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S Periscope 제361호
대한민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2022년 11월 11일,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는 인도-태평양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전 세계 인구의 65%가 거주하는 인도-태평양 지역은 전 세계 GDP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전 세계 해상 운송의 절반을 차지합니다. 인도 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은 우리의 생존과 번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세안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과의 연대와 협력을 통해 ‘자유, 평화, 번영의 인도-태평양’을 만들자고 제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해와 동해 사이에 위치하여 북한과 육상 국경을 공유하고 일본, 중국과 해상 이웃을 이루고 있음을 고려할 때, 위의 발언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에게 기대할 수 있는 매우 심오한 내용이다. 인천공항은 중국의 유명한 조선소인 다롄에서 약 515킬로미터, 칭다오에서 622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다롄의 조선소는 항공모함을 건조하는 반면, 칭다오는 북해 함대의 본거지이자 동시에 북극해 사령부 해군의 본거지로, 최근까지 중국 해군의 가장 중요한 해군 기지였다.
대한민국은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개방형 경제국가로, 대외 무역이 2021년 GDP의 85%를 차지할 정도로 대외의존도가 높다. 그중 전체 수출의 약 78%, 수입의 67%가 인도-태평양 지역을 통해 이루어진다. 한국의 상위 교역국 중 20개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 있고, 외국인직접투자(FDI)의 66%가 이 지역에 있을 정도로 대한민국은 인도-태평양 연안국과 매우 긴밀한 무역 관계를 맺고 있다. 따라서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은 대한민국의 번영을 위한 전제 조건이라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무역과 상업은 인도양, 호르무즈 해협, 말라카 해협 및 남중국해를 가로지르는 항로를 통해 이동한다. 남중국해는 원유 수송의 64%, 천연가스 수송의 40%를 차지한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지정학적, 외교적, 안보적, 경제적, 기술적 경쟁이 심화되면서 한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처럼 대외무역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 필요한 평화와 안정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역내 군비경쟁 심화와 군사 및 안보 영역에서 투명성과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조치의 부족은 역내 안보를 약화시켰다. 한국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두 이웃 국가(중국과 북한)와 인접해 있는데, 특히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 발전은 한반도 및 인도-태평양의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이렇듯 글로벌화된 세계에서는 거버넌스가 크게 악화되어 경제제재가 그다지 교정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지속가능하고 회복력 있는 지역 질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복잡한 도전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공동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민주적 원칙에 대한 믿음
대한민국은 자유, 민주주의, 법치, 인권 등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규칙 기반 질서를 강화하고 국제 규범을 준수하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지지한다는 점을 여러차례 강조해 왔다.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은 무력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에 반대하고 각국의 권리가 존중되는 조화로운 지역 질서를 지지하며, 이는 한반도 문제에서 북한 외에 중국의 행동에 대한 대한민국의 견해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견해는 한국이 경제 안보에 대한 헌신으로 이어지며, 무역이 경제의 기둥인 한국은 미국과 일본을 제외한 다른 아세안 회원국과의 협력 외에도 자체적인 역량과 군사력을 유지해야 한다. 인도와의 전략적 경제 동반자 관계 격상은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국가인 인도의 빠른 경제 성장과 광활한 시장을 고려할 때 매우 사려 깊은 결정이다. 한국은 삼성과 현대자동차를 통해 인도에서 상당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이 두 기업은 각 분야에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이러한 모든 경제 활동에는 안정적이고 안전한 바다가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인도양 지역에 주목할 때
윤석열 정부는 인도양 지역과 남아시아를 인도-태평양의 연속체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전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남중국해는 역내 거의 모든 국가들이 무역과 통상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안보 영역으로 남아 있는데, 한국은 지금까지 평화롭게 유지되던 인도-태평양 지역이 안보위기에 휩싸이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의 주요 탄화수소 수입원은 인도양 지역이다. 에너지는 제조업과 운송 부문을 운영하기 위한 기본 필수품인만큼 안전한 통과가 중요하다. 최근 홍해와 인도양 남서부 지역에서 발생한 후티 반군의 공격과 같이 안보 상황이 불안정해지면 한국의 GDP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도는 국적에 관계없이 모든 상선의 안전한 통행을 보장하는 전반적인 보안 제공과 안보환경 유지에 기여해왔다. 2023년 한국의 탄화수소 수입량은 다음과 같다:
– 사우디 아라비아 305억 7천만 달러
– UAE: 98억 달러
– 쿠웨이트: 83억1천만 달러
– 이라크: 73억 5천만 달러
– 카타르: 56억 2천만 달러
– 멕시코: 24억1천만 달러
– 브라질: 15억 7천만 달러
이 수치는 인도양을 통과하는 총 860억 달러의 석유 수입액 중 일부에 불과하다. 탄화수소의 운송 중단은 한국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인도와 포괄적 전략 경제 동반자 관계 유지는 남아시아에서의 대한민국의 대외관계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의 딜레마는 미국의 정책 부재이며, 따라서 현 정부는 어느 정도 전략적 자율성을 가지고 과감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정학적 역동성은 매우 짧은 시간 내에 중국과 한국의 관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 중국의 잘못된 9단선 주장의 근거가 되는 중국의 근해 정책은 한반도 남단에서 시작하여 제주도를 영유권 수역으로 삼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중국은 이미 미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에 배치한 방공시스템을 비판한 바 있다. 한국은 미국의 동맹국이며 지리적으로 중국과 너무 가깝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
앞으로 나아갈 길
한국의 정치적 변화와 함께 정책에도 일부 변화가 있었다. 새로운 전략은 미래 지정학적 변화를 고려하고 한국의 전략적 자율성을 어느 정도 반영하는 포괄적인 전략이며, 정부는 이 전략을 제도화해야 한다. 미국의 리더십 교체 가능성은 한국의 국방 예산 배분 확대를 가져올 것이다.
