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검색

검색어를 입력하신 후 검색 버튼을 클릭하시기 바랍니다.
카테고리를 지정하시면 해당 카테고리 내의 정보만 검색 됩니다.

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363호

대한민국 해양영역인식(MDA) 체계 구축을 시작할 때 : 싱가포르 정보융합센터(IFC) 운영 사례를 중심으로

임경한

해군사관학교
교 수

임경한

호원대학교
교 수

오경원

2022년 12월 28일 한국 정부는 「자유·평화·번영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했다. 역내·외 주요국들이 지정학・지경학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인도-태평양(이하 인태)지역에 대한 관여를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인태지역의 안정과 번영에 사활적 이익을 가진 한국 정부 또한 한반도와 동북아를 넘어서는 포괄적 전략의 필요성을 인식한 결과물이다. 특히 개방형 통상국가인 한국에게 인도양과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해상교통로(SLOC)의 안정성은 매우 중요하다. 한국 경제성장의 토대가 되어온 규칙 기반 국제질서가 복합적인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평화롭고 안정된 지역질서 유지는 한국의 미래 국가이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 정부는 통합적인 지역 외교 전략으로서 인태전략을 발전시키고, 규칙 기반 국제질서 강화에 전략적 우선순위를 부여함으로써 유사한 가치를 공유하는 주요국들과 연대와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자유로운 해양 활동을 위한 자체 역량을 강화하여, 국제적으로 필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한국 인태전략의 핵심 목표 중 하나이다. 해양영역인식(Maritime Domain Awareness, MDA)은 해양을 매개로 하거나 해양공간 및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안보, 안전, 환경, 경제적 위협에 대한 선제적이고 효율적인 통제 플랫폼으로, 해양안보를 강조하는 한국의 인태전략에는 한국형 MDA 체계가 요구된다. 한국의 해양안보와 해양영역의 개념에 관한 발전은 주로 해군, 해경, 해수부 등에 의해서 이뤄졌다. 해양영역에 대한 이 기관들의 인식은 안보, 안전, 경제 등에 중점을 두고 진행되었다. 최근 해군이 해양영역의 변화를 선제적으로 인식하고 영역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과거 작전구역이 한반도 주변 해역으로 제한되었으나 청해부대를 포함하여 글로벌 해양활동이 증대되면서 MDA의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해군의 주요 문서 및 정책에서 해양영역을 안보, 안전, 경제, 환경, 협력 등으로 인식하는 움직임이 나타났으며, 동시에 글로벌 해양으로의 지리적 확장도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비단 한국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 글로벌 차원에서 전개되는 움직임으로 이해해야 한다. 해양력에 관한 주요 선진국들이 이미 MDA 체계 구축을 중요한 국가적 추진과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이러한 경향성을 잘 알 수 있다. 해양의 시대가 다가올수록 이러한 인식의 변화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태지역에서 MDA와 관련하여 가장 개방적이고, 주도적으로 움직이는 싱가포르의 사례를 통해 몇 가지 함의를 확인한다.

싱가포르는 지정학적으로 인태지역 한가운데에 위치하면서도 미 해군이 기항할 수 있는 항구를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인태전략과 연계해서 매우 중요한 국가로 여겨진다. 싱가포르 해협에는 매일 1,000여 척 이상의 선박이 통항하고 있으며, 글로벌 해상 무역의 70%가 이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 약탈적 집단들에게는 고가치 표적이 많은 만큼, 싱가포르 해협은 일반적인 해양사고 외에도 범죄집단에 의한 테러 가능성과 밀수 등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있다. 경제안보적 측면에서는 금융 허브 및 해상 무역에 경제적 번영이 달려 있는 만큼 역내 안정적인 해양안보 상황 관리는 싱가포르에게 국가적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과제로 여겨진다.

해양안보의 중요성을 인식한 싱가포르는 MDA 체계를 구축하고, 다양한 해양문제에 관여하고 있다. 싱가포르가 구축한 해양 거버넌스의 차별적 강점은 다양한 국내 유관기관(경찰-해경-해군) 간의 협력이 제도적으로 성숙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아세안(ASEAN) 지역에서 국제 MDA 협력 거버넌스를 선도하면서 인태지역까지 그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MDA 체계는 크게 3층의 수준으로 구성된다. ‘국내위기집행그룹’이 국가 해양안보 정책을 총괄하고, ‘해양위기센터’는 해양안보 유관기관의 통합적인 노력을 이끌어내는 관리체계로 해양 감시 및 위협 평가, 작전계획, 임무 수행, 훈련 등을 지휘통제한다. 가장 하부의 ‘해양안보 TF’는 해군의 해양안보사령부로서 기능하고 있으며, 해양안보작전을 지휘하고, 필요시 유관기관과 협력하여 해양안보 문제를 해결한다.

