의 기뢰를 효과적으로 탐지하고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얕은 수심에서의 운용에 최적화되어 있어, 일본의 연안 방어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일본 해상자위대는 프랑스 탈레스(Thales)사와 협력하여 OZZ-5 UUV를 개발하고 있다. OZZ-5는 탈레스 사의 고주파 소나 시스템을 탑재하여 정밀한 수중 탐사와 기뢰 탐지, 대잠수함 작전 지원이 가능하다. 이 프로젝트는 일본의 자체 기술력과 국제 협력을 통한 기술 획득의 대표적 사례로 볼 수 있다.

한편 USV 분야에서 일본의 가장 주목할 만한 프로젝트는 모가미급 호위함용 USV 개발이다. 이 USV는 모가미급 호위함의 후미에 탑재되어 운용되며, 주로 대잠수함전과 대기뢰전 임무를 수행한다. 모가미급 호위함은 일본 해상자위대의 차세대 다목적 호위함으로, USV와의 통합 운용을 통해 작전 능력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 USV는 자율 항해 능력과 원격 조종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어, 다양한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또한 모듈식 설계를 채택하여 임무에 따라 다양한 센서와 장비를 탑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해상 무인무기체계 외에도 일본은 육상용 무인 로봇 개발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Ghost Robotics사와 협력하여 Vision 60 UGV(무인지상차량)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해안 경계와 같은 임무에서 해양 무인무기체계와 연계하여 운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5. 획득 및 구현 전략의 3대 축 – 방위산업 육성, 국제 협력, 전력 통합

일본의 해양 무인무기체계 획득 및 구현 전략은 자국 방위 산업 육성, 국제 협력, 그리고 기존 해군력과의 통합이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먼저 일본의 무인체계 조달 전략은 자국 방위 산업의 기술력 향상과 국제 협력의 균형을 추구하고 있다. 먼저, 일본 정부는 자국 기업들의 무인체계 개발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상기 개발 사업 등을 통해 지속적인 투자와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IHI, 미쓰비시 중공업 등 주요 방산 기업들이 UUV와 USV 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핵심 기술의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동시에 일본은 선진 기술 확보를 위해 국제 협력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예를 들어, OZZ-5 UUV 개발에서 프랑스 탈레스사와의 협력은 고성능 소나 기술 획득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러한 국제 협력은 기술 격차를 빠르게 줄이고, 개발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는 효과적인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울러 일본 해상자위대는 무인무기체계를 기존의 유인 전력과 효과적으로 통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는 전술했던 ‘유무인 협력체계’라는 개념으로 구체화되고 있으며, 모가미급 호위함과 USV의 통합 운용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러한 접근은 무인체계의 장점을 극대화하면서도 유인 체계의 판단력과 유연성을 결합하여 전체적인 작전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통합 과정에서 필수적인 부분이 바로 지휘통제(C4IRS) 시스템의 개선과 운용 개념의 발전이다. 일본은 네트워크 중심 작전 능력을 강화하여 유무인 체계 간의 원활한 정보 공유와 협력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복합적인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작전 개념을 발전시키고 있다.
일본 안보 환경의 특성과 제약, 그리고 무인무기체계의 세계적 개발 현황을 고려할 때 이 3대축 중에서도 단기적으로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요소는 바로 국제 협력과 기술 교류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협력이 선도 국가와의 기술 격차를 줄이는 동시에 동맹과의 상호운용성을 향상시키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국제 협력의 가장 큰 파트너는 당연하게도 일본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이자 해양 무인 무기체계의 선도국가인 미국이다. 양국의 협력은 기술 공유, 공동 훈련, 그리고 전략적 대화 등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주목할 만한 사례로 미 해군 무인수상함의 일본 기항을 들 수 있다. 2023년 9월, 미 해군의 무인수상함 부대(Unmanned Surface Vessel Division One)가 일본 요코스카에 처음으로 기항했다. 이는 단순한 친선 방문을 넘어 양국 간 무인체계 운용 경험과 기술을 공유하는 중요한 기회였다. 또한, 2019년 12월 일본 시가현 아이바노 훈련장에서 실시된 ‘Forest Light Middle Army’ 훈련에서는 미 해병대와 일본 육상자위대가 무인항공기(UAV)를 활용한 합동 작전을 실시했다. 이처럼 양국은 정기적인 합동 훈련을 통해 무인체계의 상호운용성을 검증하고 있다. 이러한 훈련은 실전적인 시나리오 하에서 무인체계의 성능을 평가하고, 운용 개념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미일 간의 기술 협력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자율 항해 기술, 센서 기술 등 핵심 분야에서의 공동 연구와 기술 교류가 진행되고 있다. 예를 들어, 2023년 1월 미국 국방부와 일본 방위성은 자율 무인체계 기술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또한, 일본의 가와사키 중공업은 미국 노스롭 그루먼과 협력하여 해양 무인무기체계용 수중 센서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일본의 기술력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으며, 동시에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실현에도 기여하고 있다.