무엇이 제도화되어야 할까? 외교부와 국방부의 인도-태평양 부서가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두 부처의 국장 및 차장급의 실무 수준에서 두 부서의 연계를 제도화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관계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인도-태평양 주요 국가에 위치한 대사관에 추가 책임을 부여하는 것 또한 현명할 것이다. 이들 대사관의 무관부에 해군 장교를 임명하여 양국 해군 간 해양 안보 훈련을 주도하고 모니터링하는 것이다. 외교적으로 대한민국은 쿼드 플러스 가입을 요청해야 한다. 이는 비군사적 파트너십이 될 것이므로 주변국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여지가 적다. 양자 차원에서는 한국 해군이 인도 해군과 남중국해 및 인도양 지역에서 훈련을 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또한, 인도양과 말라카 해협을 통과하는 탄화수소 운반 선박의 식별과 보안에 있어서도 인도양 지역 해양역인식(MDA) 융합 센터에 가입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기관은 무역과 에너지에 대한 해양 안보의 중추이며 한국의 전반적인 GDP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외에도 공급망의 일부를 더 안전한 국가로 이전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하며, 마지막으로 국립외교원과 한국해양전략연구소는 한국이 인도-태평양 전략을 기능적으로 이행해야 할 필요성에 대한 공동 연구와 연구 논문 발표를 통해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INDO-PACIFIC STRATEGY - ROK
Chairman, Trustee Board, India Foundation &
Former Commander in Chief, Western Naval Command, Indian Navy
Vice Admiral Shekhar Sinha
On November 11, 2022, the President of the Republic of Korea, Yoon Suk Yeol, at the ROK-ASEAN Summit said “We are living in the Indo-Pacific era. Home to 65% of the world’s population, the Indo-Pacific accounts for more than 60% of the world’s GDP, and half of the global maritime transport. Peace and stability in the Indo-Pacific region directly affect our survival and prosperity. That is why he proposed a “free, peaceful and prosperous Indo-Pacific Region” through solidarity and cooperation with major countries including ASEAN.”
These are very profound statements as one would expect from a President of a Democratic Republic located between the Yellow Sea and the Sea of Japan, sharing a land border with a pariah North Korea and maritime neighbours with Japan and PRC. Incheon Airport of Seoul is located just about 515 kilometres from the famous Chinese Shipyard Dalian and 622 km from Qingdao. While the shipyard at Dalian builds Aircraft Carriers, Qingdao is the HQ of the North Sea Fleet and concurrently the Northern Theatre Command Navy. Till very recently it was the most important Naval Base of the PRC Navy.
The Republic of Korea (ROK) has an open economy which relies heavily on exports, with foreign trade having accounted for 85% of GDP in 2021. The Indo-Pacific Region alone accounts for approximately 78% of total exports and 67% of imports. ROK has very close trade relations with Indo-Pacific littorals, as 20 of its top trade partners are in the Indo-Pacific Region and 66% of its FDI is in this region. Therefore, peace and stability in the region are prerequisites for ROK’s prosperity.
The trade and commerce of ROK move on the sea lanes which crisscross the Indian Ocean, Straits of Hormuz, Malacca Straits & South China Sea (SCS). The South China Sea (SCS) accounts for 64% of crude oil and 40% of natural gas transportation. With these realities, ROK’s concerns are mounting due to rising geopolitical, diplomatic, security, economic and technological competition. This has made this region less secure, threatening the peace and stability necessary for a foreign trade-dependent country like ROK. The deepening arms race in the region coupled with a lack of action to build transparency and trust in military and security domains, has made the region less secure. ROK is a neighbour to two nuclear weapon states of which North Korea’s advancements in nuclear and missile capabilities are a serious threat to the peace and stability of the Korean Peninsula and the broader Indo-Pacific. In this globalised world, governance seems to have deteriorated significantly as a result sanctions have no corrective impact. ROK believes that a collective effort to find common solutions to a range of complex challenges is necessary to build a sustainable and resilient regional order.