싱가포르가 운영하는 MDA 체계에서 국내·외 네트워크의 중심이 되는 기관은 글로벌 플랫폼인 IFC이다. 싱가포르 해군은 2009년 ‘해양안보 TF’를 설립하여 정보융합센터(Information Fusion Center, IFC)를 개소했다. 다양한 기관에서 생산된 해양정보를 처리하는 절차를 간소화하여 범정부적 전략 프레임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2024년 10월 기준으로 57개의 파트너 국가와 142개의 국제 해운 협회 및 기관 등과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고, 역내 실시간으로 해양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국제 포럼 개최와 선박 안전 보장을 위한 모의(simulation) 연습, 다국적 해양안보 훈련 등을 통해 MDA에 대한 주변의 관심을 증대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정보융합센터와 연계하여 상호 발전을 위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인도가 2018년에 개소한 IFC-IOR(Indian Ocean Region)이 대표적인 협력 플랫폼이다.

2024년 9월 저자들은 싱가포르 IFC를 방문했고, 다음과 같은 함의를 도출할 수 있었다. 첫째, IFC의 개방성이다. IFC 센터장의 설명에 따르면 개방성은 IFC를 운영하는 싱가포르의 철학과가 연계된다. 미국과 중국을 포함하여 전 세계 20개국에서 26명의 해군·해경 연락관을 IFC에 파견하고 있다. 이들은 말라카해협을 등 주요 SLOC에서 활동하는 자국 선박의 안전항해를 보조하고, 필요시 주변 국가 선박을 지원한다. 둘째, IFC의 투명성이다. 싱가포르 IFC에서 다루는 모든 정보는 누구에게나 오픈 소스(open source) 형태로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유한다. 해양의 안보 상황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판단하기 위해 정보를 투명하게 관리 및 유통하는 것이다. 셋째, IFC의 신뢰성이다. IFC는 해양사고 수색 및 구조, 조난선박 수리 지원 등 성공적인 실전 경험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언제·어디서나 연락하면 지원하는 고객센터(customer service center)와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싱가포르의 비즈니스 마인드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가볍지만 꼭 필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글로벌 중추국가를 지향하는 한국에게 MDA 구축의 필요성은 더 이상 강조하지 않아도 되는 중요한 사안이다. 한국 정부에서도 이와 관련한 논의가 이미 시작되었다. 다만 현실적으로 실천을 위한 움직임이 다소 더딘 상황이다. 2009년 IFC를 시작한 싱가포르가 체계를 구상하고 설치까지 완료하는데 5년 정도 소요되었다는 사실에 미루어 한국은 10년 이상 뒤처졌다고 평가된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성공적인 인태전략을 위해서 MDA 체계 구축에 나서야 한다. 국제적인 수준에서 MDA에 관한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통합적인 정보 수집 및 분석을 체계적으로 수행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국가적 노력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MDA 확장을 위한 자체적인 거버넌스를 정립하고 국민적 공감대 형성에 나서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대통령실과 외교부, 국방부(해군), 해수부(해경) 등 범정부 거버넌스를 통해 MDA 역량과 노력을 통합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한 실천적인 움직임으로 개방성·공개성·신뢰성에 기반하여 많은 국가를 아우를 수 있는 ‘한국형 IFC’를 시작해볼 수 있다. 한국형 IFC 센터명을 공모하여 선정하고, 서울 및 인천 등 수도권에 위치하여 많은 국가가 부담 없이 연락관들을 파견하고 방문할 수 센터를 창설하는 것이다. 해양국가 한국이 인태지역의 해양안보 상황을 공유하고 협력할 수 있는 국제적인 장(場)을 마련함으로써 글로벌 중추국가의 비전을 실현할 때이다.

임경한 교수(seaman53@navy.ac.kr)는 해군사관학교 군사전략학교수로서 전략론, 해양전략, 주변국 군사전략, 국제정치와 전략 등을 강의하고 있다. 주요 연구분야는 강대국의 안보 경쟁과 동북아시아 주요 국가들의 군사전략 및 해양전략이다. 최근에는 국가 차원의 해양영역인식(MDA)에 관한 연구, 미래전과 관련하여 사이버전 및 AI 기반의 유무인 복합전투체계(MUM-T) 분야에 관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오경원 교수(kwoh@defense.ac.kr)는 호원대학교 항공정비공학 교수로서 스마트정비공학, 항공모함 이해, IoT 및 인공지능 등을 강의하고 있다. 주요 연구분야로는 해양 유·무인 복합전투체계(MUM-T), 위성을 활용한 해양영역인식(MDA), 해상기반 우주발사체, 군수정책 분야이다. 최근에는 인-태전략 및 한-아세안 해양안보, 함정 개조개장 및 성능개량, 해양무인체계 개발, IoT기반 정비창 고도화사업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 본지에 실린 내용은 필자 개인의 견해이며 본 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 KIMS Periscope는 매월 1일, 11일, 21일에 카카오톡 채널과 이메일로 발송됩니다.
  • KIMS Periscope는 안보, 외교 및 해양 분야의 현안 분석 및 전망을 제시합니다.
  • KIMS Periscope는 기획 원고로 발행되어 자유기고를 받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해양전략연구소에서는 카카오톡을 통해 해양안보의 현황과 쟁점, 전문적이고 시류의 변화를 반영하는 연구물을 발송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톡을 통한 정보와 지식 공유가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심 있는 분들은 가입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카톡친구 버튼

친구추가 버튼

코드스캔 버튼

QR코드 스캔

채널 버튼

댓글 달기