한편 일본은 같은 쿼드(Quad) 회원국인 호주와도 UUV 개발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양국은 해양 안보 문제에 대한 공통의 이해를 바탕으로, UUV 기술 개발 및 운용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실제로, 2024년 1월 기사에 따르면, 일본과 호주는 최근 UUV 공동 개발 협력을 시작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양국의 방위 산업체 간 협력이다. 일본의 방위 기업들과 호주의 기업들이 공동으로 UUV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는 양국의 기술력을 결합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이러한 일-호 협력은 양국의 방위 능력 향상뿐만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의 전략적 균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의 해양 활동 증가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이러한 협력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또한 앞서 언급한 프랑스 탈레스 사와의 협력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일본은 미국과 호주 외에도 여러 국가들과 해양 무인무기체계 관련 협력을 추진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유럽 국가들과의 기술 교류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해양 안보 협력도 포함된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일본의 다자간 협력 참여이다. 대표적으로 미국 주도 하에 쿼드 국가들과의 해양 안보 협력 틀 내에서 무인무기체계 관련 정보 공유와 공동 연구가 진행 중이며 이는 지역 해양 안보 강화와 기술 협력의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일본의 이러한 국제 협력 노력은 자국의 기술력 향상뿐만 아니라, 지역 안보 협력 강화와 국제적 영향력 확대라는 전략적 목표도 함께 추구하고 있다. 동시에 이는 일본이 해양 무인무기체계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고자 하는 의지를 반영하고 있으며, 향후 이 분야에서 일본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임을 시사한다.

6. 향후 전망

일본의 해양 무인무기체계 개발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으며, 향후 몇 년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일본 방위성은 향후 5년간 해양 무인무기체계 분야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장거리 정찰 및 대잠수함전 능력 강화를 위한 대형 UUV 개발이 추진될 예정이다. 이는 일본의 광대한 해역 감시 능력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연안 방어 및 신속 대응을 위한 고속 USV 도입이 계획되어 있어, 도서 지역 방어와 해상 순찰 능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다. 기존 무인체계의 자율성과 의사결정 능력을 높이기 위한 AI 기반 자율 시스템 고도화도 지속될 전망이다.

또한 향후 일본의 해양 무인무기체계 운용 역시 더욱 복합적이고 통합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인 함정과 무인체계의 협업을 더욱 고도화하여, 복합적인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유무인 복합 작전 개념이 발전될 것이다. 해상, 수중, 공중 무인체계의 통합 운용을 통한 다영역 작전 지원 능력도 강화될 것이다. 무인체계의 장기 체류 능력을 활용한 상시 감시와 신속한 위협 탐지 및 대응 체계 구축으로 선제적 위협 대응 능력이 향상될 것이며, 동맹국 및 우방국과의 무인체계 연합 운용을 통해 광범위한 해역에서의 국제 공동 작전 수행 능력도 개선될 전망이다.