Believe in Democratic Principles:
ROK has emphasised time and again that it supports a free and open Indo-Pacific, which upholds international norms and strengthens rule-based order built on universal values including freedom, democracy, the rule of law and human rights. Importantly, the ROK opposes unilateral change of status quo by force and supports harmonious regional order where nation’s rights are respected and this reflects the country’s views on actions by PRC in the SCS as also North Korea in the Korean Peninsula. These views lead the ROK towards its commitment to economic security, trade being the pillar of its economy, ROK must maintain capacity and military capability even if it requires cooperation with other ASEAN members apart from the US and Japan. The conclusions drawn on its elevated Strategic Economic Partnership with India are extremely thoughtful given India’s rapid economic rise and vast market being the most populous country in the world. ROK has a significant presence in India in the form of Samsung and Hyundai Motors. These two are market leaders in their sectors. Certainly, all economic activities require stable & secure seas.
Time to pay attention to the Indian Ocean Region (IOR):-
The Yoon government has displayed a marked shift from the previous government’s Indo-Pacific Strategy, in the sense that IOR and South Asia have been accepted as a continuum in the Indo-Pacific. SCS remains the primary area of security concern for nearly all countries in the region which impacts their trade and commerce. ROK has observed that the so far peaceful IOR too is slipping into turbulence which is a concern for ROK. The main source of hydrocarbon import of ROK is from IOR. Needless to say, energy is a basic necessity for running the manufacturing and transportation sectors and its safe passage is important. Any instability in the security situation can adversely impact ROK’s GDP like the recent attack by Houthis in the Red Sea and South Western parts of the Indian Ocean. India’s role in providing maritime security to all commercial vessels, irrespective of their nationality, has contributed to an overall secure environment for the safe passage of commerce and hydrocarbons. The import figures of hydrocarbons in the year 2023 for ROK are:-
Saudi Arabia: 30.57 billion dollars
UAE: 9.8 billion dollars
Kuwait: 8.31 billion dollars
Iraq: 7.35 billion dollars
Qatar: 5.62 billion dollars
Mexico: 2.41 billion dollars
Brazil: 1.57 billion dollars
These figures are out of a total of 86 billion dollars of total oil imports which traverses over the Indian Ocean. Any disruption in the passage of hydrocarbon either during its passage or at choke points can be suicidal for the ROK, hence, maintaining a Comprehensive Strategic and Economic Partnership with India will enhance its relations with South Asia. ROK’s dilemma in IOR has been the absence of US policy in IOR and therefore, the present government has been bold enough to display some strategic autonomy. Geopolitical dynamism could alter PRC and ROK relations with a very short warning time. It must be remembered that PRC’s near-sea policy which is the basis of its misplaced claim of a nine-dash line arc begins from the southern tip of South Korea and takes Jeju Island in its claimed zone. PRC has already criticised the US positioning Theatre Air Defence system in ROK to counter the nuclear missile threat from North Korea. ROK is an ally of the US and geographically too close to China for comfort.
Way Forward:
With political shifts in the ROK, the policies have also witnessed some changes. The new strategy is all-encompassing which factors in the futuristic geopolitical alterations and reflects ROK’s strategic autonomy to some extent and the Govt must institutionalise this strategy. The possible change of leadership in the US will call for ROK spending enhanced allocation for the defence budget.
What needs to be institutionalised? The Indo-Pacific division in the Foreign Office and the Ministry of Defence should be considered on priority. The linkages between the two at working levels could be institutionalised at the Director and Deputy Director levels in both ministries. It would be prudent to give additional charge to the embassies located in key Indo-Pacific countries where future relations are expected to be strengthened. Naval Officers could be appointed in the Military Wing of these embassies who will initiate and monitor Maritime Security exercises between the two Navies. Diplomatically, ROK must request membership in Quad as Quad Plus. This will be a non-military partnership which should not raise alarm in the immediate neighbourhood. At the bilateral level, the ROK navy could consider exercises with Navies in the SCS and with the Indian Navy in the IOR. Also, joining the IOR MDA fusion centre will go a long way in vessel identification and security for its hydrocarbon-carrying vessels transmitting through the Indian Ocean and Straits of Malacca. These structures are the backbone of maritime security to trade and energy and for the overall GDP growth of ROK. Shifting some of the supply chains to safer countries should be considered. The Korea Institute of Diplomatic Academy and the Korean Institute of Maritime Strategy can play an important role in shaping a favourable environment by conducting joint studies and publishing research papers on the necessity for the ROK to implement its Indo-Pacific Strategy in functionality.
- 약력
Vice Admiral Shekhar SINHA 제독은 인도 서부해군사령부의 전 사령관으로, 인도양 서부 및 남서부 지역의 해양 안보를 책임졌다. 그는 전략학 석사 및 철학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인도 대통령으로부터 2개의 무공훈장을 포함해 4개의 훈장을 받았다. 현재 그는 다수의 싱크탱크와 긴밀히 연관되어 있으며, 해양 안보 및 지정학적 문제에 관한 전문 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인도 세계문제위원회(외교부 산하 싱크탱크)의 운영 위원회 위원이며, India Foundation.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 국내외 추천자료
- Danielle F. S. Cohen, “China’s Relations with Asia’s Southern Tier” the Asan Forum, August 12, 2024.
- Derek Grossman, “Russia Is a Strategic Spoiler in the Indo-Pacific,” FP, July 09, 2024.
- Anuraag Khaund, “India’s Indo-Pacific Strategy And Taiwan’s ‘New Southbound Policy’,” The Defence Horizon Journal, July 0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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