해양 무인무기체계 분야에서 다른 국가들과의 기술협력을 통한 다양한 혁신도 빼놓을 수 없다. MIT 등에서 개발 중인 해수를 ‘마시는’ 배터리 기술은 UUV의 장기 운용 능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며, 일본도 이러한 기술 개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 해군 연구소에서 개발 중인 ‘상어 피부’ 모방 표면 기술과 같은 생체모방 기술이 UUV의 성능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일본 역시 이러한 연구에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또 수중 통신 능력 향상, 고해상도 음향 이미징 기술 등 고급 센서 및 통신 기술의 발전은 UUV와 USV의 정보 수집 및 공유 능력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다. 또한 복잡한 해양 환경에서의 자율 운항, 표적 식별, 의사결정 지원 등을 위한 인공지능 및 기계학습 기술이 더욱 고도화될 전망이다.

7. 한국에 주는 함의

이러한 기술적 진보와 운용 개념의 발전은 일본의 해양 안보 능력을 크게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이는 지역 해양 안보 환경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며, 주변국들의 대응과 전략 조정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영해를 접하고 있는 한국의 입장에서는 일본의 해양 무인무기체계 개발 및 운용 전략 발전이 안보 환경과 국방 정책에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

무엇보다 일본의 해양 무인무기체계 능력 강화는 한반도 주변 해역의 군사적 균형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특히 일본의 정찰 및 감시 능력 향상은 한국의 해양 활동에 대한 일본의 정보 우위를 강화할 수 있다. 또한 일본의 대잠수함전 능력 향상은 한국 해군의 잠수함 운용에 새로운 도전 요인이 될 수 있다. 독도 등 영유권 분쟁 지역에서 일본의 무인체계 활용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USV를 이용한 지속적인 순찰이나 UUV를 통한 해저 자원 탐사 등은 향후 분쟁의 새로운 양상을 만들어낼 수 있다. 한편, 한일 간 해양에서의 우발적 충돌 가능성도 증가할 수 있다. 무인체계의 특성상 인간의 직접적 통제가 제한되는 상황에서, 복잡한 해양 환경에서의 오인식이나 오판의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도 해양 무인무기체계 분야에서의 기술력 향상과 전력화를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UUV 분야에서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국내 방산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관련 예산을 확대해야 한다. 더불어 일본의 기술 발전 동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필요한 경우 국제 협력을 통해 선진 기술을 신속히 획득하는 전략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미국과의 기술 협력을 통해 일본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 해군의 무인체계 운용 개념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구축, 다영역 작전 수행 능력 강화 등 일본의 접근법을 참고하되, 한국의 안보 환경에 맞는 독자적인 운용 전략을 발전시켜야 한다.

이처럼 일본의 사례를 배우고 경쟁력을 갖추는 동시에 해양 무인무기체계를 수단이자 계기로 삼아 협력 강화를 도모하는 노력도 필수적이다. 우선 한일 간 해양에서의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한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무인체계 운용에 관한 행동규칙 제정 및 핫라인 보강 등을 통해 위기관리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 다자간 협력 체제를 통한 지역 해양 안보 강화도 중요하다. 한미일 삼국 협력을 포함하여, 호주, 인도 등과의 다자간 해양 안보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일본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고 협력과 경쟁의 균형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나지원(leora1769@gmail.com)은 현재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국제안보센터 연구원이다.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동아시아연구원(EAI)에서 연구원을 역임했다. 연구분야는 무인무기체계, 신흥 안보, 에너지 안보, 무기체계와 안보이론이다. 최근 연구성과로는 “러시아 군용무인기의 과거, 현재, 그리고 향후 전망 -UAV 독자 기술 개발 및 해외 군사개입 과정의 교훈과 한계를 중심으로-”(2024), “실력과 위신 사이 – 일본의 경항모 개장(改裝) 결정 배경에 관한 국제정치적 고찰-”(2022)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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